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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구속' 조덕제 배우자의 법정 발언, 참담했다

[取중眞담] 성추행 유죄 판결 후에도 A씨 비방 지속... 반성 없었던 두 사람

21.01.26 17:37최종업데이트21.01.26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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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조덕제 ⓒ 연합뉴스


 
그의 변론은 장황했고, 법원 판결에 대한 반성의 기미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법정 구속 조치를 당하는 와중에도 그는 자신이 왜 상대 배우에 대한 유튜브 방송을 했고 인터넷 카페에 글을 올렸는지 설명하며 "그 과정에서 모욕적인 피해를 입히게 된 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는 사과의 진정성을 느끼기 어려운 말을 남겼을 뿐이다. 

배우 조덕제가 지난 15일 법원으로부터 실형 선고를 받고 구속됐다.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명예훼손), 모욕,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비밀준수) 등의 혐의다(관련 기사: "죄질 안 좋아"... 배우 조덕제 징역 1년 법정 구속 http://omn.kr/1rpua). 

이날 해당 재판정에선 조덕제씨 사건에 앞서 다른 피고인들에 대한 선고가 진행됐다. 판사는 간단하게 양형의 이유를 밝히며 선고를 내린 뒤 조씨를 법정에 세웠다. 이어진 풍경은 다소 이례적이었다. 바로 직전 선고와 달리 판사는 쟁점이 된 사안을 조목조목 육성으로 읊었다.

판사는 10분이 지나고 20분이 지날 때까지도 잠시 목을 고르는 마른기침을 할 때를 제외하곤 흐트러짐 없이 A4용지 50여 쪽에 달하는 내용의 핵심을 읽어내려갔다.

제법 긴 시간 법정에 세워진 조씨를 향해 판사가 언급한 양형 이유 중 "죄질이 안 좋다"라는 말이 기억에 남는다. 조씨의 혐의는 사실 따지고 보면 2018년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된 여배우A씨에 대한 영화 촬영 중 강제추행죄, 무고죄와도 이어진다. 당시 조씨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및 성폭력 치료강의 수강 40시간을 선고받았는데 집행유예 기간에 A씨에 대한 비방 활동을 이어온 것이다.
  
2020년 2월 A씨는 조씨와 그의 배우자 정아무개씨가 개설한 인터넷 카페, 유튜브, SNS 등이 자신의 명예와 신용을 훼손한다며 관련 내용 게재 금지 및 운영 중단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고 법원은 이를 인용했다. 하지만 그 이후에도 조씨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A씨 관련 콘텐츠를 올려왔기에 재판부에선 이를 상당히 좋지 않게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의문이 남는다. 그간 몇몇 연예인들이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법정에 섰고, 그중 일부는 법정 구속되거나 중형을 면치 못했다. 그리고 법원 판결에서 유죄에 해당하는 판결을 받은 이들은 대부분 자숙의 시간을 갖는다. 그런데 조덕제씨는 왜 판결 이후에도 같은 일을 이어갔을까. 자신이 저지른 일이 다른 범죄에 비해 가볍다고 판단했기 때문일까?

조씨의 명확한 의중은 알 수 없지만, 재판 과정에서 그와 배우자가 올린 콘텐츠에서 힌트를 찾을 수 있었다. 3년 넘게 법정 다툼을 불사한 A씨를 두고 두 사람은 '여성단체가 배후에 있다', '알고 보면 A씨가 과장 및 거짓말을 일삼는 습관이 있다'는 등의 인신공격성 발언을 해왔다. 

지난 15일 선고 공판에서도 조씨의 배우자 정씨는 조씨가 법정구속되자, 재판부에게 발언 기회를 요청한 뒤 "재판 과정을 지켜보니 사실이 아닌 게 사실이 될 수도 있다는 걸 알게됐다"며 "이 법정에도 여성단체 등이 와 있다"는 발언을 하다 판사에게 제지당했다. 두 사람이 법정에서 보인 행동은 반성이 아닌 합리화로 보였고, 사법부의 판단마저도 성토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오히려 선고 이후 정씨는 조덕제씨의 유튜브 채널을 이어받아 여배우 A씨와 자신들에게 불리한 보도를 한다고 여기는 언론사와 기자 이름까지 들먹이며, 현재까지도 영상 콘텐츠를 올리고 있다. 해당 영상에서 정씨는 A씨를 두고 '페미니즘 배우', 기자를 두고 '페미왕'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일종의 성대결 구도로 몰아가려는 시도까지 하는 중이다.

조덕제 측이 지난 18일 항소하면서 성추행 사건 재판과 마찬가지로 명예훼손과 모욕죄 사건 또한 길게 이어지게 됐다. A씨는 과거에 찍어놓은 <대전 블루스>라는 영화가 지난해 4월 개봉한 것 빼곤 이렇다 할 배우 활동을 이어가지 못하고 있다. 여배우 A씨의 필모그래피를 보면 영화와 방송 출연작 모두 2016년에 멈춰 있다. 법치국가에서 법의 판단이 끝났음에도, 피해자가 여전히 그로인해 신음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대체 여기에 여성단체가 어딨어요! 여성이 대체 어딨어..."

구속된 조덕제씨를 뒤로 하고 변호인과 함께 법정을 나가던 조씨 배우자를 향해 여배우 A씨가 던진 외마디 외침이다. 사실이었다. 방청객 대다수가 남성이었고, 눈에 띈 여성이라곤 A씨와 함께 온 지인 한 명, 그리고 여성 단체가 와있다고 말한 조씨의 배우자 본인 뿐이었다. 
조덕제 성폭력 여배우 피해자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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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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