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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런 없는' 골목식당, 백종원도 무장해제 시킨 그들의 입담

[TV 리뷰] SBS 예능 프로그램 <백종원의 골목식당>

20.08.06 17:01최종업데이트20.08.06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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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장기간 솔루션이 진행됐던 '포항 꿈틀로'를 뒤로 하고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이 오랜만에 서울로 돌아왔다. 대망의 25번째 골목은 도봉구 창동(倉洞) 골목이었다. 창동은 그 이름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조선시대 양곡창고가 있던 데서 유래한 지명인데, 현재는 서울 최북단의 주거밀집 지역이다. 김성주는 MBC에 입사하기 전 3년 가량 이곳에서 거주했다며 반가운 얼굴로 창동에 대해 설명해 나갔다.

창동은 전형적인 베드 타운(Bed Town)이라 출퇴근 시간을 제외하면 인적이 드문 동네였다. 그나마 활기를 띠는 큰길가에 비해 골목 안쪽은 휑하기만 했다. 급기야 인근에 쌍리단길이 생기면서 창동 골목은 직격탄을 맞아 사람들의 발길이 더욱 뜸해졌다. 말 그대로 상권이 죽어버려 활성화하기 쉽지 않은 골목이었다. 과연 <골목식당>은 창동 골목에서 어떤 원석을 발견하고, 어떤 기대감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
 

<백종원의 골목식당>의 한 장면 ⓒ SBS


"뭔가 하나가 당겨주면서 나머지가 맞춰주면 좋은데, 김밥 속재료 많이 들어갔는데 네 맛도 내 맛도 아닌 느낌?"

첫 번째 식당은 '(NO배달) 피자집'이었다. 10년 만에 피자집 창업의 꿈을 이룬 정태진 사장님이 2년 6개월째 운영하고 있었다. 동네에 생긴 프랜차이즈 피자집에 들어갔을 때, 그 노란색 분위기가 너무 예뻐 자신도 가게를 오픈하고 싶었다고 했다. 2년 동안은 그럭저럭 장사가 잘 됐는데, 최근에 판매량이 하루에 15판 남짓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했다. 일반적인 피자집과 달리 배달을 하지 않는다는 점이 특징이었다.

시식에 나선 백종원은 사장님의 이름을 딴 시그니처 피자(지니 피자)의 맛을 보고서 아쉬움을 드러냈다. 손이 큰 사장님은 무작정 토핑을 많이 집어 넣었는데, 그 때문에 이도저도 아닌 맛이 되어버린 것이다. 가뜩이나 복잡한 피자 맛에 올리브와 도우 맛이 너무 강하게 느껴졌다. 맛의 중심이 없다는 게 혹평의 주된 골자였다. 돌이켜보면 <백종원의 골목식당>과 피자라는 메뉴의 궁합은 썩 좋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백종원은 피자를 만드는 메커니즘을 김밥에 비유하며 설명을 이어나갔다. 재료를 많이 넣어서 풍성한 맛을 구현하는 곳도 있고 구성을 최대한 단순화해서 맛을 내는 곳도 있는데, 중요한 건 재료 간의 어울림이라고 했다. 또, 밥의 밑간처럼 도우 반죽의 맛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차분히 연구를 하면서 사장님의 입맛에 맞는 피자를 찾는 게 우선이었다. 손이 빠른 사장님은 조금만 노력하면 업그레이드 할 수 있을 터였다. 
 

<백종원의 골목식당>의 한 장면 ⓒ SBS

 
"장사는 참 잘하는데 왜 손님이 없냐면... 그냥 닭튀김에 양념 버무린 맛인데요."

'닭강정집'은 19년 동안 우정을 이어온 33살 두 절친(신용민, 진용역) 사장님이 함께 운영하고 있었다. 푸드트럭으로 시작해 닭강정 매장을 오픈한 케이스였는데, 안타깝게도 푸드트럭을 하면서 3천만 원의 빚을 지고 닭강정집을 하며 또 그만큼의 빚이 더 생긴 상태였다. 흥미로운 점은 두 사장님들의 장사 수완이었다. 찾아오는 손님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했고, 활기 넘치는 입담으로 웃음을 선물했다. 이들의 문제점은 무엇일까.

반죽이 시작되자마자 백종원은 문제를 파악했다. 사장님들은 대량의 닭에 대량의 반죽물을 넣었는데, 그렇게 튀길 준비가 끝난 닭들을 냉장고에 보관했다. 그건 손님들이 물밀듯 밀려오는 바쁜 식당에서나 취할 방식이었다. 왜냐하면 닭에 소금으로 간을 하고 반죽을 해놓으면 물이 나와 육즙이 빠져 맛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시식을 해본 백종원은 자신의 예상대로 닭강정의 맛이 문제였다고 지적했다. 

장사는 잘하는 데 장사가 안 되는 집, 닭강정집의 장점과 단점을 뚜렷했다. 우선, 사장님들의 입담은 김성주도 인정할 정도였다. 백종원도 무장해제시킬 만큼 장사 수완도 좋았다. 이 점은 분명 손님들에게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을 것이 분명했다. 다만, 식당은 '맛'으로 승부해야 하는 법인 만큼 입담보다 중요한 기본이 결여돼 있다는 건 치명적이었다. 물론 그건 백종원과 함께 차근차근 준비해 채워나가면 될 일이었다. 
 

<백종원의 골목식당>의 한 장면 ⓒ SBS

 
"창업할 때 제일 중요한 건 창업할 상권의 주 고객층 분석이 제일 중요해요."

마지막으로 소개된 식당은 '뚝배기파스타집'이었다.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수 셰프'로 일하며 실력을 쌓아 온 김용현 사장님이 운영하고 있었다. 6년 동안의 경험을 토대로 창업에 도전했고, 어느새 가게를 오픈한 지 6년이 지났다. 대표 메뉴는 낯선 이름의 빼쉐(매콤한 뚝배기 파스타)와 빠네 크림 파스타였는데, 그 외에도 무려 37개의 메뉴가 있었다. 그만큼 사장님의 기본기는 탄탄한 편이었다. 

그런데 문제는 쌍리단길이 부상하면서 인근에 다른 파스타집이 7개나 생겨버렸다는 점인데, 경쟁업체가 우후죽순 생겨버린 탓에 뚝배기파스타집은 매출에 심대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었다. 사장님은 소원이 손님들과 대화를 나누는 것이라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한편, 백종원은 '빼쉐(해산물이 주재료인 스튜)'라는 메뉴가 지나치게 어렵게 느껴진다며, 가족 단위로 거주하는 베드 타운인 창동에 잘 어울리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백종원의 골목식당> 창동 편은 적어도 '빌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것으로 보인다. NO배달피자집, 닭강정점, 뚝배기파스타집 세 곳의 식당 모두 청결 면에서 합격점을 받았고, 장사에 대한 의욕도 충만해 보였다. 단지, 방법을 잘 몰라서 조금 헤매고 있다는 인상이었다. 백종원과 세 곳의 식당들이 과연 어떤 해답을 찾아낼지 차분히 따라가 보도록 하자. 쓸데없는 힘빼기가 없어 알짜배기 정보로 가득할 테니 말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종성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 '버락킴' 그리고 '너의길을가라'(https://wanderingpoet.tistory.com)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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