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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복직 후 식음전폐한 아이... 오은영이 찾은 '숨은 비밀'

[TV 리뷰]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

20.11.21 13:17최종업데이트20.11.21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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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A <금쪽같은 내 새끼>의 한 장면 ⓒ 채널A

 
자녀의 입장에서 '자식이 먹는 것만 봐도 부모는 배가 부르다'는 말은 언제나 이해하기 어렵다. 물론 이때의 포만감은 실질적인 배부름이라기보다 정신적인 것이고, 그만큼 자식을 향한 부모의 사랑이 크다는 걸 의미한다. 반대로 자식이 제대로 먹지 못하는 걸 지켜보는 것만큼 고통스러운 일도 없을 것이다. 이번 주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에 등장한 금쪽이는 식음을 전폐한 6살 여자아이였다.  "제가 둘째를 낳고 육아휴직을 하다가 복직을 했는데, 그 후로 애가 아무것도 안 먹는 거예요."

누구보다 밝고 건강했던 금쪽이는 어느 순간 아무것도 먹지 못했다. 몸은 점점 야위어 갔다. 갈비뼈가 보일 정도로 앙상했다. 결국 금쪽이는 탈수 증상으로 응급실에 실려가야 했다. 공교롭게도 금쪽이가 식음을 전폐한 시점은 '엄마의 복직'이었다. 스튜디오에 나온 엄마는 금쪽이가 배가 고파서 먹고 싶은데 먹을 수가 없어서 괴로워한다며 눈물을 흘렸다. 마치 죄인이 된 모습이었다. 

실제로 금쪽이는 음식을 삼키지 못하고 뱉어냈다. 아빠가 고기를 건네 주자 입안에 넣고 맛있다는 말까지 했지만, 오랫동안 씹기만 할 뿐 목구멍으로 넘기지를 못했다. 고통스러운 기색이 역력했다. 현재 금쪽이는 물이나 주스 등 액체로 된 것들은 조금씩 먹고 있었지만, 탄수화물이나 단백질은 전혀 섭취하지 못하고 있었다. 당류로 근근히 연명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채널A <금쪽같은 내 새끼>의 한 장면 ⓒ 채널A

 
한편, 금쪽이는 분리불안이 심한 상태였다. 엄마는 아침마다 반복된 이별 전쟁을 치러야 했다. 금쪽이는 엄마와 헤어지고 싶지 않아 엄마의 뒤만 졸졸 따라다녔다. 금쪽이가 욕실까지 따라오는 바람에 엄마는 제때 씻지도 못했고, 결국 지각을 하고 말았다. 금쪽이는 엄마가 시야에서 사라지자 눈물을 쏟기 시작하더니 시간이 제법 흘러도 쉽게 진정되지 않았다. 

또, 금쪽이는 유치원에 가는 것 역시 싫어했다. 왜 가기 싫냐는 아빠의 질문에 무섭다고 대답했다. 다른 아이들이 비해 먹는 속도가 느려 혼자 남겨질까봐 걱정이 됐던 것이다. 밥 때문에 생기지도 않은 일을 두려워하게 됐다. 결국 금쪽이는 유치원에 등원하지 못했다. 엄마가 복직하기 전에는 오히려 유치원에 가야 한다고 의욕을 보였던 금쪽이가 왜 이렇게 변해버린 걸까. 

오은영 박사는 엄마가 복직을 할 때의 마음상태가 아이에게 고스란히 전달된다고 설명했다. 부모가 느끼는 걱정과 불안이 아이에게 전해져 힘들게 한다는 것이다. 그 말을 들은 엄마는 그런 것 같다면서 자신은 복직이 정말 하기 싫었다고 털어놓았다.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너무 행복했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금쪽이가 복직 이후 아무것도 먹지 못하자 엄마는 죄책감마저 갖게 됐다. 

금쪽이도 그런 엄마의 마음을 아는지 애써 무언가를 먹으려 노력했다. 두 눈을 질끈 감고 씹어보지만 여전히 삼키지는 못했다. 금쪽이는 목에 마리카락이 걸려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다들 변화에 대한 공포가 있기 마련인데, 금쪽이는 불안감이 도드라진 편이었다. 엄마의 복직으로 인한 불안감이 싫은 정도가 아니라 증폭돼 굉장한 두려움으로 느껴지고, 질식에 대한 공포로 진행된 것이었다. 

음식 섭취를 전혀 하지 못하는 나날이 이어지면서 금쪽이는 수액을 맞으러 가야만 했다. 오은영은 이 장면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처음에는 주사을 맞기 싫다고 했던 금쪽이가 잠시 후 덤덤히 주사를 맞겠다고 했다. 수액을 놓을 때도 주삿바늘을 뚫어져라 응시했다. 울거나 겁 먹은 모습이 아니었다. 금쪽이의 지나치게 자기주도적인 기질이 잘 드러난 장면이었다. 

금쪽이는 관찰을 통해 자신이 안전하다는 사실을 꼭 확인해야 직성이 풀리는 아이였다. 그러다보니 변화에 적응하는 게 어려웠고, 자신이 안전하다고 여기는 경계선 안에서만 머무르려 했다. 당연히 그 범위도 좁았다. 외부에서 들어오는 건 대체로 안전하지 않다고 여겼다. 제안, 권유, 충고 등을 쉽사리 받아들이지 않았다. 오은영은 이를 '마음의 고집'이라고 표현했다. 

그런데 그 기질이 어떻게 식음을 전폐하는 문제로 연결되는 걸까. 정형돈은 아무리 생각하도 모르겠다며 질문했다. 오은영은 금쪽이의 입장에서 엄마의 복직은 머리로는 받아들일 수 있는 사안이었지만, 자신의 결정이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금쪽이의 자기주도성 없이 상황에 밀려 결정된 일이었다. 그래서 불안감이 클 수밖에 없었고, 결국 식음을 전폐하는 데까지 연결된 것이라 설명했다. 

발레를 배우러 간 금쪽이는 수업이 끝난 후 친구들과 함께 과자를 먹기 시작했다. 신애라를 비롯한 MC들은 깜짝 놀라 어리둥절했다. 아빠도 그런 금쪽이의 모습이 신기하기만 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오은영은 뭔가 알아챈 듯했다. 포인트는 자신이 사온 과자를, 자신이 친구들에게 직접 나눠줬다는 점이었다. 더할나위 없이 자기주도적 행동이 아닌가! 
 

채널A <금쪽같은 내 새끼>의 한 장면 ⓒ 채널A

 
금쪽이를 이해할 수 있는 또 하나의 키워드는 바로 '자의식'이었다. '테스형' 소크라테스의 '너 자신을 알라'와도 연결되는 자의식은 타인이 아닌 자신이 스스로를 평가하고 반성하는 것을 의미한다. 금쪽이는 스스로 자신을 바라보며 평가를 하고 있었다. 아무도 유치원에서 적응 못한다고 지적하지 않았지만, 자신이 바라봤을 때 스스로 적응을 잘 하지 못한다고 의기소침해지는 식이었다. 

"아이가 변화를 겪게 하는 걸 엄마가 못 견디면 안돼요."

마찬가지로 친구들에게 과자를 나눠주고 나서 자신이 뱉는다면 그 꼴이 이상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집에서처럼 뱉지 않고 삼켰던 것이다. 한 가지 더 살펴봐야 할 것은 금쪽이의 부모가 지나치게 허용적이라는 점이었다. 발레 학원을 갔을 때 처음이라 동작을 익히는 데 어려움을 겪었던 금쪽이는 하기 싫다며 위축된 모습을 보였다. 그걸 본 엄마는 '엄마가 선생님한테 말해줄까?'라고 대응했다. 

오은영은 아이들이 집단생활을 시작하면 하기 싫은 것도 받아들이는 마음의 결정을 연습해야 하는데 금쪽이는 그런 경험이 매우 적은 편이라고 했다. 부모가 애초에 방어하고 걸러줬기 때문이다. 엄마가 일을 그만두면 금쪽이가 밥을 먹게 될까. 이 질문은 궁극적으로 아이의 성장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 오히려 싫은 상황도 편안하게 받아들일 줄 아는 아이로 커가도록 돕는 게 바람직했다. 

"금쪽이는 왜 밥을 안 먹어?"
"목에 걸릴까봐... 토한 생각이 나서 그런가 봐."

 

채널A <금쪽같은 내 새끼>의 한 장면 ⓒ 채널A

 
금쪽이는 멀미를 하고 나서, 장염에 걸리고 나서 토했던 걸 모두 기억하고 있었다. 그런 부정적인 경험들이 엄마의 복직과 함께 맞물리며 식음을 전폐하는 단계로 이어진 것이었다. 오은영의 금쪽처방은 '겪어내게 하라'였다. 해야만 하는 일을 받아들이는 연습을 시키라는 것이다. 아이에게 모든 걸 허용해준다면 당장은 편안해 하겠지만, 세상에 나갔을 때 성장할 수 있을지 고민해 봐야 했다. 

우선, 과자를 가루로 부숴 덩어리에 대한 공포를 줄이는 것부터 시작했다. 질식의 공포를 줄이는 목넘김 연습이었다. 금쪽이는 과자를 부수는 데 관심을 보이더니 스스로 먹겠다고 자진해서 나섰다. 어느새 입에 털어 넣었고, 핥아먹기까지 했다. 그렇게 첫발을 뗀 금쪽이는 집에서 셰이크를 만들어 먹으며 삼키는 연습을 이어나갔다. 그리고 작게 자른 배도 먹었고, 이후에는 다진 고기도 먹었다. 

또, 금쪽이의 자기주도성을 활용해 장보기부터 식사까지 금쪽이가 스스로 결정을 하도록 했다. 먹는 과정에 있어 스스로 주도할 수 있게 했다. 비록 꼭꼭 씹느라 시간은 오래 걸렸지만, 이제 금쪽이는 음식을 삼킬 수 있게 됐다. 더 나아가 맛있게 먹는 즐거움을 알게 됐다. 금쪽이의 배는 거짓말처럼 포동포동해졌다. 아이를 변화시키려면 부모가 먼저 변해야 한다는 진리를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종성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 '버락킴' 그리고 '너의길을가라'(https://wanderingpoet.tistory.com)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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