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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석 손끝 거쳐야 터지는 웃음... 이 방식의 한계

[TV 리뷰] 종영 앞둔 tvN <식스센스>가 시즌2도 성공시키려면...

20.10.28 10:22최종업데이트20.10.28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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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프로그램 기획 단계에서 8개의 에피소드로 구성했지만 모든 출연진이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현재 시즌2에 대한 논의를 긍정적으로 하고 있다." (정철민 PD)

'절반의 성공'. 단 1회만을 남고두고 있는 tvN <식스센스>의 성적표를 매기라면 그리 말하고 싶다. 부정적인 의미는 아니다. 정철민 PD는 "현재 시즌2에 대한 논의를 긍정적으로 하고 있"다고 밝혔는데, 어떤 프로그램이 시즌제를 고려한다는 건 안팎으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는 걸 의미한다. 따라서 절반의 성공은, 방점은 성공에 두되 약간의 아쉬움이 남는다는 뜻이다.

육감 현혹 버라이어티. <식스센스>는 유재석을 중심으로 오나라, 전소민, 제시, 미주 등 여성 멤버들이 어우러져 '가짜'를 찾아내는 예능 프로그램이다. 열정 넘치는 제작진은 출연진을 속이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한다. 폐가를 리모델링해서 가짜 식당을 창조해내고, 가짜 CEO와 가짜 운동을 만들어 낸다. 실제 배우들을 투입해 혼선을 주고, 인기 유튜버를 섭외해 혼란을 가중시킨다.

출연진이 추리를 통해 가짜를 찾아내야 한다는 점에서 과거 SBS <진실게임>을 떠오르게 하는 설정이지만, <식스센스>는 오히려 SBS <런닝맨>에 좀 더 가깝다. 무대가 야외이고, 매회마다 테마는 바뀌지만 큰 얼개가 동일하며, 힌트를 얻기 위해 게임에 목숨을 건다는 점에서 그렇다. <런닝맨>에서 유재석과 호흡을 맞추고 있는 전소민이 출연한다는 것도 기시감을 부여한다.

"미주야, 뭐하는 거야! 제시, Come On!"
"아, 너무 피곤해"
"나는 학원 버스 운전하는 느낌이야."
"난 빨리 녹화 끝내고 집에 가서 누워 있고 싶어."

 

tvN <식스센스> 한 장면 ⓒ tvN

 
그럼에도 <식스센스>가 호평을 받았던 건 유재석과 여성 멤버들이 만들어 내는 케미가 신선했기 때문이다. 전소민은 <런닝맨>에서 구축한 '돌+I' 캐릭터를 가져와 유재석과 티격태격하고, '유재석 바라기' 제시는 '환불원정대'에서 그러하듯 거침없는 코멘트로 유재석을 화들짝 놀라게 만든다. 예능이 처음인 오나라도 만만치 않은 텐션을 과시하고, 예측불허 미주도 유재석을 들었다놨다 한다.
 
"더 힘들어지는 게 뭔지 알아? 이들이 친해지고 있다는 거야."

유재석의 우려(?)처럼 네 명의 멤버들이 점점 친해지면서 유재석의 앓는 소리도 더 커졌다(물론 그건 프로그램의 재미를 위한 설정이다). 유재석은 멤버들의 끝없는 수다와 '가슴 사이즈', '티팬티' 등 걸러지지 않은 표현들에 난색을 표하지만, 시청자들은 그 상황들에 오히려 재미를 느끼게 된다. 멤버들이 유재석을 놀리고 피곤하게 만드는 관계망은 <식스센스>의 전매특허로 자리잡았다.

유재석과 여성 멤버들의 케미, 더 중요한 건
 

tvN <식스센스> 한 장면. ⓒ tvN

 
이 관계망은 추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웃음과 함께 <식스센스>를 지탱하는 기둥이자 진짜 승부수라고도 볼 수 있다. 그러나 한계도 뚜렷하다. 웃음의 모든 포인트가 유재석의 손끝을 거쳐야 한다는 점이다. 물론 출연진의 캐릭터를 만들어내고, 각각의 멤버들과 케미를 만들어내는 유재석의 능력은 의심할 여지가 없지만, 관계망 자체가 단순해지면서 발생하는 지루함은 불가피하다.

가령, 게스트(남성)가 등장할 때마다 홀대 또는 환호가 반복되고, 유재석은 멤버들의 과장된 반응에 코멘트를 하며 웃음을 유도한다. 가장 익숙한 형태의 전개이다. 멤버들의 경우에는 재미있는 상황이 생길 때마다 자체적으로 웃음을 생산한다기보다 유재석에게 쪼르르 달려가는 양상을 되풀이한다. 결국 유재석에 의해 '발견'되고 '가공'되어야 하는 구조인 셈이다.

다소 복잡하게 말했지만, 결국 여성 멤버들끼리 만들어내는 이야기의 부재를 지적하는 것이다. 분명 여성 멤버들이 촬영을 거듭하면서 친해졌고, 팀워크가 향상된 것고 확연히 눈에 띈다. 그러나 그 친분이 하나의 서사로 기능하기보다 오로지 유재석과의 관계망에서만 표출된다는 점은 아쉽기만 하다.

프로그램의 성격이 다르긴 하지만, MBC <놀면 뭐하니?>의 '환불원정대'의 경우 만옥(엄정화)과 천옥(이효리), 은비(제시), 실비(화사)는 제작자 지미유(유재석)과 대립각을 세우기도 하고, 의지하고 협력하는 모습 등 다양한 관계를 보여준다. 또, 멤버들끼리 따로 만나서 자신들만의 서사를 이끌어내기도 한다. <식스센스>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모습이다.

이런 아쉬움은 시즌1까지는 이해할 수 있는 대목이다. 프로그램을 안착시키기 위해 익숙한 패턴을 반복하고 강조할 필요가 있었을 테니 말이다. 확실한 웃음 포인트를 장착한 건 분명 긍정적인 부분이다. 하지만 시즌2가 제작된다면 그 이상이 요구된다. 유재석과의 관계에서 발생하는 웃음과 별개로 여성 멤버들끼리 만들어내는 다양한 루트의 웃음이 필요하다.

<식스센스>는 최근 강세를 보이고 있는 여성 예능 가운데 '힘'이 좋은 편이다. 시청률이나 화제성 면에서 앞서 나가고 있다. 당장 시즌제가 논의되는 것만 해도 그렇다. 그러나 유재석에 대한 높은 의존성이나 남자 게스트만 초대하고 여성 멤버들의 리액션을 강조하는 점 등은 여성 예능으로서의 정체성을 흐릿하게 만든다. 시즌2가 제작된다면 그에 따른 제작진의 고민이 절실하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종성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 '버락킴' 그리고 '너의길을가라'(https://wanderingpoet.tistory.com)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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