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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잃은 아이들 품던 가정교사... 그는 왜 기겁했을까

[미리보는 영화] 원작 소설 묘미를 그대로 살리려 한 <더 터닝>

20.03.26 09:11최종업데이트20.03.26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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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더 터닝> 포스터 ⓒ CJ엔터테인먼트

 
소설 <나사의 회전>(The Turn of the Screw)은 초자연현상을 다룬 고전 심리 소설로 유명하다. 이미 명작 공포영화로 꼽히던 <디 아더스>가 이 소설에서 모티브를 따왔다면 곧 개봉하는 <더 터닝>은 원작 자체의 주요 골격과 등장인물을 대부분 그대로 시각화했다.

이런 이유로 공포 장르 마니아 사이에선 <더 터닝>에 대한 기대가 클 듯하다. 이를 인지한 듯 영화는 마일스(핀 울프하드)와 플로라(브루클린 프린스), 그로스 부인(맥켄지 데이비스) 등 대저택의 등장인물 이름을 바꾸지 않고 사용했다. 다른 점이 있다면 마일스와 플로라의 전담 가정교사로 등장하는 주인공 여성의 이름을 케이트(맥켄지 데이비스)로 설정했다는 점이다.

원작에선 이야기 화자이자 사건의 객체로 등장하는 이 가정교사의 이름을 따로 지칭하진 않는다. 부모를 일찌감치 여의고 불길한 기운이 감도는 대저택에서 사는 마일스와 플로라에게 일종의 애정을 느낀 가정교사는 본인 혹은 아이들을 위협하는 미지의 존재에 대항한다. 영화는 케이트의 시점에서 이 위협이 얼마나 끔찍한 것인지 시각과 청각적 감각으로 제시한다.

케이트 또한 어렸을 때 아버지를 여읜 아픔이 있다. 그래서인지 저택 아이들에게 진심 어린 애정을 품지만 아이들 행동은 시간이 지날수록 수상하다. 케이트를 필요로 하는 것 같으면서도 위협하는데 이때부터 본격적인 공포 요소가 등장하기 시작한다. 전임 가정교사가 이 집에서 어떻게 생활했고, 어떤 결말을 맞았는지 또한 밝혀지며 케이트는 큰 혼란에 빠진다.
 

영화 <더 터닝> 관련 이미지. ⓒ CJ엔터테인먼트

  

영화 <더 터닝> 관련 이미지. ⓒ CJ엔터테인먼트

 
원작에선 가정교사 이야기를 나누는 남녀, 즉 이야기 밖 화자가 존재한다. 가정교사의 이야기를 전하는 현실 속 화자인 셈인데 영화는 이와 달리 전적으로 케이트 시선을 고집한다. 관객 입장에선 케이트에 이입되기 십상인데 이 선택이 옳았는지 여부는 영화의 결말을 확인한 뒤 판단할 수 있을 것 같다. 

영화는 원작처럼 액자구조가 아닌 케이트 엄마의 정신분열증과 집사 그로스 부인 발언을 맥거핀 삼아 케이트가 온전한 정신이 아닐 수도 있음을 암시한다. 유령의 존재를 인지하고 용감하게 고군분투하던 케이트의 모습과 위 설정이 긴밀하게 연결돼있지 않은 느낌이다. 이 때문에 영화의 결말이 허무하게 다가올 여지가 크다. 

전반적으로 세트 설정과 미술 배우들의 연기는 준수하다. <컨저링> 시리즈의 각본을 맡았던 헤이스 형제가 이번 작업에 참여했는데 원작의 함정에 빠진 걸까. 시각적으로 원작의 무게를 상쇄하거나 새롭게 터뜨릴 한 방이 아쉽다.

한 줄 평: 모호한 결말 자체가 정답은 아니다
평점: ★★★(3/5)

 
영화 <더 터닝> 관련 정보 

감독: 플로리아 시지스몬디
출연: 맥켄지 데이비스, 핀 울프하드. 브루클린 프린스, 바바라 마튼 등
원작: 헨리 제임스 <나사의 회전>
수입: CJ엔터테인먼트
배급: ㈜스마일이엔티
러닝타임: 94분
관람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개봉: 2020년 4월 2일
 
더 터닝 공포 디 아더스 공포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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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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