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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와 채널A의 대결? 지금부터가 '진짜'다

[주장] '검언유착'과 함께 드러나야 할 진실... 언론은 더 신중해야

20.04.03 17:51최종업데이트20.04.03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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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검찰총장이 10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대비 전국 지검장 회의'에 참석해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 유성호

 

MBC는 칼날을 겨눴고, 법무부는 재조사 지시로 화답했다. 지난 3월 31일 MBC가 쏘아 올린 '검언유착' 보도의 흐름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MBC는 지난 2일과 3일 오전 <채널A> 이아무개 기자가 신라젠의 전 대주주 이철 밸류인베스트먼트코리아 전 대표 측근 A씨에 보낸 장문의 편지 전문, 이아무개 기자가 A씨에게 윤석열 검찰총장의 최측근이라며 들려줬던 통화 녹취록이 실제로 B 검사장이 맞다는 A씨의 반복된 주장 등을 보도했다. 

이는 <채널A>가 MBC의 첫 의혹 제기 이후 밝혔던 입장에 대한 반박이자 일종의 기선 제압으로도 보인다. 첫 보도 이후 <채널A>는 "이철 전 대표 측이 부적절한 요구를 해 와서 취재를 중단시켰다"며 "MBC는 검찰에 선처 약속을 요구한 취재원과 채널A 기자가 만나는 장면을 몰래카메라로 촬영하고, 해당 취재원으로부터 기자와의 대화를 몰래 녹음한 내용을 제공받아 보도했다"고 취재 윤리를 언급했다. (MBC의 보도는) 검찰의 수사를 방해하는 것이라는 비판과 함께.

MBC가 택한 방식은 역공이었다. <채널A> 이아무개 기자의 직접 답변은 들을 수 없었지만 그가 A씨에게 보낸 편지를 통해 A씨가 선처를 먼저 요구한 게 아니라 이 기자가 먼저 A씨에게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 현 정부 관련 인물들의 비위를 제공할 것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편지엔 회장의 가족 등을 언급하는 협박성 내용도 상당했음을 밝혔다. 또한 MBC는 A씨가 청취한 음성이 윤석열 검찰총장의 최측근 B 검사장이 맞다는 기존의 A씨 주장을 재차 확인시키며 "<채널A>가 해당 녹음파일을 공개하면 해명될 일"이라 못 박았다.

분기점이 왔다

이 사실만 놓고 보면 <채널A>가 처음 밝힌 입장과 이아무개의 취재방식에 큰 문제가 있다. 이 기자가 A씨를 접촉한 날짜와 일방적으로 보낸 편지로 미루어보면 양측 중 더 안달이 난 건 선처가 필요했던 이철 대표가 아닌 유시민 및 현 정부 관련 인물의 비위 정보가 필요했던 이아무개 기자였다.

여기에 더해 유시민 이사장이 MBC 라디오 프로 등에서 해당 검사장의 실명을 언급하며 검찰과 <채널A> 입장이 더욱 궁색해졌다. 대검은 해당 검사장이 <채널A> 기자와 통화한 사실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법무부 역시 2일 오후 "근거를 다시 가져오라"며 재조사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서부터가 정말 중요한 분기점으로 보인다. 몇몇 전문가 역시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드러난 사실만 놓고 보면 이아무개 기자의 태도는 비판을 면할 길이 없어 보이지만, MBC가 최초에 보도를 시작하면서 잡고 있던 방향이 검찰과 언론의 유착관계라면 지금의 정보나 취재방식만으론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가장 주요하게 지적되는 내용 중 하나가 MBC의 취재원이 한정됐다는 점이다. 유창선 시사평론가는 '윤석열, 신라젠, 라임 사태, 그리고 MBC'라는 기명 칼럼에서 "채널A 기자의 행위는 신라젠 사건의 본질은 아니고 곁가지"라는 주장과 함께 "중요한 것은 <채널A> 기자의 그 행위에 윤 총장 최측근이라는 검사장이 개입했는가 하는 여부가 될 것"이라고 짚었다. 

또한 유 평론가는 '(이아무개 기자와 신라젠 관련 내용으로 통화한 사실이 없다는) A 검사장의 해명과 달리 기자가 허위 녹취록을 제시했을 가능성도 있다. 또 실제 통화는 했지만 신라젠이 아닌 다른 사건으로 통화한 뒤 그 음성을 들려줬을 가능성도 있다'는 <MBC 뉴스> 보도 일부를 인용하며 "(이런 멘트는) MBC 판단과 달리 상황이 전개될 것에 대한 안전장치"라 평가했고, "사기 사건으로 징역 12년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인물의 말들을 어디까지 신뢰해도 되느냐 하는 문제와 맞물려 있다"고 지적했다.
 

MBC가 보도한 검찰 언론의 유착. 검찰은 채널A 기자를 이용해 유시민 죽이기 음모를 꾸몄다. ⓒ MBC캡쳐

 
일리 있는 지적이다. 사안의 진실을 좇는 기자라면, 특히 그 사안이 권력과 결탁한 복잡다단하고 엄중한 것이라면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철저한 취재원 검증이 필요하다. 본인이 원하는 방향과 결과를 위해 한정되거나 오염된 정보를 흘리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이 정도의 보도라면 <채널A>와 해당 기자의 일탈 정도를 지적할 순 있겠지만 검언유착의 연결고리와 여권인사에 대한 검찰의 표적수사 등을 잡기엔 부족해 보인다. 

두 언론사의 기 싸움이 아닌 사안의 진실이 중요하다면 지금부터 질문을 바꿔서 섬세하게 다듬을 필요가 있다. <채널A>의 해당 기자가 정말 검사장을 만났냐가 아니라 정말 검찰이 기자를 대동해 혹은 사주해서 수사를 진행하려 했는지, 그것이 정말 유시민 이사장 등 여권 인사에 대한 표적 수사였는지 등 말이다. 더불어 A씨의 제보와 주장을 검증하고, 다른 시각과 정보를 제공할 취재원을 발굴해야 할 것이다. 

민주언론시민연합, 전국언론노동조합, 자유언론실천재단 등 언론 관련 시민단체들이 검언유착 철저한 조사와 <채널A>의 종편 재승인 불허를 요구하는 성명을 냈다. 그만큼 여론의 관심이 몰릴 사안이고 공분 또한 느껴지는 사안이다. 그간 몇몇 언론에서 현재 검찰 조직의 무소불위인 동시에 부당한 권력 남용을 고발해 왔다. 뿌리 깊었던 검찰의 전횡 중 하나를 잡을 기회를 부디 MBC를 비롯해 진실 탐사를 추구하는 언론들이 살리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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