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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대한 아들 그리워지는 노래...? 이 노래 들으면 공감할 걸

[이끼녀 리뷰] 이승환 12집 정규 앨범 타이틀곡 ‘나는 다 너야’

19.10.18 11:34최종업데이트19.10.18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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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폰 끼고 사는 여자, 이끼녀 리뷰입니다. 바쁜 일상 속, 이어폰을 끼는 것만으로도 마음에 여백이 생깁니다. 이 글들이 당신에게 짧은 여행이 되길 바랍니다.[편집자말]

가수 이승환ⓒ 드림팩토리

 
"어제 내내 너랑 싸우고 영화를 보러 갔네. 잔잔하니 좋더라. 훌쩍거리는 커플들 사이에서 니가 마구 보고 싶더라. 처량하기도 하고 가끔 아니 자주 소중함을 잊고 살았네. 바쁘단 핑계로."

홀로 영화관에 간 남자의 멍한 표정으로 노래는 시작한다. 바쁘다는 핑계로 소중한 사람의 소중함을 잊고 사는 건 누구나 종종 저지르는 실수고, 그래서 누구나 공감할 만한 감정일 것이다. 이승환이 보편적이라서 더욱 와 닿는 노래로 돌아왔다. 

지난 15일 발매된 이승환의 30주년 기념 정규 12집 <폴 투 플라이 후(FALL TO FLY 後)>의 타이틀곡 '나는 다 너야'를 소개한다. 이 곡은 이승환이 직접 작사, 작곡했다.

소중한 사람에게 잘 해줄 수 있는 기회는...
 

가수 이승환ⓒ 드림팩토리

 
'아 빨리 남편이 보고 싶네요', '이 풍성하고 꽉 찬 사운드~', '입대한 아들 더욱 그립게 만드네요', '30년을 좋은 곡과 함께 할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음원차트의 '나는 다 너야' 소개 페이지에 달린 댓글들이다. 댓글들이 말해주고 있듯, 이 노래를 듣고 있으면 소중한 사람이 갑자기 너무 보고 싶어진다. 10곡이 수록된 이번 앨범의 노래들이 대체로 밝고 부드러운 분위기를 내지만 특히 이 타이틀곡은 포근함이 매력적인 곡이다. 

"너랑 있을 땐 오직 너 하나뿐이었는데 묘하게도 니가 없으니 온통 다 너야. 온 사방이 너야. 나는 다 너야."

간결하지만 많은 이야기와 감정을 담고 있는 가사다. 그 사람이 없을 때 그의 소중함이 절절히 여겨지는 심정을 '니가 없으니 온통 다 너야'라는 짧은 문장 안에 충분히 녹여냈다. 학창시절에 늘 입던 체육복을 어느 날 깜박하고 챙겨오지 않았을 때, 체육시간을 앞두고 교실이 온통 체육복으로 보이던 날을 기억한다. 평소엔 아무렇지 않게 지나친 친구들의 체육복에 자꾸 눈길이 가고 집에 있는 내 체육복이 그렇게 보고 싶어지는 것이다. 옷 하나도 이러한데 사람은 오죽할까 싶었다.

"극장에서 나와 출출한 김에 밥집을 들어갔네. 솜씨 좋은 맛집에 갑자기 목이 메네. 좋아했을 텐데. 너랑 다시 여길 와야지. 포장 되나요."

영화관에서 나와 밥집으로 혼자 들어가서 또 갑자기 멍해진 남자의 모습이 단편 영화처럼 그려진다. 배우 박정민-지우가 출연한 '나는 다 너야' 뮤직비디오는 가사와 잘 어우러지는 내용과 감성으로 리스너의 감정을 더욱 쓸쓸하면서도 포근하게 돋운다. 

오타를 냈다... '나는 더 나야'
 

가수 이승환ⓒ 드림팩토리

 
이승환의 새 앨범 발매 하루 전에 그의 쇼케이스를 취재했다. 그리고서 친구에게 카톡을 보냈는데, 이승환 신곡 '나는 더 나야'라는 노래가 참 좋다고 적어보낸 것이다. 나중에 오타를 발견했는데, 묘했다. 오타가 났는데 말이 됐고, 여기서 더 나아가서 진짜 내 마음이 튀어나온 것이 아닐까 하는 이상한 생각마저 들었다. 

'내 안에 내가 너무도 많아 당신이 쉴 곳 없네'라는 가사로 시작하는 '가시나무'란 노래가 불현듯 떠올랐다. 평소에 내 안에 내가 너무 많아서 누군가를 사랑하기 힘들어하는 나 자신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이날의 오타는 단순한 실수가 아닐지도 모르겠다. 실수는 무의식을 반영한다고 어디선가 들었다. 솔직한 생각이나 마음이 실수라는 형태로 슬쩍 고개를 드는 것이라면, '나는 더 나야'란 오타는 제대로 고개를 쳐든 내 본심이 아닐까 싶었다.  

'나는 다 너야'가 진정한 사랑의 형태라면, '나는 더 나야'는 미성숙하고 온전하지 못한 사랑일 것이다. 쉽게 누군가를 사랑할 수 없다면, 그 원인은 '나는 다 나라서', 나 자신에게 너무도 집중하고 있어서, 이기적이어서 그렇지 않을까 싶었다.  

"가끔 아니 자주 소중함을 잊고 살았네. 더 사랑해야지.

집으로 가는 길 무심코 켜진 잠금화면에 또 니가 있더라. 날 보며 웃는 니가 있더라. 고맙고 미안해. 내가 더 잘 할게. 나는 다 너야."


결말은 해피엔딩이다. 상대의 소중함을 깨닫고 용서를 구하며, 더 잘할 거란 각오와 함께 노래는 끝난다. 아마도 이 주인공은 '온통 나'인 세상에서 다시 빠져나와 자신을 잊고 '모두 너'인 세상으로 돌아갈 것이다. 그리고 모두 너인 그 세상에서 아이러니하게도 더 '내가 더 나로 완성되는' 현상을 맞닥뜨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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