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갯벌 기어다니고 잠수까지... 정일우-최송현은 왜?

[이영광의 '온에어' 15] KBS <다큐 인사이트> 제작진

19.11.13 18:18최종업데이트19.11.16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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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다큐 인사이트> 제작진인 이태웅 PD(좌), 이재오 부장(중), 손성배 PD(우)ⓒ 이영광

 
지난달 3일 KBS 1TV의 새로운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다큐 인사이트>가 첫 방송됐다.

<다큐 인사이트>는 '소재와 형식을 뛰어넘은 다큐멘터리의 즐거운 뒤집기'를 표방하며 야심찬 시작을 알렸다. 첫 시리즈인 '와일드 맵'은 자연 다큐임에도 불구하고 배우 정일우씨와 최송현씨가 직접 현장에 들어가 야생동물들의 모습을 시청자에게 전달했다.

프로그램 제작 뒷이야기가 궁금해 지난 5일 제작진인 이재오 부장과 '와일드 맵' 연출자인 손성배 PD, '모던 코리아' 연출자인 이태웅 PD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다음은 이들과 나눈 일문일답. 

- <다큐 인사이트>가 지난 10월 3일 시작했잖아요. 한 달이 지났는데 어떠신가요?
이재오 부장(이하 이재오) : "사실 <다큐 인사이트>라는 프로그램 자체가 목요일 중요한 시간대 한 시간(오후 10시)을 맡았어요. 공영방송으로서 다큐멘터리를 제공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어요. 사실 이건 공영방송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것들이죠. 대형다큐멘터리나 아카이브를 이용한 다큐멘터 등 종편이나 다른 방송사에서 접근 못 할 수 있는 방식들이 많이 있거든요. 한 달이 되었는데 지금까지는 저희로서는 만족하고 있습니다."

- 반응은 어때요?
이재오 : "(프로그램을) 보셨겠지만 '와이드 맵'과 '모던 코리아'가 나간 상태인데 반응이 좋습니다. '와이드 맵'의 경우 자연 다큐면서 범상치 않은 프로그램이었잖아요. 연기자들이 직접 들어가 경험을 하는 등 조금 편하게 접근할 수 있어서 좋은 것 같고 '모던 코리아'도 사실 KBS만이 가진 자료를 많이 보여준 거라서 훌륭하다고 생각해요."

- 지금은 폐지되었지만, KBS의 대표 다큐 프로그램이었던 < KBS스페셜 >과는 어떤 차이점이 있나요. 
이재오 : "기본적으로 < KBS스페셜 >은 다큐멘터리와 시사 프로그램 중심으로 되어 있었어요. 그런데 이번에 다큐멘터리는 <다큐 인사이트>로, 시사 쪽은 <시사 직격>으로 조정하면서 분리를 시킨 거죠."

- <다큐 인사이트>는 어떤 프로그램인지 소개 부탁드려요.
이재오 : "저희 타이틀이 <다큐 인사이트>잖아요. 사회 현상의 표면을 보는 게 아니라 깊이 들어가는 거예요. 그리고 즐거운 뒤집기라는 콘셉트를 가지고 있어요.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을 한 번쯤 즐겁게 뒤집어서 시청자들에 편하게 다가갈 수 프로그램을 만들어보자는 생각으로 만들었습니다."

- 왜 뒤집어보자고 생각했나요?
이재오 : "우리는 일상적으로 눈앞에 있는 모든 사안을 바라보고 인지하고 이해하잖아요. 그러나 그게 다라고 얘기할 수 없는 부분이 많죠. 뒤집어보고 안 되면 우리가 옆으로 돌아갈 수도 있죠. 진실에 다가가는 방법은 여러 가지인데 뒤집기라고 표현한 거죠."

- 단편이 아닌 시리즈로 만드는 이유가 있나요?
이재오 : "사실 저희 라인업이 내년 초까지는 정해져 있는데 한 편 나가는 것도 있어요. 처음 시작하면서는 시리즈를 생각했었어요. 시리즈라고 해서 양만 늘리는 건 아니고 어떤 주제를 충분히 속까지 보겠다는 생각으로 결정한 거예요. 주제별로 다를 수도 있고 같은 주제를 여러 번 반복적으로 보여줄 수 있도 있겠지만, 시리즈로 접근할 부분이 있을 거란 거죠."
 

KBS <다큐 인사이트> 제작진인 이재오 부장(좌), 손성배 PD(우)ⓒ 이영광



- 자연 다큐만 하는 건 아닌가 봐요?
이재오 : "맞아요. 자연 다큐만을 위한 프로그램은 아니에요. 자연 다큐 팀이 따로 있긴 해요. 하지만 <다큐 인사이트>라는 프로그램은 목요일 밤 10시부터 55분 동안 KBS 역량을 최대한 드러낼 수 있는 훌륭한 다큐멘터리를 가능하면 시리즈로 충분히 보여주는 것이 목적이에요. 자연 다큐만은 아닙니다."

- 첫 번째 프로그램인 '와일드 맵'은 배우 정일우씨와 최송현씨가 직접 현장에 나갔잖아요. 자연 다큐에서 흔히 볼 수 없었던 시도인 것 같은데요. 
손성배 PD(아래 손성배): "<다큐 인사이트>가 즐거운 뒤집기라고 했잖아요. 해당 방송도 마찬가지로 즐거운 뒤집기를 한 거예요. 저는 자연 다큐를 20년 가까이 제작했거든요. 우리가 현장에서 찍는 것을 시청자와 공유하면 어떨까란 생각도 계속해왔어요. 이번에는 시청자들과 같이할 수 있는 부분이 뭔가(를 생각했어요)... 요즘엔 소셜 미디어를 이용하는 양방향성 프로그램이 나오잖아요.

시청자와 제작진을 연계하는, 시청자를 대신해서 잠복도 하고 한반도에서 살아가는 야생동물도 만나는 등 그걸 대신해 줄 수 있는 사람이 필요했어요. 그런 걸 배우들이 하면 좀 더 시청자들에게 편하게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죠. 정일우씨는 평소 환경 쪽에 관심이 많아요. 그것이 저희와 맞아서 촬영하게 됐고요. 최송현씨는 수중 다이버 자격증을 가지고 있어요.

저희가 촬영하면서 바닷속 등 물 속을 들어가거든요. 이런 걸 시청자들에게 대신 전해줄 사람이 누구일지 생각했는데 최송현씨가 그 부분은 잘할 것 같았어요. 최송현씨는 수중뿐만 아니라 육상이나 갯벌 이런 쪽에도 관심이 있었어요. (그래서 다행히도 두 사람이) 시청자들과 야생동물을 만나게 해주는 데 좋은 매개체가 되었어요."

- 처음 출연을 제안했을 때 최송현씨와 정일우씨의 반응은 어땠나요?
손성배 : "둘 다 즐거워 했죠. 정일우씨는 저희쪽으로 미리 연락이 와 있었어요. 자기가 자연 다큐 쪽에 관심 있고 특화됐다고 얘기했고요. 저희는 이런 프로 기획 중이었고요. 야생동물을 찾는 건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았지만, 거기에 접근하는 건 정일우씨와 최송현씨가 직접 체험해야 했어요.

야생동물에 다가가는 제일 좋은 방법은 뭐냐면 자기를 최대한 낮추고 겸손하게 하는 거거든요. 그래야 야생동물과 눈을 마주칠 수가 있어요. 두 사람은 갯벌에서 기어 다니고 35도의 아스팔트 열기 속에서 기어 다니고, 어떨 땐 슈트로 갈아입고 잠수를 하며 야생동물과 만나는 수고와 어려움을 스스로 감내한 거죠. 야생동물 만나고 그들에게 다가가는 법이 그대로 시청자들에게 전달된 거죠. 두 사람은 그런 걸 잘 전달하는 매개체의 역할 충분히 했죠."

- 얼마나 촬영했나요?
손성배 : "자연다큐는 4계절이 다 나오잖아요. 그러나 이 프로그램의 특징이 무엇이었냐면, 그때 그 장소가 아니면 못 보는 것들을 시청자들과 같이 잠복한 채 관찰하며 본다는 거예요. 관찰은 3~4개월 동안 하지만, 산란은 며칠 만에 끝나요. 그러나 그 시기를 특정하기 어려운 거죠. 그래서 잠복과 기다림이 필요한 것이죠. 그걸 정일우씨와 최송현씨가 한 거예요.

물론 정일우씨와 최송현씨가 3~4개월 동안 같이 하진 않았고요. 좋은 타이밍을 먼저 잡고 그 친구들이 와서 동물들을 만난 거죠. 꼬리치레 도롱뇽이라고 세계에서 정말 작은 도룡농이 있어요. 꼬리치레 도룡뇽은 학술적으로 의미가 있고 이건 산란 장면이 한 번도 공개된 적이 없거든요. 그런데 우리 자연다큐팀이 수중에 카메라를 설치해서 그(산란) 장면을 최초로 담아냈어요. 정일우, 최송현씨는 그 과정을 시청자들에게 대신 전달하고 대화하며 산란 장면을 본 거죠. 시청자들과 소통하고 라이브 하지 않을 때는 인스타그램 통해 저희가 만난 야생동물들을 업로드해서 소통하고 있어요. (시청자와) 눈높이를 맞춰가는 것이 이 프로그램 특징입니다."

- 24시간 라이브 캠(Live cam)을 이용해 자연환경 다큐멘터리 최초로 배우 정일우씨와 최송현씨가 야생동물을 만나기 위해 잠복하는 순간을 유튜브와 페이스북으로 생방송 했잖아요. 어떠셨어요?
손성배 : "이전과는 다르죠. 이제까지 한 번도 시청자와 함께 야생을 관찰한 적이 없잖아요. 제는 이 프로그램 형태를 '신개념 신포맷 양방향 자연다큐 쇼'라고 한마디로 정의해요. 이제까지 시도하지 않은 양방향 소통을 하면서 야생에 대한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즉각 해소해주고 저희도 시청자들이 어떤 게 궁금한지를 현장에서 알 수 있었죠."
 

KBS <다큐 인사이트> 제작진인 이태웅 PD(좌), 이재오 부장(우)ⓒ 이영광


- 라이브 할 때 올라오는 댓글은 주로 어떤 건가요?
손성배 : "댓글 보면 시청자들이 궁금해 하는 게 보이죠. 댓글을 보다보니, 저희는 사소하다고 생각했던 것도 시청자들은 그렇게 느끼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사실 아쉬웠던 부분도 있었는데... 해외 접속자들도 있었거든요. 방송에 나오는 과정들을 영어로 설명해달라는 요청도 있었는데, 생태 용어들은 친숙하지 않아서 설명이 쉽지 않았어요."

- 지난달 31일부터는 '모던 코리아'가 시작했어요. '통일'이란 주제를 오직 영상자료와 인터뷰만으로 풀어낸 것이 인상적이던데.
이태웅 PD(아래 이태웅) : "작년에 < 88/18 >이란 제목으로 서울 올림픽 30주년 다큐멘터리를 만들었는데요. 그때 보니 KBS에 자료가 되게 많더라고요. 자료를 활용해도 될 것 같았어요. 지금까지는 (그런) 자료들이 다큐멘터리에 보조적으로 쓰였는데 (자료들을 보니) 자료 위주 다큐멘터리를 만들어도 되겠는 거예요. 자료와 그 당시 사람들의 현재 인터뷰만으로도 생생하게 얘기를 할 수 있지 않을까 해서 만들어 방송한 거죠."

- 내레이션이 없었는데 이유가 있나요?
이태웅 : "자료화면을 많이 쓰다 보니... 이미 방송에 나갔던 거라 말들이 많이 들어가 있어요. 내레이션이 들어갈 자리 자체가 없었고 이미 거기에 나와 있는 멘트들로 문장이 완성되더라고요. 그것들로 의미를 전달할 수 있겠다, 싶었고 그거로 전달 안 되는 부분은 중간중간 자막으로 짚어줬어요."

- 인터뷰는 흑백으로 나오던데.
이태웅 : "이번 방송은 30년 전 이야기였는데, 그 당시가 좀 더 생생하게 느껴지면 좋겠어서요. 인터뷰는 아무래도 HD 화질로 찍게 되고 자료화면은 SD 4:3 화면이잖아요. 컬러로 붙이면 요즘이 생생하고 예전 것이 죽는 느낌이라 인터뷰를 흑백으로 보여주고 자료를 컬러로 보여주면 자료가 더 생생하가 느껴지지 않을까 했어요."

- 왜 통일 문제를 다룬 건가요?
이태웅 : "작년 올림픽 다큐 만들 때 못 넣은 건데, 대학생들이 남북공동 개최하자고 시위도 많이 했고, 시위할 때 '우리의 소원은 통일' 노래를 부르며 엉엉 울더라고요. 그 후 세대인 제가 보기엔 너무 이상한 거예요. 왜 그런지 궁금해서 파고 들어가다 보니 통일이나 민족이란 단어에 대해 그 당시 사람이 느끼는 것과 지금 느끼는 게 달랐어요. 시대적 상황 같은 게 궁금해졌고 그걸 파고든 거죠."

- 자료가 얼마나 되나요?
이태웅 : "이번엔 편당 20TB였던 거 같아요. 보통 자료는 1~2시간 정도인데 테이프 개수가 천 개가 넘었어요."

- 자료 보며 느낀 게 있을 것 같은데.
이태웅 : "올림픽 때도 마찬가지인데 우리나라는 참 재밌는 나라인 것 같아요. 올림픽 행사 자체에 그런 의도는 없었지만, 민주화에도 영향을 준 것처럼 이것도 찾아보니 단순히 민주화만을 생각한 건 아니더라고요. 그 이상도 생각했고 그게 힘 되다 보니 아이러니하게 대한민국 민주주의까지 나오는 힘이 됐고요. 그런 점이 재밌었던 것 같아요."

- 앞으로 계획은 무엇인가요?
이재오 : "멋진 프로그램 많이 하는 거죠. 일단 '모던 코리아'가 3부작으로 방송되고 있는데, 3부로 수능 관련 아이템 준비하는 중이고요. 치매의 치료 방법에 대한 것도 나옵니다. 또 백두산 화산, 우주에 대한 연구 등 과학에 대한 두 편 준비 중입니다. 그리고 크리스마스 때 내보내려고 수도원에 대한 다큐멘터리 3편 정도 준비하고 있어요. 연말에 국민을 차분히 돌아보는 시간 가지면 좋겠어요. 이외에도 기획안을 많이 가지고 있는데, 다양하게 뒤집어 볼 수 있는 서비스를 시청자들에게 제공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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