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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으로 못 돌아온 이태원... "언더그라운드 씨 말라간다"

[르포] 코로나19 이후, 이태원② : 연대만이 살길이다

20.07.31 15:48최종업데이트20.08.03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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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일 한국음악레이블산업협회는 코로나 19 여파로 인한 음악 산업계 피해 규모가 약 877억 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중소 레이블 및 유통사의 발매 연기 및 취소, 인디 뮤지션들의 소규모 공연부터 대규모 페스티벌까지 사라져 버린 공연 시장의 실태를 반영한 통계다.

그러나 이 통계에도 잡히지 않는, 외로운 싸움을 이어나가는 음악인들의 목소리가 있다. IZM은 코로나 19가 지배하는 세상에서 살아남고자 하는 모든 종사자들의 목소리를 듣고자 한다. 첫 번째로 IZM이 찾아간 곳은 이태원이다. 7월 한 달 동안 직접 취재하며 담은 목소리를 다섯 차례에 걸쳐 공개한다.[편집자말]
 

소프(Soap Seoul)에서 진행한 '서포트 이태원' 프로젝트는 이태원 지역 30개 사업체와 함께 이태원 지역 상권의 심각한 상황을 알리고 용산복지재단에 코로나 관련 기금을 기부하며 연대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 Soap Seoul

 
이태원 커뮤니티는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뭉쳐야 산다'는 메시지를 깊이 새겼다. 6월 12일부터 한국클럽문화개선협회 주도로 진행한 '서포트 이태원(Support Itaewon)'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이태원 일대 소프, 케이크샵, 볼노스트(Volnost), 파우스트(Faust)같은 언더그라운드 클럽은 물론 서울커뮤니티라디오와 같은 단체, 이태원 일대 음식점과 카페, 바를 포함한 30여 곳 사업장이 힘을 모아 시작했다. '서포트 이태원'이라는 문구와 각 사업장을 대표하는 상표를 티셔츠에 담아 발매했다. 

인스타그램에서 3천 회 이상의 '좋아요'를 받으며 화제를 모은 이 프로젝트는 일주일 만에 온라인 티셔츠 판매를 모두 완료했다. 수익금의 절반은 프로젝트에 참여한 업장들과 나눴고, 나머지 절반은 용산구청에서 출연한 비영리 공익재단 '용산복지재단'에 기부했다.

소프의 공동 설립자이자 DJ 팰런스는 "오프라인에서 티셔츠 구입하는 분들께는 30% 세일을 해드렸다. 클럽 문화를 넘어 '이태원에 방문해 주세요'라는 의미가 있었다"라고 설명하며 이 프로젝트가 이태원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기획임을 분명히 했다.
 

6월 27일 이태원 서울커뮤니티라디오(Seoul Community Radio)에서 진행된 케이크샵의 '아트 오브 더 포스터' 큐레이션은 올해로 오픈 8주년을 맞는 케이크샵의 포스터를 전시하며 언더그라운드의 역사를 아카이빙했다. ⓒ Cakeshop 제공

 
클럽 케이크샵도 '리플라이 이태원(Reply, Itaewon)'이라는 이름의 커뮤니티 프로젝트와 함께했다.

언더그라운드 베뉴 피스틸(Pistil), 서울커뮤니티라디오 및 다양한 지역 사업체들과 함께 지구본 모양의 티셔츠를 제작했다. 이렇게 제작된 티셔츠는 온라인 구매 링크를 통해 구입할 수 있다. 판매 수익은 곧장 로컬 브랜드로 전달된다. 자신이 자주 찾고 응원하는 공간에 직접 수익을 전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서포트 이태원' 프로젝트와는 또 다른 방식으로 이태원 상권에 도움을 주고 있다. 

이어 케이크샵은 6월 27일 서울커뮤니티라디오와 함께 '아트 오브 더 포스터' 큐레이션도 진행했다. 올해로 오픈 8주년을 맞는 케이크샵을 다녀간 수천 명의 아티스트와 디제이들의 포스터가 서울커뮤니티라디오에 갤러리처럼 전시됐다.

언더그라운드 구성원들을 위한 비영리 사단 법인도 조직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전까지는 언더그라운드 클럽이나 아티스트들 간의 교류가 흔하지 않았다. 그러나 상황이 심각해지며 서로 손을 잡고 연대해야 할 필요성이 생겨났다.

소프 관계자는 비영리 사단 법인의 목적에 대해 "인증된 단체를 조직해 공식적으로 아티스트들과 클럽들의 목소리를 담고, 나아가 한국 클럽 문화 인식을 개선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언더그라운드 문화, 어려운 시기 잘 자라"

코로나 19의 '클럽발 감염' 이후 이태원의 일상은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취재 과정에서도 난항을 겪었는데 이 문제 자체를 공론화하기 꺼리는 분위기였다. 지금도 이들은 난생처음 경험했던 외면의 시선을 잊지 못하고 있다.

서울커뮤니티라디오의 기획자 이슬기씨는 "대규모 감염이 터진 그 주 토요일 밤에 이태원 초등학교 쪽에서 녹사평역 쪽으로 천천히 걸어가 봤다"며 "한창 사람들로 붐볐을 시간인데, 이태원역까지 사람이라곤 한두 명밖에 없었다, 그 후 한동안 사람 보기가 어려웠다"고 말했다.

클럽 소프 DJ 폴른스도 "오늘 아침에 일어나서 휴대폰 사진첩 갤러리에서 여러 클럽들, 여러 이벤트들에서 음악을 트는 제 모습을 봤는데 꿈만 같았다"고 말했다. 
 

서울커뮤니티라디오의 기획자 이슬기는 "언더그라운드 문화가 문화의 일원으로 받아들여지기를 바란다."며 이태원에 드리워진 편견어린 시선이 걷히길 희망했다. ⓒ Seoul Community Radio 제공

 
그럼에도 코로나19 이후의 일상을 위한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이태원에 거주하는 로컬 아티스트들과 기획자들, 운영자들 모두가 인식 개선을 위해 연대하고 있다. 음악인·문화인들만의 연대를 넘어 이태원이라는 지역 자체를 아우르는 로컬의 개념으로 발전시키고 있다는 것 역시 고무적이다.

이태원의 아티스트들은 오늘도 투쟁 중이다. 보편을 위해, 일상을 위해, 편견없이 사람들과 함께했던 즐거운 시간을 되찾기 위해. 클럽 케이크샵의 가브리엘과 사무엘도 코로나 위기를 극복하고 다시 예전의 이태원을 되찾고자 노력하겠다는 다짐을 밝혔다.

"코로나바이러스를 비롯한 온갖 사태들 때문에 세계 각지의 언더그라운드 문화의 씨가 말라가고 있다. 도시에 특색과 정체성을 부여하는 것이 바로 언더그라운드 문화다. 우린 이 사태를 이겨내고 언더그라운드의 생명을 지켜낼 것이다."

☞ 이전기사 바로가기 : "클럽에 발길 끊긴 것보다 '유령도시' 된 게 더 슬펐죠"
덧붙이는 글 기획 : 김도헌
취재 : 김도헌, 장준환, 황인호, 임선희, 이홍현

이 기사는 대중음악웹진 이즘(www.izm.co.kr)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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