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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그곳'에 집착하는 아이, 오은영이 작심발언 한 까닭

[리뷰]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

20.07.26 11:25최종업데이트20.07.26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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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금쪽이는 6살 남자아이였다. 또래의 친구들보다 영특했고, 성격도 밝고 유쾌했다. 영유아 검진 결과에서 언어능력과 사회성 부분에서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부모는 금쪽이가 대인관계도 좋다고 자랑했다. 이렇듯 별다른 문제가 없어 보이는데, 금쪽이 부모는 무슨 이유로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에 사연을 보낸걸까. 그건 다름 아니라 '그곳'에 대한 집착 때문이었다. 

"엘리베이터에서도 만지고 싶으면 옷 속으로 손을 집어넣어서 만져요."

금쪽이는 유달리 엄마의 '그곳'에 집착했다. 시기적으로 단유를 하고 난 이후부터라고 했다. 처음에는 '혹시 가슴인가?'라고 추측했지만, 그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금쪽이가 집착하는 그 곳은 바로 엄마의 '배꼽'이었다. 아니, 도대체 왜 배꼽일까? 영상 속에서 금쪽이는 TV를 보고 있는 엄마에게 살며시 다가가 배꼽을 만졌다. 그러지 말라고 말리는 엄마의 반응에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 한장면. ⓒ 채널A

 
집에서는 물론 바깥에 나가 있을 때도 금쪽이는 엄마의 배꼽을 찾았다. 사람들이 함께 타고 있는 엘리베이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았다. 엄마는 그 상황이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문제는 당혹감에서 그치지 않았다. 금쪽이가 수시로 배꼽을 만지는 통에 엄마의 배꼽은 상처투성이였다. 손가락이 파고드는 탓에 살이 뜯기고 곪아 염증이 생겨 있었다. 

온갖 방법을 다 써봤지만 소용없었다. 청테이프를 붙이는 것도, 구슬려 보는 것도, 단호하게 혼을 내는 것도 금쪽이의 집착을 막을 수는 없었다. 배꼽을 못 만지게 하면 금쪽이는 서럽게 울어댔다. 맘카페 등에 조언을 구했지만 뾰족한 답을 찾을 수 없었다. 그렇게 4년의 세월이 흘렀다. 고통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컸다. <금쪽같은 내새끼>에 출연한 건 금쪽이의 속마음을 알고 싶어서였다. 

신애라를 비롯한 MC들은 '엄마의 고통'에 포커스를 맞춰 그 아픔에 공감하는 쪽으로 대화를 이어나갔다. 실제로 대단한 일이었다. 무려 4년 동안 이어진 희생은 엄마이기에 가능했으리라. 그러나 오은영 멘토의 관점을 달라 보였다. 그는 금쪽이에게 배꼽을 만지는 행위가 어떤 의미인지 생각해 봐야 한다며 분위기를 환기시켰다. 어떤 상황에서 배꼽을 만지려 하는지 짚어봐야 한다는 것이었다. 

"배꼽은 마음을 진정시키기 위한 수단이고, 금쪽이에게 있어 엄마인 나는 어떤 존재인가. 금쪽이에게 있어 아빠인 나는 어떤 존재인가. 이 생각을 하시면서 화면을 보시길 바랍니다."

영상 속에서 금쪽이는 엄마와 아빠로부터 긍정적인 상호작용을 전혀 받지 못하고 있었다. 집 밖에 나왔을 때 불안해서 엄마를 찾아도 엄마는 대답을 하지 않았다. 그럴 때마다 금쪽이는 엄마의 배꼽을 찾았다. 배꼽을 만지면 혼이 났지만, 그렇게라도 연결되고 싶어하는 듯했다. 사랑을 확인하고 싶을 때, 칭찬을 받고 싶을 때 금쪽이는 어김없이 엄마의 배꼽에 집착했다. 

평소 엄마는 무서운 얼굴로 혼내기 바빴다. 큰 잘못이 아닌데도 꾸중했다. 아빠는 효자손을 들고 (세게 때리진 않았지만) 위협적인 태도를 취했다. 부모는 금쪽이가 어린아이라는 걸 잊은 듯했다. 돌도 지나지 않은 동생이 있어 형 대접을 받았지만, 금쪽이도 여전히 어린아이였다. 장영란은 심각한 얼굴의 오 멘토를 발견하고 깜짝 놀라 '잠깐'을 외쳤다. 웬일인지 오 멘토의 눈시울은 붉어져 있었다. 

"저는 이거 보면서 너무.. (마음이) 힘들게 봤어요. 금쪽이 너무 어린아이인데, 똑똑하고요. 밝고 명랑하고요. 말도 너무 잘 듣고요. 훌륭한 아이예요. 근데 두 분이 잘 키워서 훌륭한 거 아니고요. 원래 훌륭하게 태어난 아이예요. 감사하게 고맙게 느끼셔야 될 거 같아요. 물론 엄마 아빠가 금쪽이 사랑하는 거 모르지 않아요. 그리고 아빠가 애 아프게는 안 때리거든요. 그런데 그 사랑을 아이니까 확인하고 싶어요. 사랑한다는 말도 듣고 싶고 칭찬도 받고 싶은데, 애가 엄마하고 아빠하고 하는 상호작용도 너무 강압적이고 부정적이고 그걸 보니까 애가 너무 안 됐어요."

오은영의 작심발언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 한장면. ⓒ 채널A

 
오은영 멘토는 금쪽이가 배꼽에 집착하는 이유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그건 단순히 고쳐야 할 '나쁜 습관'이 아니었다. 그 행위 이면에는 보다 근본적인 원인이 있었다. '엄마의 고통'에 포커스를 맞췄을 땐 어떻게 하면 금쪽이의 집착을 고칠 수 있을지를 궁리하게 됐지만, 금쪽이의 내면을 들여다보려 노력하니 전혀 다른 이야기가 펼쳐졌다. 오 멘토는 작심한듯 강한 어조로 이야기를 이어갔다.

"배꼽은 엄마에게 다가가고 몸을 만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에요. 그리고 얘한테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어요. 엄마하고 내가 탯줄로 연결돼 있던 배꼽이었어요. 이걸 놓으면 엄마와 소통과 엄마하고 열결돼 있다는 걸 다 놓는 거예요. 바꿔 말하면 썩은 동아줄이에요. 썩은 동아줄도 잡고 있어야 되는 거야. 이 배꼽을 놓으면 엄마하고 소통이 안 될 거 같은 거예요. 생존에 필요한 동아줄인데, 좀 썩은 동아줄이야. 엄마는 따뜻하게 안 대해줘, 아이를. 얘가 이걸 어떻게 놓을 수 있겠어요. 이 동아줄을. 그래도 그나마 배꼽을 만질 때는 할 수 없이라도 내어 주거든. 얘가 모를까? 엄마가 아프다는 걸 모를까. 하지만 놓을 수 없어. 튼튼한 동아줄을 다시 만들어 주셔야 할 거예요."

스튜디오는 일순간 숙연해졌다. 금쪽이에게 엄마의 배꼽은 엄마와 소통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다. 긍정적인 상호작용이 되지 않는 불안감 속에서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는 유일한 해결책이었던 셈이다. 물론 자신이 행동이 엄마를 아프게 한다는 걸 알고 있으면서도 도저히 배꼽을 포기할 수 없었던 것이다. 그것이 썩은 동아줄이라는 걸 뻔히 알면서도 놓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한편, 금쪽이의 속마음은 어땠을까. 금쪽이는 배꼽을 만지면 엄마가 아파서 살살 만져야 한다고 했다. 엄마와 아빠 기분을 좋게 해주고 싶은데 그 방법을 모르겠다고 하기도 했다. 또, "난 염소인데 아빠는 호랑이고 엄마는 용이라서, 용은 불을 내뿜고 호랑이는 이빨이 있고 나는 풀 먹고.. 그래서 난 계속 도망쳤어"라고 말했다. 부모는 처음 알게 된 금쪽이의 속마음에 눈물을 왈칵 쏟았다. 

뭐든 받아들일 준비가 된 부모를 보고 오 멘토는 "벌써 반은 온 것 같"면서도 희망을 제시했다. 누가 뭐라해도 금쪽이를 가장 사랑하는 사람은 부모였다. 단지 방법이 서툴러서 금쪽이의 마음에 상처를 줬던 것일 뿐이다. 이를 잘 알고 있는 오 멘토는 부모의 마음을 어루만지며, 부모가 바뀌면 아이들도 금세 달라진다면서 약간 부족해 드러난 애착의 틈을 채워보자고 했다. 

오 멘토는 엄마에게 하루에 세 번 이상 금쪽이의 눈을 보며 웃어주고, 배꼽을 대체할 애착 인형을 만들 것을 처방했다. 한편, 신애라는 아빠에게 효자손을 없앨 것을 권유했다. 솔루션 이후, 엄마와 아빠는 자신에게 내려진 처방을 수행하며 금쪽이와 새로운 관계를 맺어나가기 시작했다. 금쪽이는 배꼽을 찾는 대신 엄마의 손을 잡으며 튼튼한 동아줄에 적응해 나갔다. 정말 기분 좋은 변화였다. 

아마 '배꼽'이 아니라도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는 부모들이 있을 것이다. 신애라는 딸이 자신의 목에 있는 점을 만지곤 했다고 했고, 정형돈은 어린 시절 엄마의 머리카락에 집착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아이와 건강한 애착 관계를 형성하는 건 너무도 중요한 일이라는 걸 배울 수 있었다. 육아가 처음인 부모들에게 <금쪽같은 내새끼>가 좋은 교과서가 되어주고 있다는 생각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종성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 '버락킴' 그리고 '너의길을가라'(https://wanderingpoet.tistory.com)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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