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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YP 일본 아이돌 그룹 '니쥬'의 성공이 의미하는 것

100% 현지 멤버로 해외 시장 공략... 일본 내 주요 인기차트 1위에 올라

20.07.01 13:22최종업데이트20.07.01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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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YP가 새롭게 선보이는 신인 그룹 니쥬. 일본 시장 공략을 위해 멤버 전원을 일본인으로 채웠지만 이들의 트레이닝부터 뮤직비디오 촬영 등은 모두 한국에서 진행되었다. ⓒ JYP엔터테인먼트

 
JYP 엔터테인먼트가 선보인 신인 아이돌 걸그룹 니쥬(NIZIU)가 일본 시장에서 등장과 동시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오는 11월 정식 데뷔에 앞서 6월 30일 발표한 프리-데뷔 디지털 EP < Make You Happy >의 타이틀곡(박진영 공동 작사 및 작곡 참여)이 일본 라인뮤직, 아이튠즈 등 주요 인기차트 1위에 올라섰다.  

그동안 JYP는 2PM, 미쓰에이, 갓세븐, 트와이스 등 외국인 멤버들을 포함시킨 인적 구성으로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섰지만 최근 들어선 적극적인 현지화 전략으로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지난 2018년 중국 합작으로 결성된 보이스토리에 이어 이번엔 소니뮤직과의 협업을 통해 9명 전원 일본인으로만 채워진 니쥬를 만들어 해당 국가 음악 시장 공략에 나섰다. 특히 니쥬의 데뷔는 우리에겐 보편화된 방식인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니지 프로젝트)을 바탕으로 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모은다.

니지 프로젝트, 회차 거듭하면서 대성공
 

JYP가 일본 내 신인 걸그룹(니쥬) 데뷔 오디션으로 진행한 '니지 프로젝트'의 주요 장면 ⓒ JYP엔터테인먼트

 
​지난 1월 OTT 플랫폼 훌루(Hulu)를 시작으로 총 두차례 시즌으로 나눠 방영된 <니지 프로젝트>는 과거 JYP가 트와이스 데뷔를 위해 제작했던 엠넷 <식스틴>을 연상케 한다.

지난해 7월 일본과 미국 등지에서 사전 오디션을 통해 엄선된 20여 명의 후보생을 대상으로 한국에서 트레이닝을 실시하고 이 과정을 프로그램으로 만들어 이를 수개월에 걸쳐 방영했다. 치열한 경합을 거쳐 지난 26일 최종회를 통해 9인의 니쥬 멤버를 확정지었다.

​사실 <니지 프로젝트>의 방영 초반, 연습생들의 훈련 과정에 중점을 뒀던 파트1만 하더라도 일본과 한국 모두 큰 관심을 모으진 못했다. 일본 위성 TV나 유튜브도 아닌, 훌루라는 플랫폼은 일반 시청자에게 익숙한 시청 수단이 아니었다. 당초 검토되었던 일본 지상파 채널인 니혼TV 황금시간대 고정 편성도 불발되면서 JYP의 야심찬 기획은 큰 위기에 봉착했다.

​그런데 엉뚱한 곳에서 의외의 돌파구가 마련되었다. 니혼 TV의 아침 프로그램 <슷키리>에서 <니지 프로젝트>의 주요 내용을 압축한 편집본을 방영하면서 분위기는 180도 달라졌다.  

우리로 치면 SBS <모닝 와이드>, KBS <생방송 아침이 좋다> 같은 일일 생활정보 프로그램에서 아이돌 오디션의 주요 내용을 소개해준 셈이다. 딱히 시청률이나 화제성 결집을 기대하기 어려운 시간대였지만 회차를 거듭할수록 인기를 모으기 시작했다. 야후 재팬, 트위터 등 온라인 상에선 <니지 프로젝트>와 관련된 내용이 실시간 검색어 순위를 점령하고 새로운 트랜드로 급부상하기에 이른다.  

코로나19 사태가 빚은 기현상
 

'니지 프로젝트'의 제작자이자 심사위원으로 활약한 박진영 ⓒ JYP엔터테인먼트

 
이를 두고 코로나19 사태가 빚은 색다른 문화 현상의 탄생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각급 학교가 휴교를 하는 등 위기 상황에 몰린 일본인들이 정보 습득 수단으로 아침 생활 정보 프로그램 시청에 눈을 돌렸고 그 과정에서 자연스레 <니지 프로젝트> 참가 연습생들이 현지인들의 주목을 받게 된 것이다.  

그런데 예상치 못했던 현상이 하나 더 있었다. 바로 JYP의 수장, 박진영에 대한 시청자들의 관심이다. '악마의 편집' 등으로 대표되는 한국의 각종 아이돌 서바이벌과 비교해보면 '독한 맛'을 상당히 덜어냈지만 자칫 거부감을 줄 수도 있는게 오디션 프로그램이다. 이 과정에서 유창한 일본어를 바탕으로 한  박진영 PD의 진심 어린 충고와 격려의 말이 우려를 희석시켰다. 참가자들에게 "~씨'라고 호칭을 부르는 등 사소한 행동 하나하나에 감동했다는 현지 반응도 등장할 정도다.

그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현지 팬들은 JYP의 사진을 담은 자체 제작 굿즈를 SNS 상에 올리면서 박진영을 응원하기도 했다. 몇몇 시청자들이 "과정이 결과를 만들고 태도가 성과를 낳는다" 등 그가 방송 기간 남긴 어록을 책으로 펴내 달라고 할 만큼 <니지 프로젝트>는 신인그룹 니쥬 탄생과 별도로 박진영의 일본 내 인기상승에 기여했다.

케이팝, 해외 진출의 제3단계 돌입​
 

SM, JYP는 중국 시장 공략을 위해 중국인 혹은 중국계 멤버로만 구성된 웨이션브이(사진 맨위), 보이스토리를 만들어 현지 시장 공략에 나섰다 ⓒ SM엔터테인먼트, JYP엔터테인먼트

 
<니지 프로젝트> 그리고 니쥬의 탄생은 JYP를 비롯한 국내 대형 기획사들이 오랜 기간 준비해왔던 해외 진출 3단계의 최종 과정을 의미한다. 과거 SM 이수만 회장이나 JYP 박진영 PD 등은 각종 강연과 세미나를 통해 공통적으로 이런 주장을 펼친 바 있다.

- 1단계 : 한국에서 만든 솔로 혹은 그룹을 해외 시장에 진출시키는 것 (보아, 동방신기, 원더걸스)
- 2단계 : 해외 인재를 발굴하고(다국적 멤버) 이를 한국 아티스트들과 혼합시키는 것(EXO, NCT, 갓세븐, 트와이스)
- 3단계 : 우리의 기술로 완벽히 현지화 된 팀을 만드는 등 현지 인재를 직접 육성하고 프로듀싱하는 것 (웨이션브이, 보이스토리)


​이러한 포석으로 이미 SM과 JYP는 중국인 혹은 중국계 외국인들로 구성된 아이돌 그룹(웨이션브이,  보이스토리)을 현지 시장에 선보였고 가시적인 효과도 얻고 있다.  
또한 한한령으로 한국 가수들의 활동이 제약받는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수단으로 적극 활용되고 있다. 그리고 두번째 진출국가로 일본이 선택된 것이다. 방탄소년단, TXT, 여자친구, 세븐틴 등을 거느린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일본 법인을 통해 지난주 걸그룹 오디션 모집 공고를 내는 등 JYP에 이어 일본인 걸그룹 데뷔 준비에 박차를 기하고 있다.   

투트랙 전략으로 해외 시장 공략​
 

JYP의 일본 신인 걸그룹 니쥬. 프리데뷔 싱글이 발표와 동시에 현지 주요 차트 1위에 오르는 등 화제를 모으고 있다. ⓒ JYP엔터테인먼트

 
물론 우려의 시선도 있다. 지난해 JYP의 이러한 계획이 공식 발표되었을 때만 해도 일부 팬들은 기사 댓글을 통해 부정적인 의견을 다수 표출하기도 했다. 최근 외교 분쟁에 따른 반한 감정 문제 외에도 우리나라 그룹(팀)에 대한 지원이 소홀해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부터 자칫 케이팝 산업 역량이 일본에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는 충분히 이해되는 부분이다.  

​그럼에도 현지 그룹 결성에 유명 기획사들이 사활을 거는 이유는 앞서 언급한 해외 진출 1단계를 거치면서 겪었던 어려움과 한계를 몸소 체험했기 때문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외국인 멤버를 적극 활용하는 2단계를 거쳤고 이젠 직접 투자를 통한 3단계 현지화를 본격화하고 있는 것이다.

마치 삼성, LG같은 국내 굴지 그룹들이 해외 각국에 공장을 설립하고 현지인들을 직원으로 채용하면서 그 나라 시장을 공략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일반적인 대중 문화 사업과 다르게 지금의 케이팝은 철저히 대자본과 기술 결합을 전면에 내세운 장르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진행해 온 1-2단계 방식은 계속 유지하면서 3단계 방식을 추가시키는 투트랙 전략으로 대형기획사들은 중국과 일본이라는 거대 시장 공략을 착실히 진행시키고 있다

이유야 어찌 됐건 JYP의 첫번째 일본 아이돌 그룹은 성공적으로 출발했다. 물론 "니쥬를 일본의 케이팝 그룹으로 봐야하냐" 등에 대해선 여전히 엇갈린 시선이 존재하지만 케이팝 업체가 우리의 기술을 등에 업은 100% 현지인 팀으로서 해당 국가의 음악 시장을 뚫었다는 점은 2020년 한국 대중 음악 산업이 일군 쾌거 중 하나로 평가할 만하다.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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