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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은 강력한 힘... 돈 없는 인물을 그려야겠다고 생각했다"

[BIFF 현장] 영화 <럭키 몬스터> 봉준영 감독 및 배우들 GV

19.10.06 14:26최종업데이트19.10.06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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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국제영화제ⓒ 부산국제영화제


5일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 상영작 <럭키 몬스터>의 '관객과의 대화(GV)'가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영화의 전당 중극장에서 진행됐다. 봉준영 감독과 주요 배우들이 참석했으며 이번 영화제의 첫 상영시간이었기에 참석한 관객과 감독, 배우들 모두에게 의미 있었다.

영화 <럭키 몬스터>는 무서운 사채업자로부터 아내를 지키기 위해 위장 결혼을 하자마자 거액의 복권에 당첨되는 한 남자에 대한 이야기다. 행복할 일만 남았을 것 같은 그의 삶에 벌어지는 또 다른 문제들. 한 치 앞을 예상할 수 없을 정도로 변주에 변주가 계속되는 예측 불가능한 상황들이 이 작품의 묘미다. 개인의 내면과 외부적 자극의 괴리에 노출된 한 인간이 어떻게 변해가는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관객들과 처음 만나는 자리에서 감독과 주요 배우들이 직접 참여한 가운데 진행된 영화 <럭키 몬스터>의 GV 내용을 간략히 전달한다.
 

영화 <럭키 몬스터> 스틸컷ⓒ 부산국제영화제


Q1. 독특한 이 영화,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나?
봉준영 감독(아래 봉): "시작된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특히 신형철 평론가님께서 쓰신 책에 있던 한 구절의 문구가 많은 영향을 준 것 같다. 정확하게 기억나지는 않지만, '많은 사람들이 타인에 대해서는 단순하게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자기 자신에 대해서는 복잡하게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뉘앙스의 문구였는데 많은 공감을 했던 것 같다. 저는 제 자신에 대해서 복잡하게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거기에서 첫 출발점이 있었던 것 같다. 일반적인 현상을 보자면, 어떤 일이든 이면이 있을 수 있다라는 생각이 단초가 되었던 것 같다.

다른 의미로는, 제가 생각했던 독립영화의 공통적인 특성을 피해서 작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에 장르적으로 뒤틀린, 장르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것이 출발점이었던 것 같다."

Q2. 영화 속 '용각산'은 어떻게 활용하게 된 것인가?
봉: "어떻게 보면 저도 영화 '덕후' 같은 사람이고 다양한 영화를 보면서 캐릭터 하나를 찍어주는 물건과 같은 것, 가령 이쑤시개나 선글라스 같은 것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이번 영화에서는 이 용각산이 제게 있어 그런 역할을 하는, 캐릭터를 딱 하나로 보여줄 수 있는 것이라 생각했다."

Q3. 주인공인 도맹수 역할의 모티브가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택시 드라이버>가 아닐까 생각하는데,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봉: "그 영화도 굉장히 좋아해서 자주 보고 참고하려고 하는데, 그 작품 속에 등장하는 열등감에 억압된 인물이 시작이 된 부분도 있다. <택시 드라이버>처럼 현재 사회에서 돈으로 많은 압박을 받고 그것으로 인해 열등감이 쌓이는 사람들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돈이 겉으로 드러나는 강력한 힘과 같다고도 느꼈다. 돈이 없는 인물을 그려야 되겠다고 생각한 이유이기도 하다."
 

영화 <럭키 몬스터> 스틸컷ⓒ 부산국제영화제


Q4. 이 영화를 찍으면서 가졌던 생각이나 흥미로운 점들이 있었다면?
배우 김도윤: "처음 시나리오를 보고 이게 영화화가 되었을 때 어떤 그림이 나올까? 하는 것과 일반 관객들을 만났을 때 이 영화를 어떻게 보시게 될지가 너무 궁금했다."

배우 박성일: "저는 시나리오를 받자마자 최필연 캐릭터에 매력을 느껴서 정말 하고 싶었다. 너무 하고 싶어서 오디션 볼 때 거의 영화랑 같은 차림으로 갔다. 그런데 감독님이 5분도 안 지나고 쫓아 내셔서 낙방을 했구나. 하고 생각했는데 캐스팅을 해 주셨더라. 그래서 너무 신나게, 좋은 캐릭터 촬영 잘했다."

배우 박성준: "저는 럭키몬스터라는 역할을 했는데, 무슨 역할인지 잘 모르겠더라. 시나리오를 봤는데 오디션임에도 불구하고 잘못 온 것 같다고 했다. 그런데 우여곡절 끝에 감독님께서 캐스팅을 해주셨는데 어떻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영화 마지막 촬영까지 이 역할이 무슨 역할인지 저는 잘 모르겠더라. (웃음) 근데 그게 맞는 것 같기도 했다. 저는 정말 아직도 무슨 역할인지 잘 모르겠다. (웃음)"

배우 김승현: "저도 제 역할을 처음 봤을 때, 아 이건 내가 꼭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이 영화 안에서는 그나마 좀 일반적인 사람의 모습이 아닌가. 제일 인간적이지 않나? 다른 캐릭터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표정으로만 읽기는 좀 힘들었을 것 같고, 제가 했던 노만수는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그런 캐릭터가 아니었나 생각한다."

배우 장진희: "원래는 처음에 다른 캐릭터로 오디션을 봤다. 어떻게 하다가 리아가 되었는데, 처음 시나리오를 읽는데 글에서 감독님의 힘이 느껴졌다. 정말 나쁜 인물로 그려지기는 하는데, 저는 너무 마음이 가는 캐릭터라서 처음부터 끝까지 잘해낼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많았다. 중간에 헤매기도 많이 헤매고 했지만, 오늘 이렇게 함께 보니 그 결과물이 마음에 든다."

Q5. 영화 중간 중간에 코미디 요소들이 들어간 게 너무 즐거웠는데, 그런 영감은 어디서 얻으셨는지 궁금합니다.
봉: "영감이라기 보다는 평소에 팟캐스트 같은 것들을 많이 듣는다. 언젠가 박찬욱 감독님께서 김기영 감독님 이야기를 하시면서 Off the Beat라는 용어를 쓰신 걸 기억한다. 기본적인 Beat에서 벗어났다, 이상한 것들의 조합 같은 걸 말씀하셨었는데, 저도 영화를 하면서 이상한 것들의 조합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또한, 감정이 하나로 빠지는 것보다는 거기서 갑자기 툭툭 튀어나오는 것들을 조합해서 만드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고 색깔이 되지 않을까 해서 유머도 이상한 상황에서 치고 들어가는 유머와 같은 것들을 하고 싶었던 것 같다."

Q6. 어떤 감독들, 혹은 어떤 계보의 감독들을 좋아하거나 선호 하시는지요?
봉: "감독님들은 좋아하는 분들이 너무 많아서. 오히려 제가 좋아하는 작가 분들을 말씀드리는 게 좋을 것 같다. 카프카를 많이 좋아한다. 카프카의 글을 전부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특히 좋아하는 것은 소설이다. 그의 책들을 읽다 보면 중간에 해석되지 않는 부분에서의 이상한 느낌을 받을 때가 있는데, 그 순간을 특히 좋아한다. 계속 생각을 해도 혼자서는 오독할 수도 있고, 자기만의 생각으로 채워 넣을 수도 있는 부분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 영화와 연결이 되는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카프카라는 소설가를 저는 정말 좋아한다."
 

영화 <럭키 몬스터> 스틸컷ⓒ 부산국제영화제


Q7. 이 영화에서 감독님께서 사운드를 많이 신경을 쓰셨을 것 같은데요. 사운드적인 연출을 어떻게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봉: "저는 영화라는 게 결국 영상 반, 소리 반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사운드가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소리라는 건 보이는 것과 다르게 무의식적인 부분을 훨씬 직접적으로 자극한다고 생각해서 예산만 허락했다면 사운드적으로 더 많은 시도를 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고, 가능한 선 안에서는 최대한 변화를 주려고 노력했다. 특히, 내면의 목소리 부분은 시도 때도 없이 등장하고, 방송 같은 매체 같은 형태를 띠면서 계속 변하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Q8. 마지막으로, 연기할 때 특별한 일화가 있었다거나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다면?
장진희: "세수하는 신이 있는데. 그 장면에서만 세수를 11번 했다. (웃음) 강력한 딥클렌징으로 하다 보니 얼굴이 다 뒤집혔었던 기억이 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독님께서 오케이 사인을 내주지 않으셨던, 그런 일화가 있다."

김승현: "저 같은 경우에는 조금 더 사실적으로 사채업자 연기를 하고 싶었는데, 감독님께서 조금 더 눌러서, 표현하지 못하게 한 부분들이 많이 있었다. 그런 부분이 좀 아쉬웠는데, 영화를 보고 나니 왜 그렇게 하라고 하셨는지 알 것 같다."

박성준: "실제로 마지막 장면에서 깔창을 착용했고, 그 밑에 나무 발판도 깔았다. 제가 도윤이 형보다 키가 작아서 그랬다. 또, 촬영을 12월에서 1월에 해서 굉장히 추웠는데, 대부분 의상이 다 얇아서 옷 안에 많이 껴입고 촬영을 했다. 마지막 컨테이너 촬영 때는 제가 유일하게 피를 안 묻혀서 굉장히 빠른 퇴근을 했던 기억이 난다."

박성일: "촬영장에서 스틸 컷들을 보고 제 지인들이 시대극이냐 그런 말들을 많이 했다."

김도윤: "시나리오를 보고 촬영을 시작하면서 제가 아마 총 23회차를 한달 안에 찍었어야 했던 것 같다. 저 같은 경우에는 해당 회차가 없는 날에는 다른 작품 촬영이 있어서 계속 왔다 갔다 했는데 계산해 보니 그 달에 하루 빼고 매일 촬영을 했다. 그때 체력적으로 부치고 너무 힘들었는데, 그러다 보니 저만 아는 날카롭고 예민한 상태가 되었다. 그래서 그런지, 그때의 연기 톤이 생각보다 캐릭터랑 잘 붙고 마음에 들어서 좋았다.

감독님과 그런 이야기를 했던 기억도 난다. 이 영화가 어떻게 흘러갈 지 알 수 없으니 감독님이 원하는 테이크 하나, 제가 원하는 테이크를 하나 각각 따로 찍어서 편집실에서 고민해 보자고. 그래서 거의 많은 장면을 두 가지 내지 세 가지 버전으로 찍어 놨다. 오늘 포함되지 않은 다른 버전들도 언젠가 보고 싶은 생각이 지금 드는데, 언젠가 그 영상들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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