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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브리그'에 쏟아진 조롱, "차라리 9이닝으로 나눠라"

[주장] SBS <스토브리그> '편법' 중간 광고와 3부 쪼개기, 시청자 불편함은?

20.01.20 14:43최종업데이트20.01.20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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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드라마 <스토브리그> 포스터 ⓒ SBS

 
연일 시청률 고공행진을 기록 중인 SBS 금토 드라마 <스토브리그>가 최근 시청자들의 원성을 자아내고 있다. 지난 17일부터 20분씩 3부로 나눠 방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2부 구성으로 진행되던 것에서 한 차례 더 광고가 등장하면서 드라마 감상 흐름을 방해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흘러 나온다.

이에 대해 SBS 측은 "모바일 이용자들이 늘어나고 영상 시청 패턴이 변화하는 추세라 편성을 다양하게 시도하는 일환"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 해명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시청자들은 거의 없어 보인다. 이는 핑계에 불과하고, 광고 매출을 높이려는 게 가장 큰 목적이라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원칙적으로 지상파 중간 광고는 불법이지만...
 
케이블이나 종편 채널과 달리, 지상파 방송은 중간 광고를 넣을 수 없다. 그래서 지상파 프로그램들은 몇 년 전부터 1편을 1, 2부로 나누어 연달아 방송하고 있다. 1, 2부 사이에 광고를 넣기 위한 사실상의 '꼼수'다. 방송 편성이 나뉘었다면 그 사이에 삽입된 광고에 대해선 방통위가 법적 제재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지난 2016년 SBS < K팝스타6 >를 시작으로 지상파 3사는 주요 인기 예능 프로그램과 드라마 분량 쪼개기를 앞다투어 시도하고 있다. <스토브리그> 직전에 방영되었던 <배가본드> 역시 3부로 나눠 방영되기도 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 4일 '2020년도 주요업무 추진 계획'을 통해 올해 지상파 3사의 중간광고를 허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SBS를 비롯한 지상파 3사의 행태를 감안하면 중간 광고가 공식적으로 허용될 경우, 지금의 3부 구성뿐만 아니라 무차별적인 광고 삽입도 충분히 예상해 볼 수 있다.

분량 쪼개기... 광고 효과는 극대화 vs. 시청자 불만 높아져
 
기존 프로그램 앞뒤에만 장시간 광고가 붙게 되면 보통 시청자들은 잠시 채널을 돌렸다가 몇 분 후 다시 돌아와 해당 프로그램을 본다. 하지만 프로그램 중간에 짧은 길이의 광고가 등장할 땐 광고 시간이 비교적 짧기 때문에 웬만해선 채널을 변경하지 않는다. 덕분에 해당 광고의 효과는 극대화되기 마련이다.

< K팝스타6 >는 당시 사실상의 중간 광고를 통해 약 300억의 수익을 벌어들였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반면 흥미진진하게 드라마, 예능을 지켜보던 시청자 입장에선 흐름이 끊어진다는 비판이 나온다. 당연히 작품에 대한 몰입도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최근 중간 광고가 워낙 익숙해진 탓에 1부와 2부 각 30~45분 가량 사이에 나오는 광고는 일부 용인하는 분위기도 생겨나고 있다. 이 정도라면 잠깐 화장실을 다녀오든, 물을 냉장고를 찾든 숨 돌릴 수 있는 여유와도 연결이 된다.

하지만 60~70분 분량의 프로그램을 3등분하는 건 이야기가 달라진다. 20분 내외의 길이로 쪼개다 보니 2부작 구성 때보다 훨씬 더 큰 불편을 초래한다. 일부 드라마, 예능에선 생뚱맞은 상황에서 1, 2부를 종료시키고 광고를 내보내 시청자들의 짜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이러다가 "9이닝으로 나누기" 등장할 수도
 
하필 이날 <스토브리그> 방송에서는 곱창, 떡볶이, 홍삼 등 여러 PPL(간접광고)이 드라마 내용에 제대로 녹아들지 못한 데다 3부로 쪼개기 방송까지 겹쳐졌다. 시청자들의 원성이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이는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는 지상파의 매출 확보 현실을 여과 없이 보여주는 장면이기도 하다. 갈수록 광고 판매량은 감소하고 시청자는 유튜브 등 새로운 미디어로 이탈하고 있다. 그만큼 TV 시청률 또한 낮아질 수밖에 없다.

기업체들은 이제 예전처럼 TV에 많은 광고비를 집행하지 않는다. 결국 현재의 여건에서 매출을 조금이나마 높일 수 있는 방법으로 3부 쪼개기 같은 편법 중간광고가 대거 등장하게 된 것이다.

심지어 <스토브리그>는 예고편을 내보내기 전에도 1분을 훌쩍 넘기는 시간동안 광고를 내보내, 시청자들의 분노를 자아내게 했다. SBS는 방송 막판 광고 후 예고편이 방송된다는 자막을 삽입했다. 다음주 설 연휴 결방이 예정된 상황에서, 시청자들은 광고를 보며 예고편을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결국 '3부' 쪼개기 방송이 아니라, 사실상 4부 구성과 다름 없는 상황이 연출되었다.  

방송 이후 포털 사이트, SNS 등에는 SBS를 비판하는 댓글이 쏟아졌다. 일각에서는 "야구 드라마니까 차라리 9이닝로 나눠라. 1회를 초/말로 나누어 하니 18회 분량도 가능하겠다"고 조롱하기도 했다. 그동안 빠른 전개와 호흡으로 차별화에 성공했던 <스토브리그>로선 현재의 쪼개기 시도는 장점을 스스로 갉아먹는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17일 <스토브리그>는 시청률 17%를 기록하며 연일 동시간대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SBS가 시청자들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3부 방송을 강행할 수 있는 이유가 아닐까.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상화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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