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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낳은 아들 아니라 그런가"... 고민하는 엄마가 받은 처방

[TV 리뷰]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 마음을 닫은 입양아와 답답해 하는 엄마

21.02.20 11:55최종업데이트21.02.20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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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방송된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는 온 국민을 분노로 들끓게 했던 '정인이 사건'을 언급하면서 시작했다. 정말 있어서는 안 될 참담한 일이었다. 돌이켜 보면 당시 사람들의 관심이 '입양(가정)'에 꽂혀 논점이 흐려졌던 아쉬움이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에서 "입양을 다시 취소한다든지, (...) 입양 아동을 바꾼다든지"라는 발언으로 논란을 증폭시키기도 했다.

아동학대에 대한 현실적인 접근은 가족 형태를 불문하고 그것이 어느 가정에서나 벌어질 수 있음을 인정하는 것이다. 따라서 아동학대를 예방할 수 있는 사회적 시스템을 구축하는 일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오은영 박사는 실제적인 변화가 중요하다며 주변의 아이들에게 좀더 관심을 기울이자고 제안했다. 또, 아이를 위해 방송에 출연해 도움을 청하는 부모를 존경한다고 덧붙였다.

"금쪽이가 자기 표현을 잘 못해요. '왜?'라고 물으면 답변을 못해요."

이번주 금쪽이는 11살 남자아이였다. 4살에 한글을 마스터하고, 8살에 장난감을 직접 만들어 놀았다. 바둑 대회에서 상을 휩쓸기도 했고, 11살에는 인생 계획을 세울 정도로 영민하고 똑부러졌다. 금쪽이는 학업 성적도 우수하고, 게임도 잘하고, 교우 관계마저도 원만했다. 무엇 하나 빠지는 게 없었다. 완벽한 '엄친아'라고 할 금쪽이에게 과연 어떤 문제가 있는 걸까. 
 

채널A <금쪽같은 내 새끼>의 한 장면 ⓒ 채널A

 
엄마의 걱정은 금쪽이가 자기 표현을 못한다는 것이었다. 무슨 얘기일까. 평소 금쪽이가 갑자기 눈물을 흘리곤 하는데, 왜 우는 건지 이유를 물으면 입을 꾹 닫고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영문을 알고 싶은 엄마는 그런 금쪽이가 너무 답답하게 느껴졌다. 이해를 하고 싶은 마음에 진정된 후에 물어봐도 왜 그러는지 이유를 모르겠다는 대답만 돌아올 뿐이었다. 

농구 교실을 다니고 있는 금쪽이는 시합을 하던 중 경기가 잘 풀리지 않자 굉장히 위축된 모습을 보였다. 작은 실수에도 쭈뼛쭈뼛해졌다. 그러나 결국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울음이 터진 금쪽이 때문에 경기는 중단됐고, 선생님은 금쪽이에게 왜 그러냐고 물었다. 하지만 금쪽이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했다. 친구들이 다가와 위로했지만 금쪽이는 회복되지 않았다. 그대로 수업이 종료됐다. 
 

채널A <금쪽같은 내 새끼>의 한 장면 ⓒ 채널A

 
"내가 낳은 아들이 아니라 그러나? 왜 내 마음을 몰라 주지?"

두 가지 질문이 생겼다. 금쪽이는 왜 울음이 터졌던 걸까. 그리고 왜 아무 말도 하지 않을까. 귀가 후 대화를 유도하려 애쓰던 엄마는 금쪽이가 말을 하지 않자 한숨을 내쉬며 보챘다. "말을 하라니까?", "이 상태로 슬로바키아 가서 적응하겠냐고.", "엄마는 그냥 맥이 빠져." 물론 답답해서 그리 말한 것이겠지만, 금쪽이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도리어 입을 막게 하는 말이었다.

그러다가 엄마는 입양 사실을 꺼내놓았다. 금쪽이가 말을 하지 않아 속상하게 할 때마다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며 그 이름을 얘기했는데, 그건 바로 금쪽이의 친아빠였다. 사실 금쪽이 엄마는 금쪽이 친아빠의 고모이자 금쪽이의 고모할머니였다. 금쪽이 아빠가 5년 전 백혈병으로 세상을 떠난 후, 금쪽이를 맡아 기르고 있었던 것이다. 실제로 입양 절차를 앞두고 있었다. 

금쪽이가 우는 걸 보기 힘드냐는 질문에 엄마는 소리를 안 내서 마음이 아프다고 대답했다. 도와주고 싶은데 그저 숨죽여 울기만 하니 더 가엽다는 것이다. 오은영은 어린 시절에 큰일을 겪으면 정서적 불안을 유발하는 5가지 두려움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죽음에 대한 공포, 부모와 헤어지는 것, 부모의 사랑을 잃게 되는 것, 물리적 힘에 의한 두려움, 비교나 비난에 대한 두려움이었다. 

아빠의 죽음과 엄마와의 이별은 어린 금쪽이에게 감당하기 어려운 비극이었다. 굉장히 강한 충격이 연속적으로 왔기 때문에 감정의 과부하 상태가 됐고, 주체 못할 슬픔을 느끼게 된 것이다. 또, 금쪽이는 수행 불안(특정 상황에서 주변의 기대를 이식해 불안 증세를 보이는 것)이기도 했다. 낯선 상황에서 금쪽이는 심하게 불안을 느꼈다. 그럴 때 금쪽이는 얼어붙었고, 불안은 슬픔과 연결됐다.

한편, 엄마는 금쪽이를 어떻게 대하고 있을까. 오은영은 감정에 대한 대화가 많은 건 엄마의 장점이나 본인의 감정 표현이 너무 많다고 지적했다. 금쪽이는 살아가는 존재의 가치와 존귀함이 간절한 상태였다. 그 때문에 "이런 말을 해도 될까", "이런 말을 하면 남들이 좋아할까"라고 주저하게 됐던 것이다. 표현이 조심스러운 아이에게 자꾸만 캐묻는 건 부정적인 효과를 만들어냈다. 

엄마는 금쪽이와 식사를 하던 중 슬로바키아에서 근무 중인 남편과 영상 통화를 했다. 금쪽이가 자꾸 울어서 힘들다며 하소연하자 아빠는 복에 겨워 그런다며 다그쳤다. 엄마는 내친 김에 아침에 있었던 일까지 시시콜콜 얘기했다. "이런 애를 데리고 슬로바카이에 어떻게 들어가냐"고 말하자 금쪽이는 한숨을 내쉬었다. 그럼에도 꼭 가고 싶다며 의욕을 내비치기도 했다. 

금쪽이는 불안이 높았고, 완벽주의적 성향도 있었다. 숙제를 확인할 때 틀린 문제를 극구 보여주지 않으려 하는 건 그 때문이었다. 잘 못할 바에는 아예 안 하는 게 낫다고 생각하는 편이었다. 그러다 보니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게 어려웠다. 그런데 슬로바키아에 가려고 하는 까닭은 무엇일까. 아빠가 좋아서이기도 하지만, 엄마가 그걸 원한다는 걸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오은영은 금쪽이가 가장 원하는 것이 아주 끈끈하고 단단한 결속력을 느낄 수 있는 가족일 거라고 분석했다. 금쪽이는 슬로바키아에 가면 아빠, 엄마와 함께 완전체가 돼 보다 안정된 가정에 속할 수 있을 거라 여기고 있었다. 그리고 오은영은 금쪽이가 자신이 입양아라는 사실을 주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이곳보다 백지 상태일 슬로바키아에서 새출발을 하고 싶은 마음도 있을 거라고 짐작했다. 

금쪽 처방이 내려졌다. 먼저, 오은영은 금쪽이에게 답이 없는 주관적인 질문을 던지지 말라고 조언했다. 그런 질문에 대한 대답을 강요하면 금쪽이는 불안감을 느껴 결국 슬퍼지게 된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엄마에게 금쪽이의 보조 자아가 돼 아이의 감정을 대신 말해주라고 했다. 금쪽이가 스스로도 어떤 감정인지 잘 몰라할 때, 마음을 세세히 가르쳐 주라는 뜻이었다. 
 

채널A <금쪽같은 내 새끼>의 한 장면 ⓒ 채널A

 
또, 자존감을 높이기 위해 성장 앨범을 함께 만들고, 가족 결속력을 다지기 위해 신체 중에서 닮은 부위를 찾아보는 시간도 가졌다. 여러가지 감정을 포스트잇에 적어 냉장고에 붙여놓고, 엄마가 상황에 맞는 적당한 단어를 찾아 설명해주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다. 그동안 엄마는 아이의 감정이 궁금해 대답을 강요했었지만, 이젠 감정을 잘 읽어주는 엄마가 되기로 결심했다. 

신애라는 입양이 어려운 게 아니라 양육이 어려운 거라며 "내가 낳은 아이가 아니라서 그럴까"라며 자책하는 엄마에게 힘을 북돋아주었다. 다양한 가족 형태가 있지만, 결국 양육에 가장 중요한 건 부모의 태도이다. 입양 여부는 핵심이 아니다. 신애라는 '입양은 자녀가 필요한 가정이 자녀를 갖는 게 아니라 가정이 필요한 아이에게 가정을 선물하는 것'이라는 글귀를 소개했다. 

과거 입양을 앞둔 신애라에게 큰 힘이 되어줬던 문장이었다. 그 구절은 금쪽이 엄마에게 전달됐다. 분명 금쪽이 엄마의 마음도 다르지 않았으리라. 가족이 너무도 간절했을 금쪽이에게 가정을 선물하고 싶었기에 마음으로 품었을 테니 말이다. 오은영의 금쪽처방을 통해 부디 결속력 있고 단단한 가정을 만들어 나가길 응원한다. 또, 그 안에서 금쪽이가 무럭무럭 자라나길 바란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종성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 '버락킴' 그리고 '너의길을가라'(https://wanderingpoet.tistory.com)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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