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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명 이야기 너무 궁금" '슬의생' 전미도가 쏟아낸 질문들

[인터뷰] tvN 목요스페셜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배우 전미도

20.05.30 20:52최종업데이트20.05.30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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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배우 전미도 인터뷰 사진 ⓒ 비스터스


"안주하는 게 싫다. 고여있기 싫었다. 연기도 그렇지만 저라는 사람 자체도 머물러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거기에 갇히다 보면 '나르시시즘'에 빠질까봐, 그게 무서웠다. 제가 표현하는 연기가 재미없어질까봐."

15년차 뮤지컬 배우 전미도가 무대를 떠나 카메라 앞에 선 이유였다. 이미 정상에 올라 있던, 익숙한 환경을 벗어나 새로운 도전에 나선 전미도의 선택은 역시 틀리지 않았다. 2020년 5월 그는 방송계에서 가장 핫한 신인이 됐으니 말이다. 27일 오후 서울 서초구 모처에서 전미도를 만났다. 

지난 28일 종영한 tvN 목요 스페셜 <슬기로운 의사생활>(아래 <슬의생>)은 인생의 축소판이라 불리는 병원에서 살아가는 20년지기 친구들의 사람 냄새나는 이야기를 그렸다. 이 작품에서 전미도는 신경외과 부교수이자 의대 99학번 동기 5인방의 정신적 지주 채송화 역을 맡아 열연했다. 

극 중에서 채송화는 신경외과의 유일한 여자 교수로 차분하고 프로페셔널한 태도로 수술에 임하지만 환자들에게는 따뜻하게 다가가는 인간적인 의사였다. 전미도는 직업인으로서 의사를 표현할 때 감정적인 동요를 보이지 않으려 신경썼다고 털어놨다.

"의사 선생님들은 감정적으로 동요하거나 잘 흥분하지 않는다고 하더라. 드라마 첫 장면에서 수리기사님이 전구를 교체하다가 쓰러져서, 심폐소생술을 한다. 놀랄만한 상황이지만 감독님이 오히려 차분했으면 좋겠다고 하더라. 당황하지 않고 이성적인 상태로 빠르게 일을 해결하는 모습을 원하셨고 저도 그게 맞다고 생각했다. 또한 그분들이 사용하는 억양이나 뉘앙스, 전문용어를 말할 때의 자연스러움을 표현하려고 했다. 병원에 갔더니 안경을 끼지 않은 의사 선생님이 별로 없더라. 그런 면에서도 안경을 꼭 끼고 다녔다. 5명 모두 쓰긴 하지만 제가 가장 상징적으로 더 쓰고 있는 것 같다." 

방송에서는 덜 알려졌지만 사실 전미도는 연극, 뮤지컬 공연에서 내공을 탄탄히 다진 베테랑 배우다. 그가 출연하는 공연은 일찌감치 티켓팅 전쟁이 예견될 정도로 큰 사랑을 받는 배우이기도 했다. 그런 그에게 이번 <슬의생>은 카메라 앞에 서서 더 많은 대중에게 이름을 알린 첫 번째 작품이다.

앞서 tvN 드라마 <마더>, 영화 <변신>에도 출연하긴 했지만 짧은 분량에 그쳤기 때문. 전미도는 "다시 신인이 된 마음이었다"며 웃었다. 이어 그는 무대 연기와 다른, 카메라 연기를 해보면서 많은 것을 걸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오래 공연을 하면서 처음 시작할 때의 순수한 마음이 사라지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배우로서 연기도 정형화된다고 해야 할까, 발전이 없다고 해야 할까. 낯선 곳에 가서 부딪혀 보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낯선 곳에 가면 저를 잘 모르는 분들이 많고, 그 사이에서 다시 한 번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컸다. 그 시기에 <슬의생>으로부터 제안이 왔고 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공연은 2개월여 동안 연습을 통해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내고 그걸 장기간 공연장에서 반복해서 표현한다. 반면 방송은 배우들이 각자 소스를 가지고 와서 현장에서 즉흥적으로 만들어내는 경우가 많더라. 무대보다 훨씬 순발력과 유연성이 필요한 작업이다. 즉각적으로 감독님이 주는 디렉션도 그때그때 맞춰서 연기해야 한다는 걸 배웠다."

 

tvN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배우 전미도 인터뷰 사진 ⓒ 비스터스

 
뮤지컬 무대에서 전미도는 풍부한 성량과 훌륭한 가창력의 소유자로 통하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음정도 제대로 잡지 못하는 음치 캐릭터를 연기해 웃음을 줬다. 그는 "뮤지컬 배우가 노래 잘하는 건 재미없고 뻔할 것 같았다. 미팅에서 감독님이 '반대로 음치라면 어때요?' 하고 묻더라. 현장에서 즉흥적으로 나온 아이디어인지, 계획하셨던 건지는 확실히 모르지만 매력적으로 느껴졌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이어 맛깔나는 음치 연기에 대해서도 "제가 평소 동료들이랑 장난삼아 발성을 빼고 생목으로 노래하는 걸 많이 했다. 그게 언뜻 생각나서 그런 식으로 표현하면 재미있겠다 싶었는데 (시청자분들이) 잘 봐주신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전미도는 지난 21일 방송분에 삽입된 OST '사랑하게 될 줄 알았어'를 통해 반전의 노래 실력을 공개했다. 신효범의 원곡을 리메이크한 이 곡은 29일 현재까지 주요 음원차트 1위를 지키고 있다. 

"극 중에서 음치로 나오니까 시청자 분들에게 신기하게 느껴졌던 것 같다. 감독님, 작가님 덕분에 음원차트 1위라는 걸 해보게 됐다. 사실 주변의 질타를 많이 받았다. 네가 뭔데 음원차트 1위를 하냐고... 온 우주가 저를 도와주는 기분이다."

한편 28일 방송된 마지막회에서 채송화는 동기 이익준(조정석 분)으로부터 "오랜 친구지만 좋아하게 됐다"는 고백을 받는다. 앞서 후배 안치홍(김준한 분) 역시 채송화에게 고백하며 이익준과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는 상황. 하지만 시즌1 마지막까지 여전히 채송화가 누굴 좋아하는지는 드라마상에서 묘사되지 않았다. 전미도 역시 대본에도 전혀 힌트가 없었기 때문에 "중립을 지키기 위해 두 사람 모두 동료처럼 대하며 연기했다"고 귀띔했다. 

"당장 주어진 대본과 신에 충실하게 연기하느라, 보시는 분들의 생각을 예상 못했다. 저도 방영된 걸 보고 나서야 송화의 마음을 궁금해하실 수 있겠다, 답답하실 수도 있겠다고 느꼈다. 아마 <슬의생>이 짧은 12부여서 주어진 시간 안에 모든 걸 다 설명할 수 없지 않았을까. 그런 재미는 시즌2로 계획하신 게 아닐까 싶다."

<슬의생> 촬영이 끝난 뒤 전미도는 오는 6월부터 서울 종로구 예스24스테이지에서 공연되는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에 곧바로 합류했다. 방송으로 이제 막 이름을 알린 만큼, 드라마나 영화 활동에 집중하리라는 예상을 깬 선택이었다. 그는 "<슬의생>이 곧 시즌2로 이어지니까 그 사이에 다른 드라마, 다른 작품을 촬영하는 게 (시청자에게) 어색하게 느껴질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가 털어놓은 공연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여러 가지 이유는 충분히 고개를 끄덕일 만했다.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은 2017년 개발 단계부터 내가 참여했던 작품이다. 이 공연으로 상도 받았다. 소극장 공연이 여우주연상을 받는 건 사실 흔하지 않은 일이다. 그래서 내게 의미가 큰 작품이다. 함께 일하는 창작자분들도 오랜 기간 함께 작업해온 분들이고. 최근 '코로나 19' 때문에 공연계가 침체돼 있지 않나. 내가 작은 도움이라도 될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참여하게 됐다."

앞서 신원호 PD와 이우정 작가는 <슬의생>을 인기 미국 드라마 <프렌즈>처럼 호흡이 긴 시즌제 작품으로 만들고 싶다고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첫 시즌을 성공적으로 끝마쳤지만 <프렌즈>처럼 시즌10까지 꾸준히 제작되는 작품이 되기는 분명 쉽지 않을 터. 배우들의 스케줄은 물론 여러 가지 여건이 받쳐줘야 가능한 일이다.
 

tvN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배우 전미도 인터뷰 사진 ⓒ 비스터스

 
그러나 전미도는 시즌10에도 출연할 용의가 있다며 "당연히 콜이다. 저뿐만 아니라 다른 배우들도 그럴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어 "99학번 다섯 명 친구들의 이야기가 너무 궁금하지 않나. 어떻게 친구가 됐는지, 어떤 일이 있었는지 자세히 나왔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항상 작가님은 제 예상을 뒤엎으셔서(웃음). 내가 감히 예상할 수 있을까 싶다. 그래도 바라는 게 있다면, 치홍과 익준의 러브라인이 펼쳐졌으니 맺는 과정이나 결과가 시즌2에 나오면 좋겠다. 송화의 마음도 보여줘, 시청자분들의 궁금증이 해소됐으면 좋겠다. 배우로서도 또 다른 연기를 할 수 있는 거니까 즐거울 것 같다.

또 99학번 다섯 명의 과거 장면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이들이 어떻게 친구가 됐는지, 어떤 일이 있었는지 궁금하다. 준완이는 대체 하와이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도 너무 궁금하다.(웃음) 만약에 송화가 익준이를 좋아했다면 둘이 결혼할 때 송화의 마음은 어떤 상태였을까 그것도 보여주시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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