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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비 종교단체에 잠입한 배우들... 이들의 목적은?

[리뷰] 영화 <주식회사 스페셜액터스>

20.07.27 13:56최종업데이트20.07.27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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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회사 스페셜액터스> 포스터 ⓒ 찬란


2년 전, 한 편의 영화가 일본에서 큰 화제를 모았다. 연예인들이 앞장서서 관람 인증샷을 올릴 만큼 열풍을 일으킨 영화 <카메라를 멈추면 안 돼!>로 우에다 신이치로 감독은 단번에 스타덤에 올랐다. 기막힌 구성과 개성 강한 캐릭터, 따뜻한 유머는 열도를 뒤흔들었다. 전작의 스핀오프인 <카메라를 멈추면 안 돼! 스핀오프: 할리우드 대작전> 이후, 다시 신작으로 돌아온 그는 이번 작품에서도 장점을 살려내며 기분 좋은 코미디를 선보인다.

작품은 제목 그대로 특별한 주식회사 '스페셜액터스'의 이야기를 보여준다. 이 회사는 의뢰인의 주문을 바탕으로 특별한 각본을 만든다. 예를 들어 여자한테 멋있게 보이고 싶은 남자가 있다면, 이에 맞춰 배우들이 나타나 상황을 연기해주는 것이다. 무대가 아닌 현실에서 연기를 선보이며 한 번의 NG도 용납되지 않는 실시간 연기를 통해 고객의 요청을 수행한다.

어느날 이 회사에 엄청난 규모의 제의가 들어온다. 회사를 찾아온 유미는 부모님이 남긴 여관을 언니 리나가 사이비 종교단체 무스비루에게 넘기려 한다며, 이를 막아 달라고 요청한다. 많은 신도를 거느린 거대 종교단체를 상대로 대결을 펼치게 된 '스페셜액터스'는 섬세하고도 철저한 시나리오와 연기를 통해 최고의 영화를 만들어내고자 한다. 우에다 신이치로 감독은 이 과정을 자신의 세 가지 장점을 통해 담아낸다.
 

<주식회사 스페셜액터스> 스틸컷 ⓒ 찬란


첫 번째는 개성 강한 캐릭터다. 작품의 주인공인 카즈토는 배우 지망생이지만 긴장하면 기절하는 증상 때문에 오디션마다 낙방한다. 5년 만에 만난 동생 히로키는 생활고에 시달리는 형에게 연기경력도 쌓을 겸 '스페셜액터스'에서 일할 것을 제안한다. 언제 쓰러질지 모르는 카즈토의 캐릭터는 예기치 못한 허약 주인공 캐릭터로 웃음을 자아낸다.

여기에 하는 일은 없지만 보스라고 불리고 싶은 리더 후지마츠, 전직 사기꾼답게 남을 속이는 시나리오에 천부적인 재능을 보이는 각본가 타노우, 역할에 몰입하면 흥분하는 배우 시미즈 등 '스페셜액터스'의 캐릭터들은 그 하나하나가 강한 개성의 소유자다. 이런 캐릭터들의 조합은 상황에 따라 각자가 다른 웃음 포인트를 선보이며 극적인 흥미를 유발한다.
 

<주식회사 스페셜액터스> 스틸컷 ⓒ 찬란


두 번째는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구성이다. 우에다 신이치로 감독은 <카메라를 멈추면 안 돼!>에서 도입부부터 30분 정도를 내용을 명확하게 파악할 수 없는 좀비영화를 보여줬다. 이후 이 좀비영화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통해 코믹과 감동을 동시에 잡아내는 묘수를 선보였다. 이번 작품에서도 이런 구성적인 매력이 도드라진다.

카즈토와 히로키는 여관을 지키기 위해 무스비루에 몰래 잠입한다. 이때 카즈토의 캐릭터성은 구성에 큰 도움을 준다. 카즈토가 기절하면서 이야기는 예기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또 잠복 중 카즈토가 기절하려는 모습을 보일 때마다 혹시 정체가 들통 나는 것 아닌가 하는 긴장감을 보여준다.

이런 긴장감은 연기와 현실의 경계가 혼동된다는 점에서 더 큰 힘을 발휘한다. 관객은 카즈토와 히로키가 처한 상황이 '스페셜액터스'의 시나리오인지, 아니면 그들에게 닥친 진짜 위기인지 알 수 없게 된다. 결말부를 향할수록 기막힌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건 물론, 영화 곳곳에 깔아둔 복선을 하나씩 풀어가며 쾌감을 선사한다.
 

<주식회사 스페셜액터스> 스틸컷 ⓒ 찬란


세 번째는 가슴 따뜻한 웃음이다. 기발한 아이디어와 개성 강한 캐릭터에 의해 도드라지게 나타나진 않지만, 이 작품은 가족 사이의 따뜻한 정에 감정의 기반을 두고 있다. 카즈토는 긴장할 때면 한 남자의 형상을 보곤 하는데 그 형상은 강하게 카즈토를 몰아친다. 히로키가 카즈토에게 고마웠다고 말하는 장면, 카즈토가 그 남자의 형상을 사이비 교주인 타마루의 아버지 타츠키에게서 본다는 점은 과거 아버지의 학대가 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때문에 카즈토는 남자가 자신을 몰아칠 때 기절한다. 히로키는 과거 아버지로부터 자신을 지켜줬던 형을 '스페셜액터스'에 추천한다. 이는 카즈토가 처음으로 시나리오의 '주인공'이 된 건 물론 자신을 누르고 있던 트라우마에서 약간은 벗어날 수 있는 밑바탕이 된다. 어머니의 죽음 이후 5년 동안 형제는 헤어져 있었지만, 과거의 고마움 때문에 히로키는 카즈토를 잊지 못했음을 보여준다.

이는 유미와 리나, 타마루와 타츠키의 관계에서도 나타난다. 유미는 부모의 죽음을 언니 탓이라 몰았던 자신을 자책하며, 여관이 사이비 종교에 넘어가지 않았으면 한다. 부모와 언니의 추억이 담긴 그곳을 잊기 싫은 마음 때문이다. 타마루와 타츠키는 비록 악역에 악랄하지만, 아들 타마루를 신경 쓰는 아버지 타츠키와, 그런 타츠키를 믿고 따르는 타마루의 모습은 밉지만 따뜻한 가족 간의 사랑을 보여준다.

<주식회사 스페셜액터스>는 소재에 있어 <시라노: 연애조작단>, <카페 벨에포크> 등의 작품을 떠올리게 만든다는 점에서 신선함이 부족해 보인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3가지 장점은 우에다 신이치로 감독의 세계관을 명확하게 보여주며 기발하고도 따뜻한 코미디의 힘을 과시한다. 특히 이 영화의 결말부는 꿈을 꾸지만 용기가 부족한 모든 이들에게 당신을 위한 멋진 순간이 언젠가 다가올 것이라는 특별한 메시지를 선사한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준모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에도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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