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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변호사-검사 검은 유착 끊는 방법, '검찰개혁'뿐

[TV 리뷰] < PD수첩 > '검사범죄 2부작-2부 검사와 금융재벌' 편

19.11.11 13:16최종업데이트19.11.11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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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 PD수첩 >과 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 <뉴스타파>가 공동으로 취재한 '검사범죄 2부작'이 지난 10월 22일과 29일에 방송되었다. 1990년부터 방영된 < PD수첩 >이 다른 언론사와 협업을 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두 언론사는 '검찰개혁'이란 시대 요구에 발맞춰 견제를 받지 않는 권력이라 불리는 대한민국 검찰이 숨겼던 검사의 범죄를 신랄히 파헤쳤다.

1부 '스폰서 검사' 편은 '고교 동창 스폰서 사건'을 통해 검사들이 연루된 비리가 불거질 경우 사건이 어떻게 은폐되는지, 검찰이 제 식구를 감싸기 위해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보여준다. 그 과정에서 검찰만이 기소권을 가지는 '기소 독점주의'의 문제점을 찾았다.

2부 '검사와 금융재벌' 편에선 전, 현직 검사의 유착인 '전관예우'를 고발했다. 검사와 판사 출신의 전관들을 예우하는 과정에서 사건의 경중이 경미하거나 증거가 명확하지 않다고 판단될 경우 검찰 재량에 의하여 피의자를 기소하지 않는 '기소 편의주의'는 막강한 힘을 발휘한다. 금융재벌, 검사 출신 변호사, 현직 검사가 꼬리에 꼬리를 무는 유착 의혹을 보여주는 유준원 상상인그룹 대표의 사례엔 기소 편의주의의 폐단이 모조리 담겨 있다.
 

'검사범죄 2부작-2부-검사와 금융재벌' 편 프로그램의 한 장면 ⓒ MBC


유준원 대표는 40대 나이에 금융 그룹을 이룩한 신화적인 인물로 알려졌다. 2019년 한국의 주식 부자 106위에 오를 정도로 막대한 부를 일궜지만, 상상인그룹의 경영 성과 외엔 공개된 정보가 거의 없을 정도로 베일에 싸여있다.

지난해 12월, <뉴스타파>를 찾아온 '제보자 X'는 유준원 대표의 성공 배경에 주가조작과 검찰유착이 존재한다고 설명한다. 죄수의 신분으로 서울남부지검의 금융 범죄 수사를 도왔던 제보자 X는 2012년 '스포츠서울 주가조작 사건'에서 유준원 대표만 법망을 빠져나간 사실에 주목한다.

"스포츠서울 주가조작 사건에서 검찰은 관련자들의 부당이익금 산출표를 다 조사했어요. 거기에서 제일 많은 수익을 얻은 게 유준원이에요. 다른 사람들은 다 처벌받았는데, 유독 유준원만 처벌을 안 받았어요. 조사 한 번 안 받았어요."
 

'검사범죄 2부작-2부-검사와 금융재벌' 편 프로그램의 한 장면 ⓒ MBC


2012년 5월, 한 법무법인 사무실에 모인 유준원 대표, 주식브로커 김씨, 스포츠서울 전무 손아무개씨, 변호사 이아무개씨가 만났다. 이 자리에선 스포츠서울 주가조작과 수익을 배분하는 문제까지 논의되었다. 이후 유준원 대표는 6천만 원을 투자해 스포츠서울의 주식인수권을 구입하고 이어 10억 원을 투자하여 스포츠서울 주식 2백만 주를 사들였다.

그즈음 손 전무 등은 주식을 띄우는 작업에 들어갔다. 스포츠서울이 배우 이영애의 관계회사에 20억 원을 투자하고 곧 <대장금 2>가 제작된다는 정보를 퍼뜨렸다. 당시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의 외곽조직에 활동한 사람을 영입하여 대선 테마주 바람도 일으켰다. 주가조작 세력도 가세했다. 호재가 잇따르자 주당 600~700원 사이를 오가던 스포츠서울의 주가는 6월에 1930원으로 무려 3배 가까이 상승했다.

주가가 폭등한 시점에 유준원 대표는 사들인 주식을 모두 매도하여 큰 이득을 챙겼다. 검찰이 조사한 스포츠서울 부당이익금 규모는 약 110억 원이다. 이 가운데 유준원 대표가 특수관계인을 내세운 회사 '제이에스엔에스'가 20억 원으로 가장 많은 이익을 얻었다. 그러나 상상인그룹 측은 < PD수첩 >에 보낸 답변서에서 주가조작을 모의하거나 관여한 사실이 없다고 적었다.

"유준원 대표는 주식인수권 매매계약서에 날인하고 매매대금을 지급한 뒤 바로 돌아왔을 뿐입니다. 이 모 변호사나 그 외 1인은 당시 처음 본 사람들로 그들과 시세조종, 한류 테마, 대선 테마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사실이 없으며 그럴 만한 사이도 아니었습니다."
 

'검사범죄 2부작-2부-검사와 금융재벌' 편 프로그램의 한 장면 ⓒ MBC


2014년 검찰이 스포츠서울 주가조작 사건을 수사를 시작하고 1심에서 이아무개 변호사는 징역 4년, 손 전무와 주식브로커 김씨는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가장 많은 이득을 본 유준원 대표는 수사 대상에서 제외되었다. 수사를 맡은 서울 남부지방검찰청은 공범들이 유준원 대표를 언급하지 않아 더는 수사하지 않았다고 설명한다. 그런데 '검찰수사기록'을 살펴보면 앞뒤가 안 맞는다. '유준원'이 147번이나 나오기 때문이다.

제보자 X는 유준원 대표가 검찰의 조사를 피할 수 있었던 내막에 검사 출신 변호사가 있다는 의혹을 제기한다. 2014년 12월, 주식브로커 김씨가 체포되자 박아무개 변호사가 변호를 맡았다.

유준원 대표와 대학동문으로 절친한 사이인 박 변호사는 김형준 부장검사의 '고교 동창 스폰서 사건'에도 등장한 바 있는 인물이다. 스포츠서울 주가조작 사건은 서울 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이 담당했고 당시 지휘하던 이가 바로 김형준 부장검사였다. 검사인맥이 작용한 것이 아닌지 의심되는 지점이다.
 

'검사범죄 2부작-2부-검사와 금융재벌' 편 프로그램의 한 장면 ⓒ MBC


검사인맥이 박 변호사의 죄를 덮었다고 의심되는 다른 사례도 있다. 2015년 금융위원회에 박 변호사가 주식 대량 보유 보고 의무 위반과 미공개 정보 이용 주식 거래를 담은 진정서가 제출된다. 사태를 심각하게 받아들인 금융위원회는 사건을 대검으로 넘겼고 대검은 서울남부지검에 보냈다.

그 무렵 수사를 지휘하던 김형준 부장검사에게 박 변호사는 여러 차례 향응을 제공하고 수백 회에 걸쳐 전화,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았다. 김형준 부장검사는 전출되기 전날, 박 변호사를 조사한다. 결국 박 변호사는 4건의 비리 의혹 가운데 1건은 불기소, 3건은 벌금으로 약식기소 처분을 받는다. 이것은 일반적인 결과일까? 조혜규 회계사는 "아니다"라고 한다.

"금융위원회에서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으면 혐의가 중하기 때문이다. 나름대로 판단을 한 상태에서 자체적으로 징계를 하지 않고 검찰에 의뢰했는데 기소조차 안 한다는 것은 일반적이지 않다."
 

'검사범죄 2부작-2부-검사와 금융재벌' 편 프로그램의 한 장면 ⓒ MBC


검찰 조사를 앞두고 박 변호사가 전 방위에 걸쳐 로비한 정황도 드러났다. < PD수첩 >이 입수한 박 변호사의 휴대전화 통화기록을 보면 2015년 9월 15일부터 2016년 9월 15일까지 그는 김형준 부장검사를 비롯하여 손영배 검사, 전형근 검사, 심우정 검사, 이원석 검사, 조상준 검사 등 현직 검사 22명과 통화, 문자메시지를 나누었다. 박근혜 정부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실에 근무한 주진우 행정관도 통화 65회, 문자메시지 13회를 주고받았다.

검찰 요직에 있는 검사들과 청와대 행정관이 금융감독위원회와 검찰 조사를 받는 비리 혐의자와 수십 차례 통화를 한 이유는 무엇일까? 분명 유착 관계를 의심케 하는 대목이지만, 검찰은 "수사 결과 특별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검찰이 박 변호사와 밀접한 관계인 유준원 대표에 대해 이례적인 조치를 한 점도 석연찮다. 지난해 2월, 골든브릿지 증권 인수 과정에서 유준원 대표의 대주주 자격 요건을 심사하던 금융위원회는 그가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주식 거래에 연루된 의혹을 문제시 삼았다.

유준원 대표는 서울남부지검에 이 사건을 신속히 처리해달라는 진정서를 넣었고 검찰은 단 하루 만에 수사 결과 범죄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발견되지 않았다는 증명서를 발급해주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에 따르면 "검찰에서 (증명서를) 써준 유일한 건"이라고 한다. 이후 유준원 대표는 증권사 인수를 승인 받았다. 검찰이 발급해준 증명서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음은 자명한 사실이다.
 

'검사범죄 2부작-2부-검사와 금융재벌' 편 프로그램의 한 장면 ⓒ MBC


유준원 대표, 박아무개 변호사, 김형준 부장검사를 보노라면 실타래처럼 이어진 공생관계가 떠오른다. 주가조작에 연루된 사람은 검찰 출신 전관 변호사를 이용하여 처벌을 피한다. 전관 변호사는 부장검사가 스폰서 의혹에 휩싸이자 사건 은폐에 동참한다. 부장검사는 전관 변호사가 맡은 사건에 사실상 면죄부를 준다. 거대한 범죄 집단을 연상케 하는 무시무시한 커넥션이다.

제보자 X는 검찰이 개혁을 반대하는 이유를 '전관 시장' 때문이라고 꼬집는다. 금융조세조사부, 특수부의 사건들의 수임료는 일반 형사 사건에 비해 작게는 몇 배, 크게는 수십 배에 달한다. 법조 시장에서 거액을 벌 수 있는 전관이야말로 검사들이 절대 놓칠 수 없는 엄청난 이권인 것이다.

< PD수첩 >은 취재 과정에서 스폰서 검사, 떡값 검사, 룸살롱 검사, 정치 검사 등 검찰의 치부가 단순히 검사 한, 두 명의 일탈이 아닌, 검찰 조직의 깊이 배어있는 구조적 문제임을 깨달았다고 이야기한다. 구조적인 문제의 중심부엔 전관예우가 위치한다.

금융재벌, 검찰 출신 변호사, 현직 검사의 유착을 끊기 위해선 반드시 검찰 개혁이 이루어져야 한다. 검찰 스스로 자정을 기대할 시기는 지났다. 이젠 무소불위의 검찰을 견제하고 바로 세울 수 있는 '법'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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