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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앙이 일어나 버려진 아이들... 그러나 유쾌하게 버틴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지구 최후의 아이들>

19.10.04 10:42최종업데이트19.10.04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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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지구 최후의 아이들> ⓒ 넷플릭스


넷플릭스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지구 최후의 아이들>은 동명의 그래픽 노블을 원작으로 영화화한 작품이다. 좀비와 괴물이 동시에 출현한 멸망한 지구에 남은 최후의 아이들이 주인공이다. 영화에는 어린이 관객들의 열광을 이끌어내는 힘뿐만 아니라, 어른으로서도 아이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고 싶게 만드는 힘이 있다. 

지구 멸망 후 출몰한 괴물과 좀비, 그리고 남은 아이들

어느 날 하늘에 문이 열리고 하늘 괴물, 지상 괴물, 좀비들이 출몰한다. 세상이 망해버린 것이다. 중학생 잭 설리번은 단짝 친구 퀸트와 헤어져 집으로 온다. 부모님이 없는 잭은 위탁 가정에서 지냈는데, 괴물들이 나타나자 잭만 두고 모두 도망가버리고 말았다. 그래서 잭은 혼자가 되었다. 혼자 남은 잭은 나무 위에 지은 자신만의 요새 '트리 하우스'에 올라간다. 그는 그곳에서 멸망한 세상의 위험과 맞선다. 

잭이 세상에 맞서는 방법은 특이한 한편 중학생답다. 비디오 게임이라고 생각하며 자신을 영웅이라 칭하는 것이다. 그러며 '몬스터 대재앙' 시대에서 해야 할 자신만의 미션을 정하고 하나씩 클리어 해나간다. 어른들이라면 하지 못할 기발한 생각이면서 일면 합리적인 생각이기도 하다. 그렇게 42일 6주가 지나고 43일째 되는 날, 그동안 계속 노력해왔던 무전기 연결이 성공한다. 퀸트와 연락이 닿았다. 

퀸트의 집으로 가서 설득해 자신의 트리 하우스로 오게 한다. 오는 도중 괴물과 좀비의 위협에 시달리지만 우연히 만난 더크 덕분에 빠져나올 수 있었다. 더크는 세상이 멸망하기 전 잭과 퀸트를 괴롭히던 아이였는데, 함께 다니는 것도 모자라 트리 하우스에서 함께 살게 된다. 한편, 잭은 친구들과 함께 좋아했던 여자친구 준을 찾아 나선다. 그러는가 하면, 블라그라고 이름 붙인 거대 괴물이 잭 일행을 계속 쫓는다. 

자신들만의 해답을 찾아가는 아이들
 

넷플릭스 <지구 최후의 아이들> 예고편 캡처 ⓒ Netflix

 
애니메이션 <지구 최후의 아이들>은 제목 그대로 '지구의 최후'를 배경으로 하지만 심각하지 않고 재미있다. 주인공이 중학생 아이들이기 때문에 그런 것은 아니다. 아이들도 무서움과 두려움을 느끼지만 이 친구들은 공포에 용감하게 맞선다.

세상이 멸망했기에 생각하게 되는 의미도 있다. 잭은 가족에 대해서 생각한다. 좀비가 되었을지 모를 어느 가족의 사진을 보고는, '진짜 가족'을 가질 기회가 있었을 테니 부럽다고 한다. 그에겐 그럴 기회 자체가 없었으니. 가장 중요한 게 무엇이었는지 그리고 무엇인지 새삼 깨닫게 된다. 그래도 그에겐 이젠 퀸트와 더크가 있지 않는가. 

그렇다. 퀸트는 원래부터 절친이었다고 하더라도 더크는 상대하기도 싫고 보고 싶지도 않았는데 친구가 되었다. 나아가 그들을 더 이상 친구가 아닌 '가족'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누가 가르쳐 주지도 않았지만 자신도 모르게 깨우친 새로운 발견. 모든 게 무너지고 사라진 세상에서 아이들은 자신들만의 해답을 찾아가고 있다. 그건 곧 정답이다. 

세상이 망한 그때와 세상이 망하지 않은 지금
 

넷플릭스 <지구 최후의 아이들> 예고편 캡처 ⓒ Netflix

 
작품은 멸망한 지구에서 아이들만 남아 살아간다는 판타지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세상이 잘 돌아갈 때는 아무것도 아닌 당연한 걸로 생각해왔던 게 목숨에 직결되는 실존과 맞닿아 있다는 걸 깨닫게 한다. 잭과 친구들은 안전하게 살 곳과 죽지 않게 먹을 것을 항상 생각할 수밖에 없고, 차에 기름이 떨어지면 목숨을 걸고 주유소에 갈 수밖에 없다. 

그런 한편 아이들은 사방에 위협이 퍼져 있는 상황에서도 놀이를 만들어 즐거운 시간을 보내려 한다. 잭의 말마따나 안 좋은 상황을 좋게 만들려고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이다. 끔찍하기 이를 데 없는 상황이지만 포기하고 손 놓고 있을 수만은 없지 않은가. 앞으로 계속 살아남으면서 친구들과 재미있게 놀고 싶은 게 잭의 솔직한 심정이다. 세상이 망하지도 않고 괴물과 좀비가 출몰하지도 않은 지금 우리들 생각과 다를 게 없다.

가족들과 잘 지내고 친구·지인들과 즐겁게 지내고 싶은 건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모든 이들의 당연한 바람이다. 그러며 살아남아야 한다는 생각은 누구나 하는 게 아닌가. 그게 작품에서는 괴물과 좀비라는 직접적이고 실제적인 위협이고, 현실에서는 돈이라는 간접적이면서 직접적인 위협이라는 게 다를 뿐이다. 

<지구 최후의 아이들>은 충만한 재미와 함께 충실하지 않은 듯 현실과 충실히 맞닿아 있는 바, 여러모로 굉장한 작품이라고 평하고 싶다. 원작은 미국에서 5편까지 나와 있고 한국엔 2편까지 나와 있는 상황으로, 넷플릭스로도 1권당 1편 식으로 계속 될 것 같다. 현지에서 200만 부에 육박한 판매고를 올린 베스트셀러인 만큼,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시리즈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형욱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 singenv.tistory.com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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