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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 노예' 사건 생각나는 영화... 이영애의 힘이었다

[리뷰] 영화 <나를 찾아줘> 긴장감 속에 사회적 메시지 담아낸 작품

19.11.20 09:55최종업데이트19.11.21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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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찾아줘> 포스터 ⓒ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주)


지난해 한국 영화계에서 가장 눈에 띄는 활약을 선보인 배우로 한지민을 꼽을 수 있다. 순수하고 청초한 이미지였던 한지민은 <미쓰백>을 통해 거친 밑바닥 인생을 살고 있지만 그 누구보다 마음이 뜨거운 상아 역을 소화해냈다. 이 영화가 그 해 수많은 관객들에게 큰 울림을 준 이유는 아동폭력과 방관의 문제를 강력하게 호소해내며 사회적으로 큰 반항을 일으킬 수 있는 힘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이 작품에서 선보인 한지민의 연기 변신은 단순 외형과 연기 스타일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영화가 지닌 사회적인 파급력과 의미를 기억하고 이를 실천할 수 있는 배우로 변모한 것이다. 이는 군 제대 후 <도가니>를 통해 영화계에 자리 잡은 공유 역시 마찬가지다. 군 입대 전 공유가 스타의 이미지였다면 제대 후 그는 사회적인 목소리를 담은 영화를 통해 영향력을 실천하는 배우로 변모했다.
 
 <나를 찾아줘> 스틸컷
ⓒ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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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변신을 이어가는 배우가 이영애라 할 수 있다. 2005년 '금자씨 신드롬'을 일으킨 이영애는 무려 14년 만에 <나를 찾아줘>로 스크린에 복귀했다. 주로 단아하고 우아한 역할을 선보였던 이영애는 복수극 <친절한 금자씨>로 색다른 면모를 보여준 바 있다. 그런 그녀의 이력 때문에 <나를 찾아줘>는 장르적인 쾌감을 갖춘 스릴러 영화처럼 보일 수도 있다.

<나를 찾아줘>는 작년 <미쓰백>을 떠올리게 만드는 고발 영화의 성격이 짙은 작품이다. 다만 이 과정에서 사회적인 메시지에 집중한 나머지 장르적인 쾌감에 집중하지 못하는 실수를 범하지 않는다. 간호사로 일하는 정연은 6년 전 아들을 잃어버린다. 숱한 거짓정보 속에서 그녀는 아들의 몸에 난 화상자국까지 정확히 알고 있는 제보를 듣게 된다. 드디어 아들을 만날 것이라 여긴 정연은 제보자가 말해준 한 섬의 낚시터를 향한다.

낚시터를 향하기 전 영화의 전반부가 에너지를 쏟는 부분은 정연 부부와 아이를 잃어버린 이들이 겪는 정신적인 고통과 상실감이다. 정연은 어린아이를 만날 때마다 아들을 떠올리며 남편 명국은 일도 그만둔 채 아들을 찾기 위해 전국을 뒤진다. 어린 시절 부모를 잃어버린 뒤 입양가족에게서 지낸 승현은 아이들을 찾아주는 일을 하며 얼마나 많은 부모들은 아이를 잃어버리고 방황하는지를 보여준다.

이런 드라마는 정연이 낚시터를 향한 후 아들을 찾기 위해 분투하는 모습에서 더 큰 안타까움과 모성을 느끼게 만든다. 후반부를 보다 보면 익숙한 사건이 떠오른다. 바로 2014년 전남 신안군 염전 섬 노예 사건이다. 임금 체납과 감금으로 혹사당하던 장애인 2명이 경찰에 의해 구출된 사건이다. 당시 지역 유지들과 경찰들이 합심해 실종된 장애인들을 장기간 노예로 부려먹은 이 사건은 사회적인 파장을 불러 일으켰다.
 

<나를 찾아줘> 스틸컷 ⓒ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주)

 
홍경장을 주축으로 한 낚시터 인근 주민들은 아이들을 노예처럼 부려먹는다. 그들은 정연이 섬을 찾아오자 일부러 아이를 숨긴다. 무서운 점은 이들이 겉으로 보기에는 마음씨 착하고 인심 좋은 시골 사람들처럼 보인다는 점이다. 유머러스하고 능글맞은 홍경장은 물론 아는 사람이면 다 같이 식탁에 모여 식사를 하는 마을 사람들의 모습은 여느 인심 좋은 시골 사람들의 모습과 다르지 않다.

이 영화가 지니는 시점은 염세주의적 시점이다. 정연을 둘러싼 주변 사람들 중 명국와 승현을 제외한 모두는 겉모습과 다른 가면을 쓰고 있다. 시골의 홍경장 일당은 물론 아이가 있는 곳을 안다며 장난으로 거짓신고를 하는 아이들, 아들이 없으니 정연이 버는 돈을 자신의 아이에게 쓰게 하고 싶은 명국 동생 부부의 계략까지 세상에 믿을 사람 하나 없다는 말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며 인간에 대한 염증을 품게 만든다.

이런 염증은 정연을 더욱 강하게 만드는 기폭제임과 동시에 관객들에게 메시지를 강렬하게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신안군 염전 섬 노예 사건은 당시 2심에서 가해자들이 감형을 받았다. 재판부는 지역적 관행이라는 점과 숙식을 제공했다는 점을 감형의 이유로 들었다. 또 지자체에 대한 손해배상청구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끊임없는 관심과 해결을 위한 각성이 촉구되는 이유다.
 

<나를 찾아줘> 스틸컷 ⓒ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주)


정연 역의 이영애는 이번 작품을 통해 우아함과 기품을 벗고 주름진 거친 얼굴로 분한다. 아이를 되찾기 위해 부당한 이들과 맞서 싸우는 그녀의 모습은 그 어떤 여전사보다 강한 의지와 폭발력을 보여준다. 동시에 실종 아동들을 향한 사회적인 관심을 촉구하는 사회적인 메시지를 열연으로 표현한다.

<나를 찾아줘>는 제목 그대로 '나를 찾아 달라'는 간절한 메시지를 스릴러 영화의 장르적 문법 안에 담아낸다. 적절하게 숨을 조여 오는 긴장감과 한 순간도 주제의식을 잃지 않는 카메라의 시선은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모범적인 범죄 스릴러의 탄생이라 볼 수 있다.
덧붙이는 글 이 글은 김준모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 브런치, 씨네리와인드에도 게재됩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게재를 허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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