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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용인시장 비리 의혹 파헤친 PD가 놀란 까닭

[이영광의 '온에어' 66] 성기연 MBC PD

20.10.27 16:08최종업데이트20.10.27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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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방송된 < PD수첩 > '개발 천국의 은밀한 거래' 편의 한 장면 ⓒ MBC

 
민선 시장 7명 중 6명이 모두 재판을 받았고, 그중 4명이 '건설 비리 혐의'로 실형을 선고 받은 지자체가 있다. 바로 경기도 용인시 이야기다. 재판을 받지 않은 한 명은 현재 국민의힘 소속인 정찬민 의원이다. 하지만 최근 < PD수첩 >이 정 의원에 관한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MBC < PD수첩 >은 지난 20일 방송된 '개발 천국의 은밀한 거래'편을 통해 정찬민 의원의 용인시장 재직 시절(2014~2018)과 관련된 몇 가지 의혹을 다뤘다. 방송은 제보자의 증언을 토대로 정 의원이 시장 재직 시절 타운하우스촌 사이 땅을 포함해 인근 토지를 매입하고 도로 신설 계획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또 시장의 특권을 이용해 용인시 일대 개발의 특혜 등을 제공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취재 뒷이야기가 궁금해 지난 21일 '개발 천국의 은밀한 거래' 편을 취재한 성기연 PD를 전화로 만났다. 다음은 성 PD와 나눈 일문일답.

- 20일 방송된 MBC < PD수첩 > '개발 천국의 은밀한 거래' 편을 취재 연출하셨는데 끝나니 어때요?
"이게 그때 그때 다르지만, 대부분은 다 홀가분하죠. 그러나 이번에는 '뭔가 아직 남아있는 게 더 많은데...', '더 잘 했어야 되는데...' 등의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 방송 후 반응은 어떤가요? 시청률은 나쁘지 않았던 것 같은데...
"사실 시청률은 기대하지 않았던 아이템이었습니다. 정찬민 의원이 아직 초선의원이라 인지도가 그렇게 높지 않고, 용인이라는 특정 지역에 대해서만 나가는 내용이라서요. 그리고 현역 국회의원이 주인공이고, 국감 기간이다 보니 괜한 논란에 휘말리지 않기 위해 저희가 상당히 신경 많이 썼거든요. 항상 객관적이어야 하는 게 당연하지만, 더 객관성을 유지하고자 했어요. 최대한 누르고 톤 조절 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쨌든 실시간 검색어가 30대, 40대, 50대, 전체에서 다 1위였거든요. 방송 나가는 동안부터 끝난 이후에도요. 그런 걸 보면 생각보다 반응이 괜찮았다는 생각입니다."

- 제보로 취재를 시작한 것 같은데.
"방송엔 그 과정이 압축적으로 나가 그렇게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 처음 시작은 제보가 아니라 방송 내보낸 그대로였어요. 지난 8월 28일에 국회의원 재산이 공개됐거든요. 그래서 많은 언론매체가 다 그거 분석했잖아요. 그때 저희도 그걸로 프로그램을 해 보려고 그 자료를 한참 분석했거든요. 여러 가지 방면으로 취재하다 보니 제보자하고 연락이 닿은 거죠. 처음에는 그냥 무슨 내용인지 알아보려고 취재를 시작했는데, 여기저기서 제보하고 싶다는 내용이 많았었어요. 그래서 일이 간단치 않다는 생각에 방송 방향을 이쪽으로 정하게 되었습니다."
 

지난 20일 방송된 < PD수첩 > '개발 천국의 은밀한 거래' 편의 한 장면 ⓒ MBC

 
- 이걸 접하고 나선 어떤 생각이 들었나요. 
"양파 껍질처럼 까도 까도 나오는 느낌? 아니면 고구마 줄기처럼 의혹이 나와요. 저희 가 딸이 소유한 한옥카페부터 취재를 시작했거든요. 정찬민 의원 본인은 무주택자이고 딸도 오피스텔 1000만 원 전세밖에 없었는데 갑자기 6억 원짜리 부동산을 샀잖아요. 그게 궁금해서 딸의 땅을 보기 시작했고 거기서부터 뒤에 많은 이야기가 시작됐죠."

- 딸의 땅과 관련하여 문제제기한 내용은, 딸의 친구가 엄청난 금액의 땅의 구입한 뒤 시세차익 하나 없이 세금으로 손해를 보면서 딸에게 넘겼다는 거잖아요. 
"땅 부분의 권리관계가 복잡해서 저도 처음엔 이해하기가 어려웠었는데요. 아마 일부러 추적이 어렵게 복잡하게 했겠죠? 일단 첫 번째 제기한 문제의 핵심은, 그 일대를 개발하는데 인허가 관련해서 도와주겠다는 걸 미끼로 땅을 싸게 넘기도록 했다는 점이고요. 두 번째 의혹은 그 땅을 바로 본인(딸) 명의로 받으면 나중에 문제가 드러날 수 있으니 친구로 하여금 명의 이전 받도록 했다가 딸에게로 우회해서 넘겼다는 거죠.

방송에 내용이 넘쳐서 다 밝히진 않았지만, 이후 타운하우스 분양사업이 예정처럼 잘 진행되지 않고 자금에 문제가 생기면서 차명 소유주가 손을 떼고 싶어 했고 그래서 부득이하게 딸한테로 명의가 넘어간 것으로 파악됩니다.

저희가 사모님을 찾아뵙고 여쭤봤을 때, 사모님은 '2019년 당시 재선에 실패하여 본인과 남편 모두 무직 상태였다. 그런데 무슨 의혹이 있느냐'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런데 그 '무직' 시기에 딸에게 5000만 원을 증여하고 또 그 이상의 돈을 빌려줬다고 하니 아직 그 부분은 의문이 많습니다. 만약 딸이 2억을 본인 돈으로 지불한 게 아니라면, 증여세 탈루, 공직자 재산 신고 규정 위반, 최악의 경우 또 다른 뇌물죄 등이 성립할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 정찬민 의원 일가가 소유하는 땅이 시장 재직시절인 2016년 자연경관 지구 지정에서 해제되었고 가격이 크게 올랐죠. 그럼 정 의원 땅이 자연경관 지정에서 해제되는 건 예정된 것이었나요, 아니면 정 의원이 땅을 사고 바뀐 건가요?
"원래 그 일대가 정 의원의 문중 땅이었어요. 방송에 나온 첫 번째 용도 변경된 곳은 유산으로 받은 본인 땅이었지요. 그러니까 시점상 정 의원이 땅을 소유한 이후 바뀐 사안입니다. 그런데 그곳이 꼭 자연경관 지구 해제 하나만으로 땅값이 오른 건 아니에요. 방송을 보면 알겠지만, 그 땅 양옆으로 다 개발이 됐잖아요. 일대가 다 개발되어서 남은 빈 땅은 거기밖에 없는 거예요. 그러니까 현재는 자연녹지지역으로 되어있든 지목이 임야로 되어있다 하더라도 향후 바뀔 것이 확실시되는 곳이라고 하더라고요."

- 자연경관 지구 해제는 누가 하나요?
"개인적인 생각으로 시장이 자신의 땅 주변을 꼭 짚어서 '이곳을 자연경관 지구에서 해제시키라'고까지는 안 하셨겠지 싶어요. 그곳 말고도 용인시 전역에서 경사도나 주민 동의서 등 개발 관련 규제를 워낙 많이 풀어주기도 했고요. 하지만 그 외에도 계속되는 우연은 의심스럽죠. '우연히' 외주용역의 실수로 용도가 변경되고, '우연히' 도시계획도로가 그 땅을 지나가고, 또 바뀐 도로계획에서 시장님 지인들만 이득을 보고요.

특히 도로는 의심되는 지점들이 많았는데요. 왜냐하면 전문가 말이 도로 같은 경우는 특정 지역에 종합적인 개발 계획의 일환으로 개설되는 경우가 많고, 실제로 당장 수요가 급박한 이슈가 있거나 민원이 많으면 모를까 그렇게 쉽게 개설되지 않는다고 하거든요. 그런데 해당 도로는 실제 가보면 막 교통 체증이 있거나 하지 않아요."

- 정찬민 의원 재임시절 녹지와 1종 주거용지가 함께 있던 땅이 모두 1종 주거용지로 변경됐죠. 용인시는 당시 발표된 국토부 지침을 따른 것이라고 했지만, 해당 지침에 따르면 실제 건축물이 있을 때만 적용되는 것이라고 하죠. 문제는 2015년에 정 의원의 땅에 건축물이 없었다는 거고요. 근데 용인 시청 측은 단순 실수였다고 하고... 근데 용도 변경 결재하는 건 시장 아닌가요?
"토지 용도 변경은 사실 해당 필지뿐 아니라 용인시 전체를 대상으로 했어요. 모든 것은 그저 우연의 일치였고, 전체 도시개발계획의 일환으로 하는 거라서 시장이 그 모든 내용을 세세히 알 수는 없다는 부분도 일견 일리 있어 보이는 말입니다.

하지만 이 말을 신뢰하기가 어려운 게, 일단 시장은 해당 계획이 최종 발표되기 전에 사전에 보고받는 절차가 한 번 더 있어 두 차례의 보고받을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본인 토지가 용도변경이 된 이후 그곳에 땅을 고르고 건물을 올릴 개발계획서를 제출했었거든요. 일반인도 아니고 해당 사안을 최종 결재한 용인시장이라면 본인의 토지가 어떤 근거로 용도변경이 됐는지 알았어야하지 않나요? 그리고 해당 토지에 건물이 있는지 없는지 누구보다 본인이 잘 알았을 텐데 잘못된 결과가 나왔으면 시정했어야죠.

만약 끝까지 몰랐었다고 하신다면, 이것도 의문입니다. 정찬민 전 시장은 무주택자라면서요. 집이 없잖아요. 전 재산의 가장 큰 부분이 지금의 땅값인데 아무리 시장이 청백리라 하더라도 내 전 재산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땅이 용도변경이 되든 말든 신경 쓰지 않았다? 그런데 용도 변경된 후 4개월 뒤에 옹벽을 쌓고 땅을 재정비했다?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죠.

그리고 이번에 제가 인터뷰 질문을 넣었을 때 정찬민 전 시장님이 답을 뭐라고 했냐면 '공시지가가 오르면 본인은 세금만 더 많이 내게 되는데, 땅값이 오르는 게 본인에게 뭐가 좋겠냐'라는 거예요. 그래서 '아, 세상에 이렇게 생각하는 분도 계시는구나'란 생각이었죠. 공식답변을 그렇게 받으니 아주 인상적이었습니다."
 

지난 20일 방송된 < PD수첩 > '개발 천국의 은밀한 거래' 편의 한 장면 ⓒ MBC

 
- 용적률 특혜 문제도 제기하셨던데 좀 더 자세히 설명해주세요.
"동천동이라는 다른 동네 이야기인데요. 용적률을 얼마나 높이 올릴 수 있느냐에서 시행사의 수익률이 달라지는 거죠. 요새 대치동, 잠실 이런 곳들 재건축 얘기할 때 용적률 갖고 해결 안 돼서 얼마나 논란이 있습니까. 그걸 생각해보시면 얼마나 민감한 문제인지 아실 거예요.

그런데 용적률은 공무원이 임의로 해줄 수 있는 건 아니고요. 정해진 규정들이 있거든요. 용적률을 한번 올리려고 하면 심사가 되게 까다롭고 절차가 복잡합니다. 환경영향평가, 도로영향평가 이런 걸 다시 받아야 돼요. 도시개발심의위원회의 심의도 거쳐야 하고요. 근데 당연한 말이지만, 이런 식의 개발사업들은 인허가가 빨리빨리 나와야 해요. 왜냐면 자기 돈으로 몇 천 억씩 갖고 아파트 지어 분양하는 사람 없잖아요. 정말 천문학적인 대출 등이 들어가기 때문에 인허가가 빨리빨리 나는 게 결국 수익과 직결되는 거란 말이에요.

방송 나갔던 내용은 몇 명의 공무원들이 그런 과정을 쉽게 쉽게 만들어 줬다는 거예요. 이를테면 용적률이 한번 올라가면 그럼 환경평가를 다시 받아야 되는데 안 했는데도 심의단계에 올려 주는 거죠. 결국 총 5명의 공무원이 적발됐는데 두 명은 이미 공소시효 만료가 돼서 징계 안 받았고, 세 명이 이제 징계를 받았는데, 한 명 파면, 두 사람은 각각 정직 3개월, 1개월 받았어요. 그리고 감사원이 이걸 검찰에 넘겼고, 검찰은 파면된 공무원에게 뇌물 정황을 발견한 거죠.

감사원 결과에서는 '용적률 상향으로 355세대가 더 지어져 1043억의 특혜를 제공한 셈'이라고 나왔는데, 시행사 쪽에서는 액수가 너무 부풀려져 있다며 현재 감사원을 상대로 '어떤 근거로 1043억이라고 한 건지 근거를 대라'고 행정소송 중이라고 합니다. 검찰의 기소도 부당하다 하고요.

여기까지만 놓고 보면 동천동의 개발을 둘러싼 담당 공무원과 시행사의 유착문제라고 볼 수 있는데요. 저희가 방송한 내용의 또 다른 핵심은 여기에 정찬민 전 용인시장의 역할이 있었다는 것이었죠. 해당 시행사는 정찬민 의원 측에 지속적으로 금품을 제공해왔으며, 동천동 사업 건에서는 특별히 회장이 직접 해당 공무원이 계속 그 사업을 담당할 수 있도록 청탁을 해왔다는 제보가 있었어요. 실제로 그 제보 내용대로 해당 공무원이 인사발령 났던 내용을 확인했습니다."

- 취재하며 느낀 게 있을 것 같아요.
"실은 취재하면서 좀 놀랐던 게, 용인이라면 인구 100만이 넘는 큰 도시고 서울 근교에서 각광받는 신도시 이미지가 있었잖아요. 그런데 무슨 학연, 지연 등으로 인허가 내주고 대가 주고받는 게 너무 구태의연한(?) 옛날 시골 같은 거예요.

그간 '아파트 몇 채 사서 시세차익을 얼마 벌었네'란 뉴스들만 많이 들어왔는데, 이렇게 '땅'으로 장사하는 것의 규모에 놀랐다고 해야 하나? 임야를 사서 토지로 용도 변경하고, 용적률을 높여서 수익을 늘리고... 신세계를 경험한 느낌이었습니다. 그 유혹이 얼마나 강렬하면 그 많은 지자체장이 그렇게 힘든 선거를 치르고도 비리에 연루되어 망신을 당했겠어요."

- 어려운 점은 뭐였어요?
"너무 많았어요. 일단 정말 공부를 많이 해야 됐거든요. 어려운 도시계획, 건설, 부동산... 이런 걸 알아야 했고요. 거기다 방송 출연자분들이 죄다 모자이크였어요. 동네 주민들까지 다 모자이크예요. 왜냐면 그분들이 건설업체들로부터 소송을 많이 당해서 그래요. 그래서 상당한 공포심을 갖고 있어요. '이런 거 잘못 말했다가 또 내가 소송당하면 어떡해'라고 하시는 거죠. 그렇다 보니까 저희도 더 신경 쓰이고, 말 하나라도 책잡히면 안 될 것 같고요. 모든 스태프들이 정말 고3 때보다 빡세게 일했다면 과장인가요(웃음). 지난 일주일간은 거의 다 잠을 못 잤어요."

- 방송국 입장에서도 소송은 달갑지 않을 것 같은데요. 
"저희가 소송이 무서웠으면 아이템 하지 말았어야죠(웃음). 신경 쓸 일이 많은 것들은 힘들지만... 반대로 생각하면요, 제보도 이렇게 많고 내용도 넘쳐나는데 이래서 그동안 공론화가 안 됐나 싶더라고요. 한 편으로는 힘은 들었어도 '했었어야 하는 방송'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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