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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뉴부터 질 엘리스까지, '전설'이 된 명장의 공통점 둘

[리뷰] 넷플릭스 다큐 <플레이북: 게임의 법칙_경기의 규칙, 인생의 규칙> 시즌1

20.10.07 11:36최종업데이트20.10.07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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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북 포스터 ⓒ 넷플릭스

 
스포츠는 땀의 역사다. 태생으로 삶의 격이 나누어지는 이 시대에 우리는 스포츠 경기를 통해 차곡차곡 쌓아 올린 정직한 땀의 성과물을 보면서 위로받는다. 박찬호와 박세리를 보면서 꿈을 키웠고 김연아의 점프를 보고 벅차올랐다. 최근 손흥민 선수는 프리미어리그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트를 상대로 2골 1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리그 득점 공동 선두에 올랐다. 국적이 같다는 것 외에 어떠한 친분도 없지만 그의 눈부신 활약에 즐겁다. 한국이라는 동일 환경에서 쏘아 올린 멋진 꿈의 실현이기에 감정 이입이 되는 것이리라.

물론 스포츠에도 잔인하고 기분 나쁜 자본주의 시스템이 작용한다. 얼마 전 바르셀로나를 대표하는 공격수 수아레즈는 전화 한 통으로 소속팀에서 쫓겨나며 눈물의 기자회견을 했다. 하지만 그는 이적 후 훌륭한 모습으로 골을 성공시키며 자신을 지지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었다. 다소 불공평한 환경을 개인의 노력과 동료의 도움으로 극복해나가는 스토리는 논픽션 드라마 그 자체다.

그런 그들 곁에는 항상 감독이 있다. 대다수 스포츠 선수들은 축하할 일이 생길 때마다 부모 다음으로 감독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감독은 보통 선장에 비유된다. 모진 풍파를 뚫고 크루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 가는 사람이다. 테크니션이라기보다 사상가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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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적인 감독들의 성찰과 자신만의 규칙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플레이북: 게임의 법칙> 시즌1에서 손흥민 선수 소속팀 토트넘 훗스퍼의 감독 조제 모리뉴는 슈퍼 스타를 다루기 힘들지 않냐는 질문에 "나는 선수가 아니라 팀을 이끈다"라고 했다. 그리고 또 슈퍼 스타를 이끌지 못하면 어떤 선수도 다룰 수 없다고 했다. 자신은 경쟁을 즐기는 사람이고 축구는 종교라고 했다. 스스로 '스페셜 원'이라고 부르는 그는 유럽 3대 리그를 정복했다.

 

다큐멘터리 <플레이북 : 게임의 규칙 인생의 규칙> 스틸 컷 ⓒ 넷플릭스

 
이외에 이 다큐에는 미국 농구 대회(NBA)에서 시애틀을 우승으로 이끈 닥 리버스, 미국 여자 월드컵팀의 부흥기를 이끈 질 엘리스, 테니스 여제 세리나 윌리엄스의 재기를 완성시킨 파트리크 무라토글루, 미국 사우스 캐롤라이나 대학 여자 농구팀에게 첫 전국 우승을 안긴 돈 스테일리가 등장한다. 수치로 표현된 그들의 업적은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었다. 입이 벌어지는 성취를 가능하게 한 그들의 철학이 몇 가지 법칙으로 정리되어 소개된다. 다큐는 '게임의 규칙, 인생의 규칙'이라는 부제에 맞게 각 감독들의 장엄한 여정을 40여분으로 압축하여 보여준다.

각자 다른 말을 하고 있는 것 같았지만 모두 스포츠를 사랑하고 경쟁을 즐겼다. 그리고 냉철하게 현실을 분석하고 판을 이해했다. 질 엘리스는 승리를 외로운 산봉우리에 비유했다. 다시 내려갔다가 올라가는 것만이 변치 않는 진리라고 했다. 그녀의 진정성은 동성애자로서 커밍아웃하며 양녀를 입양하고 행복한 가정을 꾸리는 것으로 더욱 빛을 발했다. 그녀의 팀 선수들은 남자 선수들과 동등한 처우를 받기 위해 승리로 투쟁했고 변화를 이끌었다. 그렇게 다큐 주인공들은 스포츠와 삶에서 각자 나름의 방식대로 군장을 차고 끝까지 버티며 고지에 올랐다. 

나는 보이는 대로 믿지 않는다. 편집된 삶도 믿지 않는다. 대부분의 역사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만들어졌다. 오리의 허덕이는 발처럼 수면 아래의 역학이 세상을 움직이게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우리는 보이는 것에 이끌리고 흔들린다. 그래서 주변 환경을 바꿔감에 따라서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내기도 한다.

이 다큐는 다양한 분야에서 흘리는 땀을 의심하는 자들에게 보내는 위문편지다. 땀으로 승리하고자 하는 이들을 격려한다. '노오력'만으로 모든 것을 이룰 수 없지만, 세상은 반드시 또 그렇지만은 않다는 것을 알린다. 스포츠를 지배하는 수많은 요소 중에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땀이라고 그들은 말한다. 때로는 '불편한 곳에서 기회가 만들어진다' 같은 말들이 새로운 인생의 계기가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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