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스타

본문듣기

혐오로 돈버는 '중앙' '조선'... 당신들 상대는 누구인가요

[TV리뷰] 혼란과 혐오를 부추기면서 클릭 장사하는 언론, 정치인들

20.02.13 12:15최종업데이트20.02.13 12:15
원고료로 응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으로 온 나라가 뒤숭숭하다. 12일 기준 국내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코로나19 환자는 총 28명. 2차, 3차 감염에 이어 중국이 아닌, 제3국에서 감염되어 국내로 들어오는 사례도 확인되었다. 코로나19는 전파력이 높은 데다 아직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어 불안감이 크다. 국내 확진자 중 4명이 퇴원했고 아직까지 사망자가 없다는 점은 다행이다. 정부의 차분한 대응과 성숙한 시민의식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일부 언론과 정치권은 부정확한 정보를 부풀려 공포와 혐오를 조장하며 정파적 이익에 몰두하고 있다. 지난 10일 방송된 MBC 탐사기획 <스트레이트> '신종 코로나 틈타 혼란,혐오 부추기는 언론들' 편은 불확실한 정보로 대중을 선동하며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일부 언론과 정치권의 무책임한 행태를 고발했다.

사건 만들어내는 언론
 

▲ <스트레이트> 프로그램의 한 장면 ⓒ MBC


코로나19가 서서히 확산하던 1월 28일, <중앙일보>는 "'전세기 철수' 우한 교민, 2주간 천안 2곳에 격리한다"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제목만 보면 확정된 상태로 보이지만, 정작 내용은 '검토 중', '협의 중'인 일들로 채워졌다. 당시 정부는 교민 수용 시절 후보지 여러 곳을 놓고 검토하고 있었을 뿐, 최종 결정을 내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중앙일보>는 이미 확정되었다는 제목을 썼다.

5시간 후, 중앙일보는 후속 기사 '"인구 65만 도심에 우한교민 수용? 무슨 죄냐" 불안한 천안'을 내보냈다. 느닷없는 단독 기사로 정부의 검토 사실을 홀로 확정으로 기정사실화한 뒤, 일부 주민들의 반발을 전체 여론인 양 후속 보도한 것이다.

<중앙일보>의 황당한 저널리즘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다음 날엔 '천안 반발에···'우한 전세기' 교민, 아산·진천에 격리수용', '"충남이 봉이냐" 정치인들 '지역 장사'가 우한 공포 더 키웠다'란 자극적인 제목으로 해당 주민들의 반발을 부추겼다.

<중앙일보> 보도가 정부의 공식 결정으로 둔갑하여 SNS로 퍼진 상황에서 "귀국하는 교민 수가 크게 늘어 천안은 수용 적합 시설이 아니었다"는 정부의 설명은 통하지 않았다. 확인되지 않은 단독기사로 불을 지르고 후속기사로 기름을 붓는 중앙일보의 보도에 한국예술종합학교 방송영상과의 김동원 박사는 "언론이 사건을 만든다"고 비판한다.

"실제로는 천안일 수도 있고, 아산일 수도 있는 상황에서 언론이 먼저 '천안에 격리 시설이 수용된다'라는 말을 함으로써 언론 스스로 하나의 이벤트를 만들어냈다."
 

▲ <스트레이트> 프로그램의 한 장면 ⓒ MBC


<중앙일보>가 판을 만들자 <조선일보>와 자유한국당이 뛰어들어 사안을 정치적 음모론으로 확대, 재생산했다. 자유한국당은 정부가 여당 지역구를 피하고자 일부러 야당 지역구로 바꾼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것을 <조선일보>가 받아 1월 30일 '천안은 지역구 3곳 모두 여당…한국당 "야당지역 골라 바꾼 것 아니냐"'를 송고하며 확산시켰다.

<중앙일보>의 섣부른 단독기사들은 불필요한 지역 갈등을 일으켰다. 기사를 작성한 해당 기자는 정부의 발표 하루 전, 외교부 보도자료에서 천안이 거론되었다가 빠진 사실을 언급하면서 사실을 확인했고, 확인되었다면 빨리 쓰는 게 대중에게 검증받는 방법이라고 항변했다. 그러나 정미정 언론인권센터 정책위원의 생각은 다르다. "지금은 불확실한 단독경쟁을 할 때가 아니"라고 단언한다.

"정해지지도 않은 상황에서 '단독'이라는 이름을 달고 보도함으로써 오히려 지역 갈등과 정부에 대한 불신을 더 키우게 되었다."
 

▲ <스트레이트> 프로그램의 한 장면 ⓒ MBC


보도 윤리와 준칙은 어디로

한국기자협회는 2014년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재난 보도 준칙'을 만들었다. 재난 보도 준칙 11조는 '재난 상황에서 중요한 정보에 대한 보도는 책임 있는 재난 관리 당국 등의 공식 발표에 따르되 발표의 진위 등을 최대한 검증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13조에선 '모든 정보의 출처를 공개하며 불확실한 정보는 보도를 자제함으로써 유언비어의 발생이나 확산을 막아야 한다'고 적시했다.

그런데 일부 언론은 재난 보도 준칙을 지키지 않는다. 국가기간뉴스통신사인 <연합뉴스>는 지난달 31일, 충분 진천의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 격리 중인 우한 교민들을 촬영한 사진 기사 '우한 교민 잠 못 드는 밤', '창밖 내다보는 우한 귀국 교민 어린이'을 실어 논란을 일으켰다. <조선일보>의 1월 28일 기사 '지도에도 없는 샛길로 우한 탈출…우리 차 뒤로 수십 대가 따라왔다'는 기자 본인이 방역망을 뚫어 감염 전파자가 될 수 있다는 기본적인 상식조차 망각하고 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일부 언론이 별다른 근거 없이 한국에 거주하는 중국인에 대한 혐오를 부추긴다는 점이다. <헤럴드경제>가 1월 29일 송고한 기사 '[르포] 대림동 차이나타운 가보니…가래침 뱉고, 마스크 미착용 위생불량 심각'(이 기사는 비판이 잇따르자 2월 5일 '[르포] 대림동 차이나타운 가보니…'재판매 목적' 마스크 사재기 횡행'으로 수정되었다)이 대표적인 사례다.

해당 기자는 서울에서 중국인들이 가장 많이 몰려 있는 대림동에 가니 노상에 음식 대부분이 진열되었고 가게 종업원들이 마스크를 미착용하는 등 위생 상태가 형편없다는 식으로 보도했다. 기사 전반에 걸쳐 중국인들의 위생 관념이 떨어져서 우리나라가 위험해졌다는 편견이 가득하다.
 

▲ <스트레이트> 프로그램의 한 장면 ⓒ MBC


그러나 대림동을 찾은 <스트레이트> 제작진의 눈에 비친 시장의 모습은 다른 시장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가게 종업원들과 행인들 대부분이 마스크를 착용했다. 위생 상태 역시 불량하다고 평가하기 어려웠다. 일부가 침을 뱉고 마스크를 안 쓰는 건 비단 대림동만의 문제는 아니다. 전국 어느 곳을 가도 있기 마련이다. 취재진과 만난 대림동의 상인은 "우리는 이렇게 깨끗하게 하는 데 나쁜 점만 찍어서 가니까 너무 속상하다"며 하소연한다.

이런 간절한 호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일부 언론은 코로나19의 특수를 누리듯 중국인 혐오 정서에 기댄 기사를 쉴 새 없이 쏟아내는 중이다. <머니투데이>는 지난달 30일, 31일 이틀에 걸쳐 한국에 머무는 중국인들의 건강보험 무임승차를 비판한 기사 '중국인 의료비에 건보료 연 5천억, 우한폐렴 들끓는데…', '월 7만원 내고 4억7500만 원 치료받은 중국인, 건보급여 어쩌나'를 올렸다. 기사는 국적별 건강보험 급여가 중국(5184억 원), 베트남(392억 원), 미국(331억 원), 타이완(140억 원) 순인데 중국 국적자에 대한 의료비 지출이 과대한 상황에서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치료 목적의 중국인 입국자가 늘어날 것이란 내용을 적었다.

<머니투데이> 기사는 사실과 거리가 멀다. 국적별 건강보험 급여를 가입자 1인당 건강보험 급여로 바꾸면 중국(100만 원), 미국(94만 원), 타이완 (140만원)이란 결과가 나온다. 건강보험에 합법적으로 가입한 중국 국적자의 수가 다른 외국인에 비해 월등히 많다보니 총액 규모도 컸다. 또한, 지난 5년 동안 외국인 건강보험 재정을 살펴보면 1조 1천억 원 가량 흑자를 기록했다. 외국인들은 국내에 들어온 지 6개월이 흐른 뒤부터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어 코로나19 치료를 위해 중국인들이 몰려올 거란 전망도 왜곡에 가깝다.
 

▲ <스트레이트> 프로그램의 한 장면 ⓒ MBC


위기에 표장사하는 정치인

일부 언론만이 혐오와 가짜뉴스로 혼란을 키우는 건 아니다. 일부 정치권도 바이러스를 표몰이로 활용하며 '총선 장사'에 나섰다. 정부는 특정 지역 혐오를 조장할 수 있다는 세계보건기구의 권고에 따라 '우한 페렴' 대신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2월 11일 세계보건기구는 '코로나 19'로 명칭을 결정했다)을 사용했다. 그러나 자유한국당은 정부가 과도하게 중국의 눈치를 본다면서 '친중색깔론'을 제기했다. 국회특별위원회를 구성하는 과정에서도 자유한국당은 '신종 코로나'는 중국에게 굴욕적이라며 명칭에 '우한 폐렴'을 넣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유한국당은 중국인 전면 입국 금지, 나아가 한국에 이미 거주하는 중국인들까지 내쫓자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이건 포퓰리즘이나 감정적으로 접근할 사안이 아니다. 중국, 홍콩과 교역 비중이 30%에 이르는 만큼 방역 효과 외에 경제, 외교 관계를 복합적으로 따져봐야 한다. 게다가 전면 입국 금지 조치의 실효성에도 논란이 있다. 김창엽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교수의 설명을 들어보자.

"예를 들어 중국에서 싱가포르 갔다가 홍콩을 거치고 (우리나라에) 오면 어떻게 할 것인가? 편법으로 들어오게 하는 것이 훨씬 더 관찰, 추적, 감시하는 데 어렵다."
 

▲ <스트레이트> 프로그램의 한 장면 ⓒ MBC


중국 눈치를 보느라 정부가 마스크 300만 개를 보냈다는 자유한국당의 주장도 혼란을 가중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지난 3일 "중국에 갖다준 300만 개 마스크에 이어서 중국인 관광객 마스크 싹슬이 그리고 해외 반출에 우리 국민은 분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주장은 달리 마스크를 보낸 주체는 정부가 아니다. 국내외에 있는 중국 우한대 출신 동문이 십시일반 돈을 모아 마스크를 보냈다. 지원 업무를 담당한 최윤선 중국 우한대학교 한국총교우회 부회장은 <조선일보> 기자의 전화를 받고 자초지종을 설명했지만, 정작 2월 7일 '中에 마스크 보낸 단체 간부 "정부가 300만 개 맞추라 했다"'란 제목의 엉뚱한 기사가 실렸다며 분통을 터뜨린다.

우리 사회의 방역 시스템은 메르스 사태를 겪으며 한 단계 발전했다. 동시에 시민 의식 수준도 한층 성숙해졌다. 이와 달리 언론과 정치권은 그리 나아지지 않았다. 일부 언론은 사실을 왜곡하거나 혐오를 이용하여 '기승전-문재인 정부 탓이다'는 기사로 정부를 공격하고 있다. 일부 정치권은 전 세계적 재난 사태를 정쟁의 도구로 삼아 정치적 타격을 주겠다는 의도를 드러냈다.

이들이 상대하는 건 바이러스인가? 아니면 문재인 정부인가? 코로나19는 감염병 전문병원, 검역 인력 증원의 필요성과 함께 가짜뉴스로 공포와 혐오를 부채질하는 세력을 퇴치하는 방역 시스템이 절실하다는 교훈을 주고 있다.
댓글8
이 기사의 좋은기사 원고료 10,000
응원글보기 원고료로 응원하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네이버 채널에서 오마이뉴스를 구독하세요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