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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면뭐하니?'... 김장 김치 하나로도 웃기는 영원한 친구들

[TV 리뷰] 데프콘의 깜짝 등장... 쉼표이자 정을 나누는 도구로 활용

20.11.22 14:25최종업데이트20.11.22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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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방영된 '놀면 뭐하니?' 김치원정대 편의 한 장면 ⓒ MBC

 
다사다난했던 2020년도 어느새 한 달 가량의 시간만을 남겨뒀다. 연말이 다가오면 한 해 동안 도와준 이들을 생각하며 정을 나누곤 하는 게 우리의 풍습이었다. 그 중심에는 김장 김치도 등장하게 마련이다. 가족들 뿐만 아니라 동네 이웃들까지 한자리에 모여 절인 배추 들여놓고 김칫소로 그 속을 채우는 게 이무렵의 흔한 풍경이기도 했지만 어느새 과거의 추억으로 사라지고 마트에 진열된 김치를 사오는 게 당연한 일처럼 되어가고 있다.  

지난 21일 오후 <놀면뭐하니?> 김치원정대 편은 잠시 잊고 지냈던 친구들과 따뜻한 정을 나누며 프로그램에 도움을 준 분들에게 감사 인사를 표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이날 <놀면뭐하니?>가 마련한 내용은 김장 김치 담그기였다. 일명 "김치 원정대"로 이름 붙인 1회분 짧은 내용에 불과했지만 방송 시간 내내 쉴틈 없이 배꼽잡는 웃음 만들기에 성공하며 시청자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그 중심에는 프로그램의 유일한 고정 멤버 유재석을 비롯한 연예인 친구들이 존재했다. <환불원정대> 속 가상의 기획사 '신박기획'으로 호흡을 맞춘 김종민과 정재형은 영문도 모른채 조선 시대 풍 가옥에 초대되었다.  

​그동안 부여된 지미 유, 김지섭, 정봉원 등 부캐(부캐릭터) 대신 본래의 이름으로 돌아온 그들 앞에 놓인 건 수십포기의 배추, 그리고 온갖 양념을 만들기 위한 채소 등 재료들 뿐이었다. 막내 PD를 제외한 제작진들은 예상대로 자취를 감추면서 3인의 신박기획 직원들은 스스로의 힘만으로 김치를 담궈야만 했다. 

김치 못 먹는 데프콘의 등장...<무도> 인연은 계속된다
 

지난 21일 방영된 '놀면 뭐하니?' 김치원정대 편의 한 장면 ⓒ MBC

 
유재석 등 세 사람만으로는 버거운 김장 일손을 돕기 위해 특별한 인물이 초대되었다. 그 주인공은 바로 데프콘이다. 2011년 조정 특집을 시작으로 <무한도전> 전성기 무렵 다양한 방영분에 감초처럼 등장하면서 즐거움을 마련해 준 그는 이를 계기로 다양한 예능에 고정 출연자로 발탁되었고 힙합 음악인 대신 예능인으로서 제2의 인생을 얻게 되었다. KBS < 1박2일 시즌3 >에 투입되면서 <무도>에선 예전 만큼 자주 만나기 어려웠지만 "옵션 동생" 또는 "대북곤" 등 다양한 애칭으로 그를 부르던 유재석과의 인연 만큼은 여전했다.  

아직 틀을 잡지 못했던 <놀면 뭐하니?> 방송 초창기에 기상천외한 입담으로 연일 웃음을 빵빵 터뜨렸던 그가 1년 여 만에 이 프로그램을 다시 찾아줬다. 그때나 지금이나 "유느님"과의 고정 프로 투입 욕망 또한 변함이 없었다. "구체적으로 대형 프로젝트 없냐?"라는 질문을 던지면서 뜨거운 구애를 펼치는 그의 행동 하나 하나에 시청자들도 반가움을 표하면서 한 시간 넘는 방송 시간 내내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하면서 데프콘을 환영해줬다.

정작 김치를 못 먹는 애처로운 신세지만 유재석에 대한 그의 의리만큼은 여전했다. "도련님(유재석 아들), 아씨(딸) 잘 계시냐?"는 등 유느님에 대한 노골적인 애정 표현을 비롯해서 쉴틈 없는 입담을 과시하면서 < 1박2일 > 시절 동료 김종민과도 찰떡 호흡을 과시하는 등 고참급 예능인 다운 능력을 유감없이 발휘하기에 이른다.

김종민, 정재형 또한 <무도> 시절에도 종종 프로그램에 도움을 제공했던 인물임을 감안하면 그때의 인연이 지금 <놀면 뭐하니?>에도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셈이다. 그저 김치 담그는 일만 했을 뿐이지만 그 과정 속에서 벌어지는 온갖 정신없는 그들의 대화는 토요일 저녁 예능의 재미를 극대화시켜준다. 

6개월여의 강행군... 김장 김치로 마련한 쉼표 + 정 나누기
 

지난 21일 방영된 '놀면 뭐하니?' 김치원정대 편의 한 장면 ⓒ MBC

 
​어설픈 솜씨로 담근 <놀면 뭐하니?>표 김치는 올해 이 프로그램에 참여해준 동료 연예인들에게 하나씩 전달되었다. 유재석, 김종민 등이 하루 종일 땀흘려 만든 김장 김치를 받아든 엄정화, 비, 마마무, 제시, 유희열, 이적 등은 유재석에게 감사를 표하면서 훈훈하게 이날 방송을 마무리 지었다. 비록 어머님의 손맛에는 턱없이 부족하겠지만 어설픈 솜씨로 만든 김치는 마음의 표시라는 의미에선 가장 제격의 선물이 되어줬다.

​올해 <놀면 뭐하니?>는 지난해 기획을 능가하는 장기 프로젝트로 쉴 틈없는 주말 저녁을 보낸 바 있다. 라면, 치킨 등 군침 도는 소재로 즐거움을 선사하는가 하면 온라인 콘서트 마련을 통해 "언택트" 일상에 지친 시청자들과 예술인들에게 격려와 응원의 시간도 마련해줬다. 특히 5월부터 시작된 <싹쓰리> <환불원정대> 등 6개월 넘는 초장기 소재들은 폭발적인 인기 속에 각종 음원 순위까지 석권하는 등 예능계를 넘어 가요계도 뒤흔드는 초대박 성공을 거두기도 했다.  

​이쯤되면 프로그램에 참여한 출연자, 제작진 모두 체력+정신적인 소모가 극도에 달했을 것이다. 또 다른 대형 프로젝트를 곧장 실행에 옮기는 것 보단 잠시 쉬어가는 시간도 때론 필요하기 마련이다. 단발성 아이템으로 등장하긴 했지만 '김치 원정대'는 가장 적절한 시기에 유재석을 비롯한 <놀면 뭐하니?> 제작진들에게 휴식 같은 역할로 등장해줬다.  

여기에 오랜 기간 인연을 맺어준 동료들이 유재석과 힘을 함께 모았다. 고정 멤버가 아닌 단발성 게스트로서 등장했던 데프콘을 비롯한 그들이지만 한번 만들어진 그들의 정은 10여 년에 걸쳐 지금까지 이어져왔다. 함께 방송을 하지 않더라도 여전히 끈끈한 우애를 지녔던 예능인들은 김치 하나만으로 재미와 즐거움을 만들어냈다. 김장 김치라는 것은 단순히 겨울나기를 위한 음식 이전에 이웃 간의 사랑과 정성을 만들어주는 교감의 수단이기도 했다. 이날 '김치원정대'의 짧은 등장은 그래서 더욱 각별함을 지녔다. 잠시 잊고 있던 친구들과의 만남처럼 말이다. 
 

지난 21일 방영된 '놀면 뭐하니?' 김치원정대 편의 한 장면 ⓒ MBC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게재를 허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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