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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야호' 유재석이 선택한 이 노래, 재평가 받을까?

[TV 리뷰] 라붐 '상상더하기', <놀면 뭐하니?> MSG 워너비 단체곡으로 선정

21.05.09 11:36최종업데이트21.05.09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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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방영된 MBC '놀면 뭐하니'의 한 장면 ⓒ MBC

 
'탑텐귀' 유야호가 이번엔 '상상더하기'를 선택했다.

8일 방영된 MBC <놀면 뭐하니?>에선 MSG워너비 최종 후보자 8명이 한 자리에 모여 단체곡, 그리고 두 팀으로 나눠 치르는 최종 오디션 경연곡을 고르는 과정이 소개되었다. 멤버 후보들 끼리의 케미를 점쳐보는 예능용 궁합 소개를 비롯해 삼계탕 속 전복 갯수를 통한 인기 투표 등 다채로운 내용으로 채워진 이날 방송에서 특히 흥미를 끈 대목은 단체곡 소개였다.

<프로듀스101> 파이널 무대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는 곡을 부르는 것마냥 <놀면 뭐하니?> 역시 비슷한 성격의 노래를 부르기로 한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유야호(유재석)가 고른 노래는 의외로 상큼 발랄한 구성의 걸그룹 음악이었다. 바로 2016년 발표된 라붐의 '상상더하기'였다. 폭풍 가창력을 자랑하는 남성 가수들이 다수 포함된 예비 보컬 그룹과는 정반대 이미지를 지닌 이 곡은 과연 어떤 모습으로 재탄생할까?

군 위문공연 등으로 잠시 주목받았던 라붐

지난 2014년 8월 데뷔한 걸그룹 라붐은 같은 해 등장했던 레드벨벳, 마마무, 러블리즈 등에 비해선 팀과 노래의 인지도가 그리 높지 않았다. 그래도 활동 2~3년차 사이에 발표했던 '아로아로', '상상더하기', '푱푱', '겨울동화' 등은 몇몇 아이돌 마니아 사이에선 좋은 평가를 받았다.

당시 라붐은 군부대 위문 공연을 자주 다녔는데, 특히 '상상더하기'는 2016년을 중심으로 군생활을 보낸 청년들에겐 제법 익숙한 노래였다. 그 무렵 멤버 솔빈은 각종 예능에 자주 얼굴을 비쳤고 음악 순위 프로그램 MC도 맡는 등 나름 왕성한 활동을 펼치기도 한다.

하지만 각종 음원 및 음악 방송 순위 등에선 큰 힘을 발휘하진 못하는 등 범대중적인 인기와는 거리를 둔 작품으로도 남아 있었다. 이듬해 2017년 KBS <뮤직뱅크>에서 라붐은 'HWI HWI'로 깜짝 1위를 차지하기도 했지만 이 과정에서 불거진 잡음, 멤버 율희 탈퇴, <아이돌 리부팅 프로젝트 - 더 유닛> 참가 등 어수선한 상황이 연이어 빚어지면서 운신의 폭은 좁아졌다. 그리고 어느새 '아이돌 7년'으로 불리는 계약 종료 시점을 앞두게 되었다.

아이돌 그룹 대변혁 시기에 등장... 때를 잘못 만난 노래
 

지난 8일 방영된 MBC '놀면 뭐하니'의 한 장면. MSG워너비 후보자 단체곡으로 라붐의 '상상더하기'를 선택했다. ⓒ MBC

 
그러던 중 역시 '군통령'인 걸그룹 브레이브걸스의 역주행이 올해 3월 이후 이뤄지면서 역시 군부대에서 자주 울려 퍼졌던 '상상더하기'를 언급하는 이들 또한 심심찮게 늘어났다. 이러한 재주목에 힘입어 3~4월 사이 멜론 일간 인기 순위 100위권에 '상상더하기'가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인기 유튜브 채널<문명특급>의 '컴눈명 프로젝트' 또한 이곡을 거론하는 등 '입소문 속 명곡'처럼 간주되면서 재평가 의견이 적잖게 등장했다.

아이돌 그룹들의 변천사에 해박한 마니아들은 "때를 잘못 만난 비운의 곡"으로 '상상더하기'를 평가한다. 지난 2015~2016년을 기점으로 케이팝 시장에선 대변혁의 움직임이 포착되었다. <프로듀스101>로 대표되는 프로젝트 대형 그룹이 매년 등장하기 시작했고 JYP, YG 등은 각각 트와이스, 블랙핑크를 데뷔시켜 폭발적인 인기를 기반으로 해외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나섰다. 외국인 작곡가들과의 협업을 통해 현지 팝음악의 한국화를 시도하면서 유로팝, 컬러팝 등 기존 걸그룹 음악과는 차별화된 작품들이 하나 둘씩 쌓이기 시작한 것도 이 무렵의 일이다.

과거 청순, 발랄 또는 섹시 등 다소 정형화된 이미지에 중점을 뒀던 걸그룹도 이른바 '걸크러시'로 불리는 당당함을 전면에 내세우는 쪽으로 방향 선회가 이뤄졌다. 반면 라붐의 '상상더하기'는 이때의 흐름보단 앞선 세대 걸그룹에 걸맞은 내용에 가깝다 보니, "노래는 좋은데... 한두 해만 먼저 나왔더라면..."라는 안타까움을 표하는 이들이 많았다. 이밖에 팀을 둘러싼 이런 저런 제약도 아쉬움으로 지적되곤 한다.

역주행 움직임에 대한 부정적 시각도 공존
 
한편 일각에선 일련의 역주행 분위기 조성에 대해 냉소적인 견해를 내비치기도 한다. <뮤직뱅크> 1위 당시의 논란를 거론하며 "굳이 이 팀 노래를..."이라는 반응을 내비치는가 하면 인위적인 역주행 시도라는 설명을 덧붙이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상더하기'만큼은 좋은 노래였다는 공통적인 의견은 분명하게 존재한다. 

코로나로 힘든 시청자들에게 행복한 기운을 드리기 위해 이 곡을 골랐다는 유야호의 설명처럼 "상상의 상상의 미래로 가볼까 / 바람을 타고 / 새로운 눈빛에 가슴이 붐 붐 붐 / Oh 발견했어 우리 들만의 Paradise"라는 가사에는 요즘 노래 속에선 보기 드문 밝은 기운과 희망이 담겨 있다.

이유야 어찌됐든 7년 계약의 종착점을 눈앞에 둔 라붐은 재평가의 기회를 부여받았다. 이번 기회를 통해 원곡이 새롭게 주목을 받게 될지, 혹은 MSG워너비 후보자들의 커버곡이 인기를 얻을지 여부는 전적으로 시청자들의 손에 달렸지만 말이다.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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