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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드리브 대가? 98%가 대본"... 조정석이 밝힌 비하인드

[인터뷰] tvN 목요스페셜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이익준 역으로 다가온 '만능맨'

20.06.02 14:53최종업데이트20.06.02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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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잼엔터테인먼트

 
"조정석 아닌 이익준은 상상하기 어렵다." 

tvN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팬들은 이렇게 입을 모았다. 천재들이 인정하는 천재 중 천재로 공부도, 수술도, 기타에 보컬까지 못하는 게 없는 '만능맨' 이익준은 다채롭고 입체적인 연기가 필요한 인물이었다. 신원호 PD와 이우정 작가가 기획 단계부터 이 캐릭터의 적임자는 조정석이라고 생각한 이유도 그래서였다. 역시나 조정석은 제작진과 팬들의 기대를 모두 충족시키며 또 한 번의 '인생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지난 5월 28일 종영한 <슬기로운 의사생활>(아래 <슬의생>)에서 조정석은 성격 좋고 머리도 좋은 '인싸'(인사이더, 다른 사람들과 잘 어울리는 사람을 뜻하는 신조어) 간담췌외과 조교수 이익준 역을 맡아 연기했다. 

극 중에서 이익준은 매일 간 이식 수술을 맡을 만큼 실력 있는 의사로 묘사된다. 드라마에서 진료 장면, 수술 장면 등 전문적인 면을 보여줘야 했던 신이 많았던 터라 조정석 역시 그에 대한 준비를 철저히 했다고. 종영을 앞두고 진행된 서면 인터뷰에서 그는 "의사 역할을 준비하면서 병원을 찾아 외래 진료를 보시는 교수님들의 모습을 보며 자문을 구하고 직접 간 이식 수술을 참관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조정석은 '의사'라는 직업보다 이익준의 '인간적이고 따뜻한' 면을 표현하는 것에 더 집중했다고 털어놨다.

"의사라는 역할 자체에 집중하기보다 '이익준을 어떤 의사로 표현해야 할까'에 중점을 뒀다. 같은 의사이지만 누군가는 '따뜻하게 위로해주는 의사', '솔직하게 직언하는 의사' 등 다양한 스타일이 있을 테다. 이익준이 사람 냄새가 많이 나는 의사로 보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그 부분들을 많이 고민했다."

이익준을 비롯한 의대 99학번 동기 5명은 일에 치여 바쁜 와중에도 취미로 밴드 활동을 이어간다. 드라마에서는 '론리 나잇'(Lonely Night), '아로하', '좋은 사람 있으면 소개시켜줘' 등 추억의 1990년대 히트곡부터 고난이도 연주곡 '캐논'까지 다양한 노래들이 등장해 보는 재미를 더했다. 시청자들에겐 즐거움이었지만 노래와 연주를 동시에 하면서 연기까지 해내야 했던 배우들에겐 적지 않은 고역이었다고 한다. 

어릴 적 클래식 기타리스트를 꿈꾼 데다 뮤지컬 배우로도 오랜 기간 활동했던 조정석에게도 밴드 연주 장면은 결코 쉽지 않았다. 그는 "드라마에 참여하기 전에도 노래와 기타를 했기 때문에 밴드 장면은 부담 없이 다가왔고 너무 재밌고 즐거웠다"면서도 "노래와 연주를 같이 해야한다는 점은 정말 힘들었다"고 밝혔다. 

조정석은 가장 힘들었던 연주곡으로 9회에서 등장한 송골매의 '어쩌다 마주친 그대'를 꼽았다. 그는 "기타 연주를 굉장히 리듬감 있게 소화하며 노래를 해야 하는데, 노래 자체도 어려웠다"고 말했다. 하지만 "연습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실력이 늘고, 저뿐만 아니라 모든 배우들이 함께 실력이 늘어가면서 너무 재미있었다"고 덧붙였다.

특히 쿨의 '아로하'는 조정석이 직접 부른 버전으로 음원이 발매돼 주요 음원차트 1위를 휩쓰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조정석은 "(음원차트 1위를)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처음 '아로하'를 제의받았을 때 개인적으로 너무 좋아하는 곡이기도 하고 편곡도 너무 좋아서 흔쾌히 참여했다. 이렇게 많은 분들이 사랑해 주시고 좋은 성과를 내게 될 줄 몰랐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기쁘고 행복한 일이지만 (음원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던 것은 아무래도 드라마의 힘이 아닐까 싶다"며 공을 돌렸다.
 

지난달 28일 종영한 tvN 목요스페셜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한 장면 ⓒ tvN

 
이번 <슬의생>에서 조정석은 전매특허인 능청스럽고 유쾌한 연기로 여러 명장면을 탄생시켰다. 후배 장겨울(신현빈 분)에게 수술을 도와달라며 '픽미' 춤을 추는가 하면, 친구 양석형(김대명 분)의 어머니가 건물주라는 얘기에 "나를 양자로 삼아달라"며 다짜고짜 석형을 "아빠"라고 부르는 신 등이 대표적이다. 조정석은 "표현할 수 있는 범위가 넓은 캐릭터였기 때문에 배우로서 상상력과 아이디어를 다양하게 시도해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너무 실감나고 익살스러운 연기 때문인지 그는 종종 '애드리브의 대가'라는 오해(?)를 사기도 한다. 하지만 조정석은 이번 드라마에서도 "실제로 애드리브 비율은 2%가량 밖에 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어 기억에 남는 애드리브 신으로 '샴페인' 장면을 꼽았다. 

극 중에서 친구 안정원(유연석 분)의 질투를 유발하기 위해, 이익준은 의국실에서 장겨울이 연애를 하고 있다고 거짓말을 한다. 그리고 연애를 축하하는 의미에서 동료 의사들과 콜라를 나눠마시는데, 이 장면에서 콜라가 마치 샴페인처럼 폭발한 것. 조정석은 돌발상황에도 당황하지 않고 "샴페인같지 않냐"며 애드리브를 선보였다.

그는 "신기하게 콜라를 (제작진이) 흔들어서 준 것도 아닌데 4~5번 촬영할 동안 모든 콜라가 다 터졌다. 너무 절묘하게 잘 맞아서 그때는 순간 '혹시 예능신이 온 걸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신기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또한 드라마에서 이익준은 '20년 지기' 친구 사이인 채송화를 향한 애틋한 로맨스로 시청자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었다. 이익준은 20년 전 채송화를 남몰래 좋아하고 있었지만 친구 양석형(김대명 분)이 먼저 송화에게 고백했다가 차였다는 사실을 알게 돼 마음을 접었다. 이후 새로운 사람과 사랑에 빠져 결혼까지 했지만 최근 이혼한 뒤 아들 우주(김준 분)와 둘만 남은 상태. 

그리고 마지막회에서 이익준은 채송화에게 "오랜 친구지만 좋아하게 됐다"고 마음을 전했다. 그러나 아쉽게도 시즌1에서는 명확한 결론이 나지 않았다. 채송화가 이익준을 좋아하는지, 아니면 앞서 고백한 안치홍(김준한 분)에게 마음이 있는지 드라마상에서 공개되지 않았기 때문. 조정석은 '사랑은 타이밍'이라는 말로 두 사람의 관계를 설명했다.

"소위 '사랑은 타이밍'이라고 말하는데 익준과 송화는 과거 석형의 고백과 함께 타이밍이 맞지 않아 잘 이뤄지지 않았다. 타이밍도 중요하지만, 그 사랑에 대한 감정과 기억들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익준이 이혼을 하고 나서 다시 그 마음이 자라나는 부분에 대해 어떤 마음인지 고민했다. 익준과 송화 사이에는 전사가 있었고 그렇기에 충분히 오랜 시간이 지나도 다시 사랑의 감정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익준과 우주의 알콩달콩 귀여운 '부자' 연기도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요소였다. 이익준의 장난꾸러기같은 면을 똑 닮은 우주는 익살맞은 연기로 극에 활력을 더했다. 공교롭게도 조정석은 실제로 오는 10월 아빠가 될 예정이다. 그는 "처음으로 아빠 역할을 연기하게 된 시기와 실제로 아빠가 되는 시기가 맞아떨어져서 저조차 신기했다. 그래서 이 역할이 더 마음에 와 닿았다"고 말했다. 앞서 2018년 가수 거미와 결혼한 조정석은 지난 1월 임신 소식을 알렸다. 

이어 조정석은 아이가 태어나면 이익준 같은 아빠가 되고 싶다고 털어놨다.

"익준이란 인물은 내가 생각해왔던 이상적인 아빠의 모습과 닮은 부분이 많다. 우주를 대하는 모습이나 상황에 대처하는 자세, 아들을 사랑하는 마음 등. 그런 익준을 연기하면서 좋은 영향을 많이 받을 수 있었다. 제가 아빠가 된다면 익준의 모습과 비슷하지 않을까. 익준이 같은 아빠가 되고 싶다."
  
한편 조정석은 지난해와 올해 사극 <녹두꽃>부터 영화 <뺑반>, <엑시트> 그리고 <슬의생>에 이르기까지 정신 없이 바쁜 시간을 보냈다. 뮤지컬 배우로 시작했지만 이제는 스크린, 안방극장을 종횡무진하고 있는 그는 여전히 1~2년에 한 번씩 무대에 오르며 공연에 대한 열정도 잊지 않고 있다. 조정석은 변화무쌍한 활약을 펼치는 원동력에 대해 "늘 새로운 걸 찾고 싶다"고 답했다. 

"시대의 흐름에 맞춰서 감각이 무뎌지지 않게 안주하지 않으려 노력한다. 하지만 유행에 너무 민감하게 반응한다면 그것 또한 독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보편성을 가지고 새로운 걸 찾고 싶다. 옛날 영상과 지금의 영상들을 다시 보면 말투도, 표현 방식도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나는 그 흐름에 맞춰 감각을 함께 키우고 싶고 그런 마음이 나의 원동력이 아닐까 생각한다."
 

ⓒ 잼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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