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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스 베이더' 가면에 가려진 이 배우, 그가 겪은 수난사

[리뷰] 영화 <아이 엠 유어 파더>

20.12.05 11:38최종업데이트20.12.05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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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방극장'에선 처음 또는 다시 볼 만한 영화, 드라마, 애니메이션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세월의 흔적이 묻은 작품부터 아직 국내에 정식으로 소개되지 않은 작품까지 다양하게 다루려고 합니다. [기자말]
 

▲ <아이 엠 유어 파더> 영화 포스터 ⓒ Nova Televisio


지난달 29일 영국 BBC 방송, 일간지 가디언 등 외신은 영국 출신의 배우 데이비드 프라우즈가 향년 85세를 일기로 별세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많은 사람에겐 낯선 배우다. 하지만, <스타워즈> 시리즈를 좋아하는 팬들이라면 친숙한 이름이다. <스타워즈> 오리지널 3부작인 <스타워즈 에피소드4- 새로운 희망>(1977), <스타워즈 에피소드5- 제국의 역습>(1980), <스타워즈 에피소드6- 제다이의 귀환>(1983)에서 악역 '다스 베이더'로 출연한 연기자이기 때문이다.

다큐멘터리 영화 <아이 엠 유어 파더>(2015)는 '희대의 악당', '악당 역사를 다시 쓴 캐릭터' 등 20세기 가장 강력한 대중문화 아이콘이란 평가를 받는 다스 베이더를 연기했음에도 불구하고 가면에 가려져 있던 배우 데이비드 프라우즈의 삶을 조명한다. 미키 마우스나 콜라병처럼 실루엣만 봐도 알 수 있는 캐릭터의 가면 뒤에 숨어있던 데이비드 프라우즈는 어떤 사람일까.
 

▲ <아이 엠 유어 파더> 영화의 한 장면 ⓒ Nova Televisio


데이비드 프라우즈는 영국 브리스톨에서 태어나 역도선수, 보디빌더로 활동하다가 <007 카지노 로얄>(1967)의 단역을 맡으며 연기자로 데뷔했다. 주목을 받기 시작한 건 해머 필름이 제작한 <프랑켄슈타인의 공포>(1970)에서 프랑켄슈타인으로 출연하면서부터다. 연출은 맡은 지미 생스터 감독은 신장이 약 2m에 달하던 데이비드 프라우즈의 체격이 괴물을 연기하기에 안성맞춤이라 역할을 맡겼다고 한다. 

이후 영화 <시계태엽 오렌지>(1971), <뱀파이어 서커스>(1972), <프랑켄슈타인과 지옥에서 온 괴물>(1974)과 각종 광고로 경력을 쌓던 데이비드 프라우즈에게 조지 루카스 감독은 제작을 준비하고 있던 <스타워즈 에피소드 4 - 새로운 희망>에서 선한 역할 츄바카와 악당 역할 다스 베이더 가운데 하나를 출연하길 요청한다. 

조지 루카스의 제안을 받은 데이비드 프라우즈는 촬영 기간 내내 털북숭이 고릴라 탈만 쓰면 재미가 없을 거로 판단해 악당 역할인 다스 베이더를 선택한다. 이 선택은 그의 운명을 좋은 의미, 그리고 나쁜 의미로 송두리째 바꿔 버린다.
 

▲ <아이 엔 유어 파더> 영화의 한 장면 ⓒ Nova Televisio


데이비드 프라우즈는 다스 베이더 역할을 맡았지만, 온전한 자신만의 캐릭터는 아니었다. 그의 얼굴은 다스 베이더의 가면에 의해 가려졌다. 데이비드 프라우즈의 영국식 억양이 초현대적인 캐릭터인 다스 베이더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판단한 조지 루카스 감독은 목소리 연기를 배우 제임스 얼 존스에게 맡겼다. 

<스타워즈 에피소드5- 제국의 역습>과 <스타워즈 에피소드6- 제다이의 귀환>에서 전투 장면 대역은 영국 국가대표 펜싱선수 출신의 스턴트맨이자 무술 안무가인 밥 앤더슨이 소화했다. <스타워즈 에피소드6- 제다이의 귀환>에서 가면을 벗은 다스 베이더인 아나킨 스카이워커 역은 세바스찬 쇼우에게 돌아갔다. 당연히 다스 베이더가 데이비드 프라우즈만의 캐릭터가 아니라 평가하는 이도 있다.

데이비드 프라우즈는 다스 베이더의 의상을 입은 인형에 불과할까? <스타워즈 에피소드4- 새로운 희망>과 <스타워즈 에피소드5- 제국의 역습>의 제작자로 참여한 게리 커츠는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그는 "데이비드가 캐릭터에 가미했던 건 의상을 입고 자기식대로 보여준 움직임"이라며 "영화에 등장하는 데이비드의 연기는 다른 배우가 따라하기 힘든 연기"였다고 평가한다. 제임스 얼 존스 역시 자신의 목소리야말로 특수효과라면서 데이비드 프라우즈가 진정한 다스 베이더라고 인정해주었다.
 

▲ <아이 엠 유어 파더> 영화의 한 장면 ⓒ Nova Televisio


데이비드 프라우즈는 인터뷰로 인해 몇 차례 곤욕을 치렀다. <스타워즈 에피소드4- 새로운 희망>이 개봉한 후 그는 한 언론 매체와 인터뷰를 나누다가 "속편이 나온다면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 것 같은가?"란 질문에 "다스 베이더가 루크의 생부면 놀라울 것"이라고 대답한 적이 있다. 당시엔 속편의 초고도 나오질 않았다. 이 인터뷰로 인해 데이비드 프라우즈는 제작진으로부터 영화에 잠재적인 피해를 줄 수 있다는 경고를 받았다.

데이비드 프라우즈가 영화사에 남을 엄청난 반전을 맞춘 건 단순히 우연의 일치였기에 조지 루카스도 크게 문제 삼지 않았다. 그러나 <스타워즈 에피소드6- 제다이의 귀환>을 촬영하고 있을 무렵, 영국의 <데일리 메일>이 데이비드 프라우즈의 단독 인터뷰 형식으로 다스 베이더가 영화 마지막 장면에서 죽는다는 기사가 실린 사건은 달랐다. 영화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가 폭로된 것이다.

기사를 접한 조지 루카스는 불같이 화를 냈다. 데이비드 프라우즈는 자신이 무슨 말을 해도 조지 루카스가 믿지 않았다고 말한다. 이후로 데이비드 프라우즈는 감독, 출연진과 함께 순회하는 <스타워즈> 공식 행사에 참여할 수 없게 되었다. 루카스 필름은 그를 철저히 무시하고 투명 인간처럼 취급했다.
 

▲ <아이 앰 유어 파더> 영화의 한 장면 ⓒ Nova Televisio

 
<아이 엠 유어 파더>의 제작진은 두 가지 방법으로 데이비드 프라우즈의 억울함을 풀어준다. 하나는 데일리 메일의 전직 기자인 폴 도너번을 만나 당시 어떤 과정으로 인터뷰가 실리게 되었는지를 살펴본다. 폴 도너번은 세트장 누군가의 제보를 입수한 연예부 편집장이 데이비드 프라우즈에게 사실 확인을 하라고 지시했다고 기억한다. 전화를 받은 데이비드 프라우즈는 "아무것도 모른다"고 답했을 따름이다. 데이비드 프라우즈는 황색언론의 희생양이었다.

데이비드 프라우즈가 자신이 하지도 않은 말로 인해 받은 고통을 조금이나마 덜어주고자 <아이 엠 유어 파더>의 제작진은 <스타워즈 에피소드6- 제다이의 귀환>에서 가면을 벗은 장면을 다시 찍길 제안한다. <아이 엠 유어 파더>의 마르코스 카보타 감독은 재촬영이 "가혹한 부당함에 대한 정의 실현"이라고 주장한다.

그렇게 데이비드 프라우즈가 다스 베이더 가면을 벗은 아나킨 스카이워커로 등장한 장면은 만들어졌다. 그러나 루카스 필름이 저작권 사용 허락을 하지 않은 탓에 영화에선 볼 수 없다. 촬영분은 2013년 9월 스페인 마드리드의 알타스틱 메트로폴 시네마에서 열린 비공개 상영에서 소수의 관객에게 공개되었을 뿐이다. 이 자리엔 데이비드 프라우즈도 참석하여 뒤늦게나마 영광을 누렸다.
 

▲ <아이 엠 유어 파더> 영화의 한 장면 ⓒ Nova Televisio


<아이 엠 유어 파더>는 <스타워즈> 시리즈의 숨겨진 또 다른 이야기를 들려주는 멋진 영화다. 또한, 데이비드 프라우즈의 발자취를 통해 영화 역사상 가장 유명한 가면에 숨겨진 배우의 얼굴과 진실을 밝힌다. 그리고 프랑켄슈타인, 해양 괴물, 에이리언, 노스페라투, 늑대인간 등 가면과 분장에 '숨겨진 배우'들에게 경의를 표한다.

"영화 역사상 많은 위대한 배우들과 우리 기억 속에 깊이 남을 얼굴들이 있지만, 마스크로 얼굴을 감춘 채 수천 명의 관객을 매혹하거나 두려움에 떨게 했던 배역을 절대 잊을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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