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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리밍 서비스로 돌아온 90년대 데이비드 보위

‘아워즈 투어’가 담긴 99년 파리 공연 등 세 장의 라이브 앨범 발매

20.08.19 17:20최종업데이트20.08.19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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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팔로폰 레코드는 데이비드 보위의 1990년대 공연이 담긴 희귀 라이브 앨범 세 장을 몇 달 안에 스트리밍 서비스로 공개한다고 밝혔다. 지난 5월 15일에 공개한 < LiveAndWell.com >은 1997년 ‘어스링 투어’를 편집한 라이브 앨범이다.

앨범 타이틀 같지 않은 < LiveAndWell.com >은 2000년에 발매된 희귀 아이템이다. 당시 보위넷 가입자만 구매할 수 있던 한정판 CD라 중고품이 고가에 거래되기도 했다. 스트리밍에는 보너스 디스크에 수록된 네 개의 리믹스 트랙이 빠졌지만, 라이브 트랙 두 개가 보너스로 추가됐다.

‘The Hearts Filthy Lesson’은 타오 존스 인덱스라는 말장난 같은 이름으로 출연한 ‘피닉스 페스티벌’ 공연이다. 만다린 버전으로 홍콩 차트 1위에 오른 ‘Seven Years in Tibet’, 토착 문화 파괴를 냉소적으로 그린 ‘I'm Afraid of Americans’, 다양한 리믹스로 이어진 리듬 트랙 ‘Little Wonder’는 ‘어스링 투어’의 핵심 트랙으로 모두 앨범에 수록했다.
 

스트리밍 서비스로 처음 공개된 < LiveAndWell.com > ⓒ davidbowie.com

 
실험을 멈추지 않은 1990년대의 데이비드 보위

보위의 1990년대는 실험으로 가득했다. 솔로 활동을 멈추고 1989년부터 시작한 밴드 틴 머신(Tin Machine)은 대중성과 거리가 멀었다. 1991년에 발표한 < Tin Machine II >는 “밋밋하고 점잖은 아방가르드 앨범”이라는 혹평과 함께 보위 팬들에게도 여전히 낯선 앨범으로 남아있다. 하지만 놀랍게도 이 앨범은 올해 7월 재발매가 성사됐다.

1992년 뉴욕에 정착한 보위는 이듬해 6년 만에 발표한 솔로 앨범 < Black Tie White Noise >로 인기를 회복했다. 평단의 반응은 엇갈렸으나 어김없이 안전한 방향을 거부한 보위는 자신감이 넘쳤다. 당시 국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도 준비 중이라고 밝힌 < Tin Machine III >는 제작이 무산되었고, 브라이언 이노(Brian Eno)와 재회해 < Outside >라는 실험적인 대작을 1995년에 발표했다.

1995년 댈러스 공연이 담긴 < Ouvrez Le Chien >은 ‘아웃사이드 투어’를 편집했다. 나인 인치 네일스(Nine Inch Nails)와 함께 했던 곡들은 포함되지 않았으나 ‘Hallo Spaceboy’, ‘We Prick You’ 등의 신곡과 ‘Andy Warhol’, ‘The Man Who Sold The World’, ‘Breaking Glass’ 같은 과거 명곡이 조화를 이뤘다.

같은 해 버밍엄 국립 전시 센터에서 공연한 ‘Moonage Daydream’, ‘Under Pressure’는 보너스 트랙으로 추가됐다. ‘연극 같은 공연’을 고려했으나 방법을 찾기 어려워 종래의 방식을 택한 ‘아웃사이드 투어’는 되레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95년 10월 13일 댈러스 공연이 담긴 < Ouvrez Le Chien > ⓒ davidbowie.com

 
지난 8월 14일에 발매된 < Something in the Air >는 1999년 파리 공연이 담긴 ‘아워즈 투어’다. 보위는 공연 당일 오전 프랑스 문화부 장관 표창을 받았으나 반응은 담담했다. 과거 업적을 칭송하는 건 언제나 먼 미래를 내다본 그의 행보와 어울리지 않았다.

프로듀서 리브스 가브렐스(Reeves Gabrels)와 끊임없이 충돌하며 완성한 앨범 < Hours >는 대중과 평단에 혼란을 안겼다. 유행에 관심이 많았던 보위의 계속된 실험은 모두를 만족하게 할 수 없었다. 99년 12월 런던에서 열린 공연에 초대받은 글래스톤베리 페스티벌 주최자 마이클 이비스(Michael Eavis)는 “지루해 죽겠다”라는 말을 남기고 공연 중간에 떠났다.
 

99년 10월 14일 파리 공연 전체를 수록한 < Something in the Air > ⓒ davidbowie.com

 
< Something in the Air >에는 당시 연주했던 15곡이 빠짐없이 수록됐다. ‘Thursday's Child’를 필두로 ‘Seven’, ‘Survive’ 등의 신곡을 선보였고 ‘Something in the Air’를 처음 연주했다. 데뷔 전인 1965년에 발표한 ‘Can't Help Thinking About Me’를 연주한 것도 특별했다. 보다 적극적으로 새 앨범 홍보에 나선 보위는 무대에서도 에너지 넘치는 모습을 보여줬다.

보위는 당시 BBC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1990년대에 성장기를 보냈다면 음악보다 인터넷에 더 빠졌을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과거 로큰롤의 반항적이고 허무주의적인 태도를 인터넷에서 찾을 수 있다”며 경직된 사고에서 벗어난 현재를 옹호하기도 했다.

오랜 팬들은 스트리밍으로 공개한 라이브 앨범들이 음반으로 출시되길 바라고 있다. 하지만 스마트폰에 최적화된 디지털 아카이브 시리즈도 보위라는 인물과 완벽하게 어울린다. 당시 사람들이 가지고 있던 미디어 개념은 보위의 예견처럼 대부분 파괴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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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 스타 음악, 前 월간 팝 음악지 비굿, 싸이월드 뮤직, 하이닉스 웹진 음악 필자, SPACE 웹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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