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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 시장에 출몰한 대기업, 마냥 반갑지 않은 이유

[케이팝쪼개듣기] 해외 시장 공략 극대화 vs. 부익부 빈익빈 심화 우려 공존

21.01.28 11:32최종업데이트21.01.28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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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디어 업계의 연이은 합종 연횡으로 인해 시장이 술렁이고 있다. 27일 네이버는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의 자회사 비엔엑스에 무려 4100억 원 규모 지분 투자를 발표했다. 같은 날 빅히트는 이사회를 열어 YG Plus에 700억 원 규모 투자를 선언했다.

이에 앞서 지난 25일 카카오 페이지와 카카오 M이 합병을 선언하고 오는 3월 시가 총액 1억 원 규모의 '카카오 엔터테인먼트'로 새 출발을 알렸다. 이렇듯 국내 증시를 뒤흔들만한 대기업들의 발표는 올해 연예 산업의 판도를 완전히 바꿀 수도 있다는 점에서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SM, YG에 이어 빅히트까지... 네이버, 연이은 기획사 투자
 
최근의 동향에서 가장 흥미를 끄는 사항은 바로 네이버의 움직임이다. 네이버는 방탄소년단의 소속사 빅히트에 4100억 원 투자하는 것은 물론, 현재 운영 중인 케이팝 커뮤니티 플랫폼 브이라이브(Vlive)를 비엔엑스에 양도하기로 했다. 또 올해 안에 빅히트의 위버스와 서비스를 통합하겠다고 구체적인 방안까지 내놓았다. 이미 네이버는 YG, SM 등에 거액을 출자해서 각종 사업을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다.   

​앞서 지난 2017년 YG에 1000억 원을 투자해 네이버 뮤직(현 바이브)의 운영을 YG PLUS에게 맡긴 데 이어 지난해엔 SM에도 같은 금액을 투입해 공연, 팬 커뮤니티 사업을 협업하고 나섰다. 이에 힘입어 SM은 네이버 기반으로 온라인 콘서트 '비욘드 라이브'를 진행하고 있으며 올해 안에 기존 팬 커뮤니티 서비스인 '리슨'을 네이버 브이라이브 '팬십'으로 이동할 예정이다. 빅히트의 YG Plus 투자에 맞춰 YG 아티스트의 글로벌 멤버십 관련 사업을 위버스를 통해 진행키로 발표함에 따라 자연스럽게 네이버-빅히트-SM-YG는 하나의 팬 커뮤니티 서비스로 뭉쳐지게 되었다.  

미디어 재벌 CJ, 게임업체 NC도 협업 경쟁
 

CJ ENM과 NC소프트는 합작 걸그룹을 탄생시킬 계획의 일환으로 엠넷 '걸스 플래닛 999'를 방영할 예정이다. ⓒ CJ ENM

 
​영화, TV, 음악을 모두 아우르는 CJ 그룹 계열사인 CJ ENM, 대형 게임 업체 NC 소프트도 최근 여러 업체들과 협업 속에 다양한 케이팝 사업 규모를 확대시키고 있다.  CN ENM은 빅히트와 손잡고 빌리프랩이란 별도 회사를 설립해 글로벌 아이돌 그룹 '엔하이픈'을 성공리에 데뷔시킨 데 이어 지난 5일엔 NC소프트와의 협약을 체결해 또 다른 기획을 예고하고 있다. 올해 중으로 두 회사는 합작 법인을 설립하고 CJ의 비즈니스 노하우와 NC의 기술력을 결합시킨 콘텐츠 사업을 다양하게 펼치기로 선언했다.  

​그 첫번째 작업으로 올해 양사는 케이블 채널 엠넷을 통해 한중일 글로벌 걸그룹을 만들기 위한 <걸스 플래닛 99>를 제작, 방영할 예정이다. NC 역시 별도의 케이팝 관련 사업을 적극 진행 중이다. 28일 공식 오픈하는 <유니버스>를 통해 기존 브이라이브, 위버스로 양분되어 있던 팬 커뮤니티 서비스에 후발주자로 뛰어 들었다. 몬스타엑스, 아이즈원, 우주소녀, 에이비식스, 강다니엘 등이 여기에 합류했고 이를 기념한 합동 콘서트를 오는 2월 14일 개최할 예정이다.

동업자이면서 경쟁자 관계 유지
 

네이버의 빅히트 투자의 일환으로 기존 브이라이브(왼쪽)과 위버스 서비스는 1년 후 하나로 통합될 예정이다. ⓒ 네이버, 비엔엑스

 
​복잡한 제휴 관계가 얽히다보니 이들은 서로 협력자이자 경쟁자 관계를 동시에 유지하고 있다. 네이버와 CJ ENM은 팬커뮤니티 서비스의 라이벌 관계에 놓이게 된 빅히트와 NC와 각각 손잡게 되면서 경쟁 관계에 놓인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지난해 네이버-CJ그룹간 지분 교환으로 네이버는 CJ ENM과 스튜디오 드래곤의 대주주 중 하나로 이름을 올리는 등 또 다른 협력을 취하고 있다. 

​앞서 소개한 것처럼 CJ ENM은 빅히트, NC 모두와 각각 합작 법인을 설립하면서 별개의 사업을 공유하고 있다. 반대로 기존 기획사들 역시 네이버로부터 투자만 받는 것이 아니라 역으로 네이버에 대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빅히트, YG, JYP만 하더라도 3D 아바타 관련 개발사인 네이버 제페토에 각각 수십억원대 자본을 투입한지 오래다. 결과적으로 보면 이들 대기업과 기획사들은 일찌감치 상호보완적인 관계를 유지해왔던 것이다. 

이유 있는 대형 업체들의 합작
 

NC소프트는 '유니버스' 서비스 개시에 발맞춰 대형 온라인 콘서트를 개최할 예정이다. ⓒ NC소프트

 
K팝 시장에서의 연이은 합종연횡은 최근 급성장한 산업의 무한한 발전 가능성 덕분이다. 그동안 대형 기획사들의 주요 수입원이던 해외 순회 공연이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전면 중단되었지만 오히려 매출은 증가하는 기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방탄소년단의 소속사 빅히트만 하더라도 온라인 콘서트, 음반과 각종 MD 판매 호조 속에 지난해 매출과 수입은 2019년을 능가하는 실적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위버스와 네이버 브이라이브 등 팬 커뮤니티 서비스 역시 매출, 가입자수가 급격히 늘어났을 정도다. 해외 팬들의 뜨거운 성원에 관련 업체들은 코로나 여파도 아랑곳 없이 선전을 펼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을 직간접적으로 체험한 업계로선 상호 보완적인 필요성을 느끼고 다양한 협업에 적극 나서게 되었다. 대형 기획사의 입장에선 IT 관련 첨단 기술력을 보유한 네이버나 NC의 능력이라면 자신들이 보유한 다양한 콘텐츠를 효율적이면서 상품성 높게 가공해줄 수 있다는 기대 심리를 가질 만 하다.

반대로 IT 업체 입장에서도 유명 기획사들의 콘텐츠를 활용한다면 '해외 시장 공략'이라는 양측의 공통된 목표를 더욱 수월하게 달성할 수 있다는 판단을 내릴 수 있다. 이들의 구상이 잘 맞아 떨어진다면 큰 어려움 없이 해외 시장 공략에 따른 매출 극대화라는 장밋빛 미래를 꿈꿔볼 만 하다. 

반면 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없진 않다. 자본의 논리가 큰 힘을 발휘하게 됨에 따라 이들 연합에 가담하지 않거나 그럴 여건조차 마련되지 않은 소형 업체들로선 상대적으로 고전이 예상되기도 한다. 즉, 부익부 빈익빈의 심화 초래로 연결될 수도 있다는 견해가 그것이다. 마치 대형 쇼핑 센터와 마트의 급성장에 반비례하는 골목상권의 위축이 케이팝 산업에서도 비슷하게 진행될 수 있다는 점은 IT 거대 기업과 기획사들의 사업 결합을 마냥 반갑게 바라볼 수 없게 만든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상화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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