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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첫번째 여자 컬링 대표팀, 전북도청을 아시나요

[인터뷰] 한국 컬링 역사와 함께한 전북도청 컬링팀

20.02.13 15:33최종업데이트20.02.13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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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컬링을 아는 사람이 거의 없었던 시절도 있었다. 당시 처음으로 국가대표로 태극마크를 달고 국제 대회에 출전했던 여자 컬링팀이 있었다. 두 번의 동계올림픽을 거치기 전의 일이었다. 2004년 창단되어 올해로 17년째 운영되고 있는, 한국 최초의 여자 컬링 실업팀인 전북도청 컬링팀 이야기이다.

2000년대 초반 태극마크를 달고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땄을 정도로 가장 강력했던 팀이지만, 지금은 코리아 컬링 리그를 계기로 다시 사람들에게 이름을 알리는 팀이 되었다. 전북도청은 코리아 컬링 리그 마지막까지 결선 라운드 티켓을 노리며 포기하지 않는 경기력을 컬링 팬들에게 선보였다.

리그 경기가 끝난 후인 지난 4일. 전북도청 컬링팀을 의정부컬링경기장에서 인터뷰했다. 오은진 스킵과 정재이 리드, 신가영 세컨드와 김지현 서드, 그리고 정다겸 감독을 만나 모두가 꿈꾸는 미래의 청사진을 그려보았다.

'컬링' 알려지지 않았을 때... AG 메달 획득했던 전북도청 
 

전북도청 여자 컬링팀 선수들과 감독이 의정부컬링경기장에서 포즈를 잡았다. 왼쪽부터 신가영 선수, 정재이 선수, 정다겸 감독, 김지현 선수, 오은진 선수. ⓒ 박장식

 
지도자 없이 선수 네 명으로 시작한 팀이었다. '컬링'이라는 개념이 국내에서 알려지지 않았을 때 이미 국가대표가 되어 세계무대를 누볐다. 2006년 국가대표로 오르면서 유니버시아드에 세 번 연속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했고, 2007년 장춘 동계 아시안게임에서는 여자 컬링 유일의 금메달을 따기도 했다.

정다겸 감독은 "2000년부터 3년 동안 전북컬링경기연맹으로 있었다. 전북체육회 사무처장님께서 컬링을 좋아해주셔서 '동계 종목 실업팀을 하나 했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그래서 2004년 전국 처음의 실업팀으로 팀이 창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2010년 경부터는 10명 정도의 선수가 거쳐갔다"고 이야기했다.

선수들이 입단한 계기는 어떻게 될까. 팀의 맏언니 정재이 리드는 "초등학교 때부터 컬링을 했다. 성신여대에 다니다가 전문 선수로 뛸 맘이 없어 휴학을 하고 어학연수를 다녀오니 교수님이 '선수 생활을 계속 하자'고 강권하셨다"며 웃었다. 그렇게 대학 선수로 뛰며 졸업했고, 그렇게 2016년 1월에 입단했단다.

오은진 스킵은 경북체육회와 춘천시청에서 뛰었다. "컬링을 직업으로 삼을 수 있나 생각을 했었다. 대학을 유아교육과로 다녔는데, 대학 생활과 선수 생활을 병행하기 어려워서 주니어 선수로 뛰기도 했다. 유치원 선생님으로 취직을 했다가, '같이 하자'는 이야기 덕분에 1년만에 춘천시청으로 갔다"고 소개했다.

오은진 선수는 "춘천시청에 있던 3년 동안 신세계배 대회에서 1위도 했었다. 하지만 쉬고 싶어서 팀을 그만뒀다"고 당시를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3개월 정도 쉬었는데, 정다겸 감독님이 같이 하자고 연락을 주셨다. 감독님이 '기다릴테니 충분히 쉬다 오라'고 할 정도셨다. 그렇게 입단해서 지금까지 뛰고 있다"고 웃으며 말했다.

김지현 서드는 오은진 스킵과 같은 고등학교를 나왔다. 같이 춘천시청에도 3년간 있었다. "춘천시청 퇴단 후 졸업을 해야 해서 학교로 돌아갔다. 마지막 학기 즈음 정다겸 감독님이 '취업계 낼 수 있을 때 오라'고 이야기해주셨다. 그렇게 취업계를 내고 바로 전북도청으로 왔다"고 그 때를 설명했다.

신가영 세컨드는 팀에서 유일한 전북 출신 선수다. 효정중학교와 전주여고를 거쳐 성신여대에서 컬링을 했다. 신가영 선수는 "작년 4월에 함께 하자는 제안이 와서 바로 입단했다"며 웃었다.

선수들을 전북도청으로 영입하는 데 정다겸 감독의 힘이 컸다. "은퇴 후 코치로 다시 돌아오니 재이가 있었다. 그 때부터 재이와 함께 했다"며, "은진이 하고는 고등학교 때부터 친했다. 그래서 데려올 수 있었고 지현이도, 가영이도 어렸을 때부터 눈여겨봐왔던 선수"라고 말했다.

"저희요? 서로 너무 친해요!"
 

코리아 컬링 리그 1월 29일 경기에서 전북도청 선수들이 선수소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박장식

 
컬링장 위에서의 주장, 즉 스킵 역할은 오은진 선수가 수행한다. 빙판 아래에서는 조금 다르다. 맏언니 정재이 선수가 주장이면서도, 플레잉 코치 같은 역할을 한다. 선수들을 챙겨 주면서도, 다 같이 하자고 독려해주는 역할을 해준다. 정재이 선수는 "서로 너무 친하다. 뭐 하나 하자고 하면 다 같이 잘 한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팀이 꾸려져서 합을 맞춘 지 1년도 안 되었다. 다른 팀만큼 합이 맞춰졌을 때의 높아질 전력을 예측하기 어려울 것 같다. 아직 완성되지 않은 팀, 그러면서도 서로 친하다는 것이 우리의 장점이다"라고 말했다.

그렇게 서로가 진해질 수 있었던 계기 중 하나는 다름 아닌 체력훈련이었다. 다른 팀들도 다 하는 웨이트나 PT같은 체력훈련도 하지만, 한 주에 한 번 정도는 다른 운동을 한단다. 볼링도 하고, 배드민턴을 하기도 한다. 아예 어떤 날에는 동네 뒷산으로 트래킹을 다녀올 정도이다.

신가영 선수는 "컬링 선수들끼리 컬링을 뺀 체육대회를 하면 우리가 종합 우승도 할 수 있다"며 "일주일에 한 번씩 다른 운동을 하는 것이 팀워크를 다지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오은진 선수도 "우리가 먼저 감독님께 '오늘은 다른 운동 하죠'라고 말하면 감독님이 더 좋아할 때도 많다"며 웃었다.

컬링도 피할 수 없는 경력 단절... "스웨덴처럼은 안 될까요?"
 

코리아 컬링 리그 경기에서 전북도청 정재이 선수(가운데)가 스톤을 투구하고 있다. 김지현(왼쪽), 신가영 선수가 스윕을 위해 달려가고 있다. ⓒ 박장식

 
선수들이 말하는 컬링의 장점은 무엇일까. 김지현 선수는 "부상 걱정이 크지 않다. 넘어지는 것만 조심하면 큰 부상을 입을 일 없이 안전하게 선수생활을 할 수 있다. 부모님이 처음엔 외동딸이라 다치면 안된다면서 컬링 하는 것을 반대했었다. 부상이 덜한 때문인지 지금은 선택을 존중해주신다"고 말했다.

정재이 선수도 "신체조건이 많이 요구되는 종목이 아니다. 키가 작아도 할 수 있고, 왜소한 사람이나 덩치 큰 사람, 나이가 많은 사람과 적은 사람이 다 같은 한 명이라, 똑같이 경기에 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다겸 감독 역시 같은 이야기를 했다. "평창 올림픽 때 금메달을 땄던 스웨덴 선수들 중에서도 40대 선수가 있을 정도로, 선수 생활이 길다는 것이 장점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조금은 무거운 이야기를 꺼냈다. 정 감독은 "그런데 여자 컬링에서 경력 단절의 문제가 크다"며 말문을 뗐다.

실제로 나이가 많은 선수, 결혼한 선수가 등 떠밀려 은퇴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힘이 닿는 데까지 선수 생활을 하면서, 선수들의 정신적 지주가 될 수 있는 기회가 잘 주어지지 않는 것이다. 정다겸 감독은 "육아휴직을 갖고 돌아와도 컬링을 계속 잘 할 수 있는데, 윗선에서 보기에는 아니라고 느끼는 것 같다"며 씁쓸해 했다.

정다겸 감독은 경북체육회의 김은정 스킵 이야기를 꺼냈다. "김은정 선수가 결혼하고, 출산을 하고 나서도 다시 돌아와 계속 선수생활을 잘 하고 있다. 김은정 선수가 '결혼 후 은퇴'라는 고정 관념을 깨준 것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고, 계속 원래의 기량을 펼치고 있으니 더욱 다행이라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전주에 '새로운 컬링장', "기대 많이 되죠!"
 

코리아 컬링 리그 경기에서 전북도청 오은진(왼쪽) 스킵이 스톤의 위치를 보고 있다. ⓒ 박장식

 
전북도청 팀에게 있어 최고의 소식이 있다. 전주에 컬링경기장이 지어지는 것이다. 레인 6개로 의정부와 같은 규모의 컬링경기장이 내년 6월 지어져, 선수들은 물론 유스 선수들을 육성하는 데에도 쓰인다. 정다겸 감독은 "강상원 대한컬링경기연맹 부회장님이 노력해주신 덕분에 유치가 되었다"고 말했다.

라커룸도, 관중석도 설치되는 전주 컬링장에는 사우나와 체력훈련 공간도 마련되어 선수들의 편의를 더한다. 국제대회나 국내대회 유치도 원활하게 이루어질 전망이다. 정 감독은 "중고등학교 컬링 팀이 학년별로 나누어지지 못하는 어려움이 있는데, 컬링장이 생기면 전주 출신 선수들이 크게 늘지 않을까 싶다"고 기대했다.

정재이 선수는 "의정부에서 훈련을 하는데, 숙소 대신 모텔에서 잠을 자는 것이 불편하고, 밥도 다 사먹어야 해서 어려움이 많다"라면서, "전주에 컬링장이 생기면 우리가 훈련하는 곳에서 경기도 열리고, 숙소에서 자고 밥도 해먹을 수 있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지역 출신인 신가영 선수에게도 의미가 뜻깊다. "중고등학교 때는 아이스메이커도 없어서 빙상장에 물방울을 뿌려서 훈련했다"며, "제대로 훈련을 못 했었다. 컬링장이 생기면 후배 선수들의 경기력도 높아지고, 가까운 곳에 경기장이 있으니 훈련량도 늘어날 것 같다"고 피력했다.

"조금 더 발전하는 팀 되겠습니다"
 

인터뷰가 끝난 후 포즈를 취한 선수들. 왼쪽부터 신가영 선수, 정재이 선수, 정다겸 감독, 김지현 선수, 오은진 선수. ⓒ 박장식

 
선수들의 목표는 무엇일까. 정재이 선수는 안정을 바랬다. "5년간 팀에 있는 동안 여섯 명의 선수가 떠났다"며, "선수 변화 없이 팀이 지속되면서 좋은 성과가 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신가영 선수는 "컬링 팬들이 별명을 만들어주셨으면 좋겠다. 열심히 해서, 국가대표 자리를 13년 만에 탈환하고 싶다"고 답했다.

오은진 선수는 "개개인의 능률을 조금이나마 더 올려주는 스킵이 되고 싶다. 게임 때 부족했던 부분을 많이 훈련할 수 있도록 생각하고 있다"면서, "다른 팀의 스킵에 꿇리지 않는 자신감 넘치는 스킵이 되고 싶다"고 각오했다. 김지현 선수도 "열심히 해서 팬 분들께 좋은 모습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코리아 컬링 리그 당시 전북도청 선수들을 응원해준 팬들에게도 고마움을 잊지 않았다. 정재이 선수는 "발전하는 모습, 좋은 모습만 보여드리겠다"며, "컬링에 관심을 가져주시는 만큼 우리도 발전하고, 우릴 보고 다른 실업팀도 생겨나서 컬링 전체가 발전한다. 모든 팀과 선수들에게 관심과 응원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신가영 선수도 "더 좋은 이야기가 나올 수 있게 열심히 해서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며, "대회 때 찾아오시면 팬 서비스 잘 해드릴게요"라고 말했다. 오은진 선수도 "다음 컬링 리그 때에는 조금 더 발전한 모습으로 나서겠다. 전북도청이 잘 모르셨을 팀인데 응원해주셔서 감사하다"고 인터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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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기사도 쓰고, 스포츠와 여행까지, 쓰고 싶은 이야기도 쓰는 사람. 그러면서도 '라디오 고정 게스트'로 나서고 싶은 시민기자. 그리고 자칭 교통 칼럼니스트. - 부동산 개발을 위해 글 쓰는 사람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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