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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을 잃은 뒤 납치 당한 여성... 이 영화가 무서운 까닭

[리뷰] 영화 <아무도 없다> 외로움 속에 겪는 숨막히는 공포

20.09.17 11:16최종업데이트20.09.17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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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아무도 없다> 포스터 ⓒ 판씨네마㈜

 
대부분의 사람들은 누군가와 함께 삶을 살아간다. 그것이 사람이든 동물이든 많은 것을 공유하며 같이 생활하면서 한 걸음씩 나아간다. 꼭 결혼이 아니더라도 사랑하는 누군가와 함께 시간을 보낸다는 것은 자신이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느끼게 해 주고, 삶에 대한 의지도 일깨워 준다. 그런데 그 누군가와 함께라는 느낌은 사실 살면서 잊기 쉬운 마음이다. 같이 있는 사람과 다투거나 관계가 소원해졌을 때 혼자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삶을 살아가다가 아주 힘든 상황에는 혼자 어디론가 떠나면서 그 아픔을 잠시 잊고 싶어 한다. 그것이 잠깐 살던 곳을 벗어나는 여행이 될 수도 있고, 집을 옮기는 이사가 될 수도 있다. 그렇게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면서 마음을 추스르고 앞으로 살아갈 힘을 얻게 된다. 어쩌면 그것은 기존의 삶에 변화를 주려는 노력일 수도 있고 그저 고통을 회피하려는 것일 수도 있다. 그것이 고통을 직면하는 것이든, 고통을 피하는 것이든 그렇게 어디론가 떠나면서 대부분은 삶의 아픔을 딛고 한 걸음씩 나아가려 한다. 그런 혼자만의 시간으로 같이 하던 가족과 관계가 나아지기도 하고 아예 그 가족에게서 완전히 떠날 수도 있다. 그 떠남은 어쨌든 어떤 결과를 가지고 온다.

가족을 잃은 제시카의 뒤를 쫒아가는 영화 <아무도 없다>

영화 <아무도 없다>는 여성이 남편을 잃은 후 어디론가 이사를 떠나면서 벌어지는 일을 담는다. 영화는 처음에 자신의 차에 짐을 싣고 있는 제시카(줄스 윌콕스)의 모습을 보여준다. 축 처진 어깨와 우울한 표정은 그가 자신의 집을 떠나고 싶다는 느낌을 준다. 그가 운전대를 잡고 떠난 이후부터 영화는 도로에서 달리는 모습을 시종일관 보여준다. 그가 부모와 통화하는 모습을 통해 가족과의 관계가 소원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남편을 얼마 전에 잃었다는 간단한 정보를 전달한다. 

제시카가 운전을 하고, 휴게소에 들러 담배를 피우며 쉬는 모습에는 괴로움의 흔적이 가득하고, 그가 달리는 가로등도 없는 깜깜한 도로는 그가 가는 길이 보이지 않음을 간접적으로 묘사한다. 그런 외로운 길 한가운데에서 제시카는 어떤 차를 만난다. 느리게 가던 그 차에게 경적을 울리고도 비켜주지 않자 그 차를 앞질러간 제시카는 이후 모텔과 휴게소 등에서 그 차를 운전하는 남자(마크 멘차카)를 만난다. 반복된 우연은 꽤 무서운 느낌이 들게 한다. 그 남자는 길에서의 위협을 사과했지만 우연이 반복되면서 제시카는 점점 공포스러운 느낌을 받는다. 
 

영화 <아무도 없다> 장면 ⓒ 판씨네마㈜

 
제시카의 개인적인 슬픔과 외로운 감정이 영화 중반까지 보여지기 때문에 관객은 우연히 만나는 남자가 정말 악인인지 아닌지 계속 판단하지 못한다. 많은 사람들이 그렇듯 자신이 어려운 상황에 놓여 감정적으로 좋지 않을 때 주변에 다가오는 사람들을 제대로 판단하지 못하기도 한다. 감정적으로 혼란스러운 상황에 있던 제시카도 처음에 그 남자에 대해 판단을 하지 못하지만 반복적으로 다가오는 남자로부터 결국에는 도망치고 만다. 

사실 도로에서 누군가를 납치하거나, 차량으로 위협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영화는 꽤 많이 있었다. 영화 <아무도 없다>가 흥미로운 부분은 전적으로 주인공 제시카가 느끼는 것을 그대로 관객에게도 전달하려 노력하고 있다는 것이다. 누군가 자신을 따라온다고 생각될 때, 그 주변에 등장하는 모든 것에 신경이 쓰인다. 특히 제시카가 휴게소에서 잠시 쉬고 있을 때, 주변에서 벌어지는 많은 것들에 대해 경계하기 시작한다. 화장실에 다녀오는 사람, 새로 들어오는 차량의 모습, 화장실 앞에서 휴대폰을 보고 있는 사람 등 아주 사소한 그 행동들을 영화는 세세하게 보여주면서 주인공의 신경이 곤두서 있는 그 느낌을 그대로 전달한다. 

결국 제시카는 그 남자에게 납치되고, 제시카는 그 남자로부터 벗어나려 혼신의 힘을 다한다. 그 남자의 목적은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지만 별 다른 이유 없이 그런 악행을 벌이는 것은 분명하다. 그리고 슬픔과 외로움으로 가득 찬 제시카에게 그 슬픔과 외로움을 이용해 더욱 괴롭히면서 상대방의 삶에 대한 포기를 이끌어내려 노력한다. 하지만 그 시도는 제시카의 탈출로 막혀버리고 만다. 

조용한 디테일을 통해 전달하는 숨막히는 공포

영화가 공포를 전달하는 방식은 시끄러운 소음이 나지 않는 조용함을 통해서다. 초반 휴게소의 적막한 분위기, 그 남자의 별장에서 탈출하기 직전 혼자 창고에 숨어 남자의 행동을 볼 때의 숨 막힘 그리고 마지막으로 비가 오는 숲에서 남자를 피해 혼자 어딘가 숨어있을 때의 조용함은 영화를 보는 이들의 숨이 막히게 만든다. 
 

영화 <아무도 없다> 장면 ⓒ 판씨네마㈜

 
사실 주인공 제시카가 남편의 죽음 이후 자신의 부모로부터 떠나게 된 이유는 이전의 삶에서 벗어나 보다 긍정적인 삶을 살기 위함이 크다. 그렇게 다음 한 걸음을 나아가기 위해 떠난 제시카는 더욱 절망적인 상황으로 한 번 더 떨어지게 되고, 그 바닥 끝에서 자신의 삶을 지키기 위해 다시 위로 내딛는다. 그 어려운 상황에서 그는 다른 사람의 도움은 전혀 받지 못하고 받을 수 있는 환경도 되지 않는다. 결국 그 어려움을 이겨내기 위해 자신의 몸을 한 번 더 움직이고 아픔을 견디며 스스로의 힘으로 스스로의 삶을 만들어나간다. 

영화 <아무도 없다>의 설정 자체는 사실 기존의 비슷한 영화들과 크게 다를 것이 없어 완전히 없어던 이야기를 하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특별한 장치가 없이도 조용한 음향과 연출로 관객을 공포로 밀어 넣고, 영화 내내 긴장감을 갖고 보게 만든다는 면에서 차별화된 부분이 있다. 무엇보다 아무도 도와줄 수 없는 숲에서 제시카와 남자가 벌이는 추격 장면은 끝까지 긴장을 놓지 못하게 만든다. 

주인공 제시카는 영화 내내 혼자다. 아무도 도와주는 사람이 없고 영화의 끝까지도 그는 자신의 힘으로 그 상황을 극복해 나아간다. 누군가와 함께 하다 혼자가 된 많은 사람들이 제시카와 같이 더 암울한 상황을 만나기도 한다. 어쩌면 그 상황 속에서 밝은 곳으로 빠져나올 수 있게 도와주는 건 온전히 자신의 의지 밖에는 없을 것이다. 갑자기 의도하지 않게 잠시 혼자가 되고, 암울한 상황이라고 할지라도 포기하지 않고 한 걸음씩 걸어나가다 보면 어느 순간 그 어두운 터널을 벗어나게 될 것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동근 시민기자의 브런치, 개인 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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