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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집콕생활 위해 8년 전 윤종신을 소환한 이유

안테나부터 윤종신까지... 당신을 위한 2020 크리스마스 플레이리스트

20.12.23 09:03최종업데이트20.12.23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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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이 그 어느 때보다 추운 요즘이다. 주위 가까운 친구, 동료들과의 즐거운 식사조차 할 수 없는 2020년 12월은 여느 겨울 이상의 한파를 가슴 속까지 몰고 왔다.

원하건 원치 않건 간에 '슬기로운 집콕 생활' 보내기가 필수가 된 여러분에게 따스함을 전달해줄 수 있는 겨울 노래와 크리스마스 캐럴들을 소개해본다. 연말연시를 겨냥한 '시즌송'들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지만 당신을 즐겁게 해줄 수 있는 음악들은 여전히 우리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메리 크리스마스'의 행복한 기운을 잠시 동안이나마 맘껏 느껴보시길. 'All I Want For Christmas Is You'(머라이어 캐리), 'Santa tell Me'(아리아나 그란데) 못잖게 좋은 시즌송은 세상 곳곳에 숨어 있다.

1. '겨울의 우리들' (안테나 크리스마스. 2020)
 

안테나 뮤직이 발표한 '겨울의 우리는' 뮤직비디오 중 한 장면. ⓒ 안테나뮤직

 
한때 유명 기획사 소속 가수들의 단체곡 발표는 수 년 전까지 크리스마스 노래의 큰 중심을 차지하곤 했었다. 특히 2012년 발표된 '크리스마스니까'는 가장 대표적인 사례로 손꼽힌다. 성시경, 박효신, 이석훈, 서인국 등 그 무렵 젤리 피쉬에 몸담고 있던 남성 가수들의 목소리로 완성된 이 곡은 매년 12월이면 어김없이 주요 음원 순위에 재등장할 만큼 대표적인 12월 노래로 자리 잡았다. 이와 같은 형식의 단체 싱글 발표가 어느 순간 자취를 감추긴 했지만 몇몇 기획사들은 여전히 자사 가수들을 대거 동원한 따뜻한 감성의 캐럴을 하나 둘씩 소개하고 있다.

지난 20일 공개된 '겨울의 우리들' 역시 이러한 일환의 연속이다. '토이' 유희열을 비롯해서 정재형, 페퍼톤스, 정승환, 샘김, 권진아 등 안테나 뮤직 소속 음악인들이 모두 참여한 이 싱글은 성탄절 음악에 가장 잘 어울리는 재즈 장르를 기반으로 마치 코코아 한잔 같은 분위기를 자아낸다. 키보디스트 윤석철, 이진아, 그리고 유희열이 작곡을 담당한 이 노래에서 안테나 음악인들은 자신들의 개성을 맘껏 뽐내면서 성탄절의 사랑스런 기운을 안방까지 전달해준다.

적재의 재즈기타, 이장원의 트럼펫, 윤석철의 경쾌한 피아노 선율까지 곁들어지면서 "내일은 좋은 일이 생길거야"라는 희망의 메시지도 함께 녹여냈다. 모처럼 등장한 잘 만들어진 합동 크리스마스 캐럴이 아닐 수 없다.

2. '타이밍' (B1A4, 오마이걸, 온앤오프. 2018)
 

지난 2018년 발표된 WM 소속 가수들의 시즌송 'Timing(타이밍)' 뮤직비디오의 한 장면 ⓒ WM엔터테인먼트

 
올해 오마이걸의 대성공, 온앤오프의 약진, B1A4의 귀환 등 알차게 2020년을 보낸 WM엔터테인먼트 역시 2년 전 이맘때 소속 그룹들이 총출동한 싱글 < Hello! WM >을 통해 크리스마스 송 'Timing(타이밍)'을 소개한 바 있다.

작곡팀 모노트리의 대표 프로듀서 황현의 핵심 작사, 작곡가로 참여한 이 노래는 최신 유행에 걸맞는 감각적인 신스사이저 반주를 밑바탕에 두고 경쾌한 선율을 가득 채워 즐거움을 선사한다. 한겨울 미처 말하지 못한 사랑 고백의 기회를 이야기로 담은 가사를 곁들이면서 흥겨운 성탄절로 당신을 이끌어줄 것이다. 

3. '종소리' (러블리즈. 2017)
 

러블리즈의 2017년 발표곡 '종소리' 뮤직비디오의 한 장면. ⓒ 울림엔터테인먼트

 
지난 2017년 러블리즈의 세번째 미니 음반 < Fall In Lovelyz >의 머릿곡 '종소리'는 가장 대표적인 아이돌 시즌송으로 손꼽을 만하다. 겨울철을 겨냥한 노래로 타이틀곡을 정해 활동하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았기에 당시 러블리즈의 선택은 제법 파격적이기도 했다. EDM 리믹서로도 명성을 쌓은 탁(TAK), 원택(1Take)이 작곡한 '종소리'는 "두근대는 설레임의 시작, 귓가에 맴도는 종소리"라는 순정만화 속 로맨스 판타지를 가사와 음악 전반에 짙게 드리우며 그해 좋은 반응을 얻은 바 있다.

특히 같은 해 12월 31일 열린 < 2017 MBC 가요대제전 >에선 노브레인과의 컬래버 무대를 통해 록밴드 버전 퍼포먼스로 재해석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4. '크리스마스엔' (커피소년. 2012)
 

커피소년의 2012년 싱글 '크리스마스엔' 표지 ⓒ 씨씨엠허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장가갈 수 있을까'라는 곡으로 커피소년을 기억하곤 한다. 하지만 커피소년은 지난 10년간 부드러운 선율의 어쿠스틱 포크송부터 격정적인 록 비트가 가미된 곡, 뉴에이지 성향의 연주 음반 등 다양한 형식의 음악들을 꾸준히 발표하고 있다. 지난 2012년 싱글로 선공개되었고 2012년 <커피소년 세번째 로스팅>에 다시 한번 수록된 '크리스마스에는'은 "크리스마스엔 그대가 없죠/ 이 거리에도 그 웃음속에도/ 내 사랑을 드려요 오늘은 그대 생일"이라는 가사에서도 알 수 있듯이 성탄절이 생일인 옛 연인에 대한 아련한 기억을 이야기한다.

여성 보컬리스트 하은의 피처링을 통해 남녀간의 서로 상반된 시선으로 12월 25일 크리스마스를 바라보고 노래한다는 점에서도 흥미롭다. 점차 분위기를 고조해 드럼, 기타의 격정적인 반주로 진행되는 팝 록 형식을 취해 일반적인 겨울 시즌송과의 차별화도 도모한다.

5. 'Pastel Sweater' (구구단. 2018)
 

그룹 구구단 ⓒ 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

 
최근 OCN 드라마 <경이로운 소문>을 통해 배우로 맹활약 중인 김세정의 소속 그룹 구구단 또한 2년 전 이맘 때 겨울 분위기 물씬 풍기는 시즌송을 발표한 바 있다. 지난 2018년 발표한 미니음반 < Act. 5 New Action >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Pastel Sweater (파스텔 스웨터)'는 1960년대 풍 모타운 사운드와 2000년대식 유로 팝이 결합된 경쾌한 선율의 노래로 당시 머릿곡 'Not That Type'의 트렌디함과는 상반되는 레트로 팝으로 제작되었다.

누군가와 인연을 맺어가는 과정을 따뜻한 스웨터를 짜는 일에 비유한 노랫말처럼 한땀 한땀 엮어가는 털실처럼 사랑을 만들고 키워나가길 기원한다. 원래 2016년 구구단의 데뷔곡 후보 중 하나였던 이 노래는 2년이 지나서 새로운 가사와 편곡 과정을 거쳐 지금과 같은 또다른 완성본이 되었다는 후일담을 지니고 있다.

6. '잊지 말기로 해' (성시경 with 권진아. 2014)
 

성시경 '잊지말기로 해' 뮤직비디오의 한 장면. ⓒ 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

 
지금은 각종 예능 프로그램의 MC로 맹활약하는가 하면 개인 SNS 공간 속에선 마치 "요리 전문 인플루언서"(?)처럼 인식되고 있는 성시경이지만 누가 뭐라해도 그는 노래 잘하는 대한민국 대표 발라더 중 한 명이다. 실물 CD로는 가장 최신작에 해당되는 2014년 < Winter Wonderland >는 제목에서 말해주듯 대표적인 크리스마스 캐럴들로 채운 커버송 음반으로 좋은 반응을 얻은 바 있다. 전 수록곡이 성탄절에 잘 어울리는 해외 명곡들을 리메이크했지만 보너스트랙 형식으로 마지막 곡으로 선택 받은 '잊지 말기로 해' 만큼은 예외였다.

1989년 장필순과 김현철의 듀엣으로 첫 공개되었고 이소라+이문세의 버전으로도 유명세를 얻었는 이 명곡을 성시경은 발표 당시 신예 보컬리스트였던 권진아와 호흡을 맞춰 노래했다. 독특한 감성의 어쿠스틱 팝을 자유자재로 소화해 <케이팝스타 3>의 발견 중 하나로 손꼽혔던 그녀의 풋풋했던 신인 시절 목소리는 안정감 있는 성시경의 보컬은 멋진 조화를 이룬다.

7. 'Merry Christmas Only You' (윤종신. 2012)
 

윤종신 'Merry Christmas Only You' 뮤직비디오 중 한 장면. ⓒ 미스틱스토리

   
최근 방영된 MBC <놀면 뭐하니?>를 통해 모처럼 예능에서 인사를 건낸 윤종신은 사실 크리스마스, 겨울철 소재 노래를 다수 선보인 음악인 중 한 명이다. 당시 방송에서 "BTS랑 부르고 싶다"고 야심(?)을 내비쳤던 '나이'(2011년)를 비롯해서 '12월'(2010년) '그래도 크리스마스'(2016년), '추위' (2018년) 등 거의 매년 <월간 윤종신 12월호>를 통해 다양한 시즌송을 꾸준히 발표해온 걸 알고 있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은 듯 하다. <월간 윤종신>은 알고 보면 캐럴 맛집 중 한 곳이었다.

영원한 음악 동료 유희열과 협업으로 제작된 2012년 12월호 'Merry Christmas Only You' 역시 이러한 기획의 일환 중 하나였다. 팝 고전 'Only You'(플래터스)를 연상케하는 1950년대 복고풍 스탠다드 팝으로 꾸며진 이 노래는 "지질한 남자들의 감성"을 가장 잘 표현해온 두 음악 거장의 특징이 고스란히 담긴 작품이다. 코믹스런 분위기의 뮤직비디오 및 느끼한 감성의 유희열 내레이션을 빌려 사랑에 매달리다 못해 질척거리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절묘하게 그려내고 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상화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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