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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가인 등장 후 108% 증가... 70대 '찍덕'까지 만들다

[리뷰] < SBS스페셜- 송가인의 2020 젊은 트롯 >

20.05.27 13:36최종업데이트20.05.27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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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트'가 대세다. 2019년 <미스 트롯>에 이어, 2020년 <미스터 트롯>까지 TV조선의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은 연일 시청률이 고공행진하며 기록을 갈아치웠다. 종편 오디션 프로그램의 영향이 역으로 지상파 프로그램에까지 미치고 있는 실정이다.

그 시작이자 중심에 <미스 트롯> 우승자 송가인이 있다. 지난 24일 <SBS스페셜- 송가인의 2020 젊은 트롯>은 우리 시대 신데렐라로 등극한 송가인을 통해 시대의 치유제가 된 트로트를 분석했다.
 

ⓒ sbs

 
송가인과 함께 불붙은 트로트 열풍 

'코로나 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민들을 위로하고자 네이버가 마련한 비대면 라이브 콘서트에 송가인이 출연하자 전국이 들썩인다. 어린아이들도 송가인이 불렀던 '용두산아~'를 자연스럽게 읊조린다.

트로트 관련 검색량(온라인 소셜버즈+네이버)은 이전 연도에 비해 10배나 늘었다.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과 스타 송가인이 대중들의 관심을 '트로트'로 돌린 것이다. 나이 든 세대만 즐기던 '흘러간 옛노래'라는 인식도 변했고 소비 세대도 달라졌다. 덩달아 트로트 작곡가들도 바빠졌다. 2019년 신곡 중 50% 이상이 트로트 관련 곡이다. 트로트 음원 소비량은 송가인의 등장과 함께 108%까지 늘어났다. 

 

ⓒ sbs

 

지역 축제나 전전하던 트로트가 방송가를 점령했다. 송가인이 라디오에 출연하던 날 중년의 팬들은 송가인 얼굴을 한번 보기 위해 몇 시간 기다리는 걸 마다하지 않는다.

하염없이 기다리는 수동적 팬질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찍덕'(아이돌 팬덤용어로 사진을 찍는 덕후의 준말)도 있다. 70대 찍덕인 윤정현씨, 최고령 찍덕이지만 그의 사진 구독자수만 3만 7천이다. 찍덕뿐이랴. 아이돌 팬덤의 최고 난이도라 할 수 있는 팬픽('팬이 직접 쓰는 소설)도 등장한다. 한동진씨가 그 주인공이다. '생선 장수 이야기'를 비롯하여 수십 편의 에피소드가 그의 손끝에서 나온다. 송가인 팬카페 회원 수는 만 단위로 증가했고, 현재 6만 명에 달했다.   

서울대 최우정 교수는 이 시대가 트로트를 다시 불러냈다고 진단한다. 

트로트를 이루는 대표적 음계는 5개로 한국인의 정서를 대변한다. 하지만 최근의 트로트는 이런 전통적인 정서에 경쾌한 리듬을 실어 새로운 정서의 음악으로 대중에게 어필하고 있다. 

과거 트로트는 1950년대 전쟁의 고통을 함께 나누었고, 1960~70년대에는 고향 떠나온 노동자들의 향수를 달래주었고, 1980년대 이후에는 고도 성장 속 국민들의 애환을 어루만졌다. 그리고 2020년 현재 트로트가 다시 사람들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고 있다.   

 

ⓒ sbs

 

트로트, 마음을 치유하다 

정말 트로트로 마음을 치유할 수 있을까. 광주에 사는 송가인 팬클럽 회원인 박형미씨는 요즘 하루하루가 행복하다. 고생고생하며 아이들을 키웠지만 그 아이들이 다 자라 외지로 떠나자 마음이 허전했다. 그 허전한 마음에 송가인이 들어왔다. 인생의 2막을 열어 준 선물같다고 박씨는 말한다. 

송가인 콘서트에 앞서 군중을 독려하는 핑크 가인 댄스팀, 그 중심에서 열심히 활동하고 있는 고애경씨는 경북 포항에서 우체국장으로 재직 중이다. 송가인을 알기 전에는 일 밖에 모르던 사람이라고 직원들은 말한다. 그는 치열하고도 전쟁같은 삶을 살아냈지만, 그만큼 우울감이 심했었다. 그러던 그녀가 송가인의 노래를 듣고, 바뀌었다. 송가인의 노래를 들으며 기운을 받고 하루를 시작하는 애경씨는 매일 송가인이 선전하는 물건을 하나씩 사들고 집으로 돌아온다.

나이를 불문하고 송가인에게 빠진 팬들은 입을 모아 그녀가 '인생의 활력'이라고 말한다. 최우정 교수는 바로 이렇게 여러 사람이 같은 정서를 공유할 수 있는 것이 트로트의 힘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이것은 집단적 치유의 힘이 된다.  

덕질·팬질이 10대들의 전유물이던 시절이 있었다. 그리고 이런 덕질·팬질은 경제력을 소유한 2030세대, 그리고 40대 '어른'들의 새로운 '놀이 문화'가 되었다.

지난해 <미스 트롯>에 이어 2020년 <미스터 트롯>이 주도한 트로트 열풍은 중장년층을 문화의 최전선으로 이끌어냈다. 트로트의 가사는 애절하지만, 더 이상 그 애절함에 목놓아 울지 않는다. 대신 함께 들썩이며 몸을 흔든다. 시대는 고달프지만 그 고달픔에 지지 않겠다는 의지의 움직임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이정희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http://5252-jh.tistory.com)와 <미디어스>에도 실립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게재를 허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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