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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골 2도움 '황희찬', 챔피언스리그 무대 휘젓다

[2019-2020 UEFA 챔피언스리그 E조] 잘츠부르크 6-2 헹크

19.09.18 08:44최종업데이트19.09.18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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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 팀, 수비수 입장에서 황희찬은 감당하기 힘든 선수다. 빠르기만 한 것이 아니라 거친 몸싸움을 마다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꼭 필요한 공격 자원인 것이다. 황희찬은 이러한 자신의 장점을 꿈의 무대라 불리는 챔피언스리그 본선 데뷔전에서 맘껏 자랑했다. 최근 한국 국가대표팀에 뽐혀 윙백으로 기용된 것에 의문점을 품었던 축구팬들에게 가장 명쾌한 답을 내놓은 것이나 다름없는 활약이었다.

제시 마쉬 감독이 이끌고 있는 FC 잘츠부르크(오스트리아)가 한국 시각으로 18일 오전 4시 스타디온 잘츠부르크에서 벌어진 2019-2020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E조 KRC 헹크(벨기에)와의 홈 게임에서 골잡이 홀란드의 해트트릭, 날개 공격수 황희찬의 1득점 2도움 맹활약에 힘입어 6-2 대승을 거두고 조 깜짝 선두로 올라섰다.

거침없는 황희찬의 질주, 차이를 만들다

E조 대진 추첨 결과가 나왔을 때, 잘츠부르크는 2위 자리도 어렵겠다는 생각을 한 것이 사실이다. 하필이면 같은 조에 요즘 제일 잘 나가는 디펜딩 챔피언 리버풀 FC(잉글랜드)와 세리에 A 강팀 나폴리(이탈리아)가 들어왔기 때문이었다. 

이 강팀들 틈 사이로 비집고 들어가야 하는 잘츠부르크에게 상대적 약체로 불리는 헹크와의 챔피언스리그 개막전은 매우 중요한 게임이었다. 게임 시작 후 2분도 안 되어 골을 터뜨렸으니 잘츠부르크가 원하는 대로 풀린 날이었다.

일본 출신 공격형 미드필더 미나미노가 재치있게 찔러준 공을 골잡이 엘링 홀란드가 달려나가며 오른발로 정확하게 차 넣은 것이 대승의 시작을 알렸다.

실질적인 대승의 발판은 황희찬이 놓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34분, 잘츠부르크의 역습 기회에서 황희찬 특유의 저돌적인 돌파 능력이 반짝반짝 빛났다. 헹크의 수비수이자 주장 완장을 차고 있는 세바스티안 드비에스트와의 몸싸움을 마다하지 않고 밀고들어간 황희찬이 중심을 잃으면서도 오른발 아웃사이드 패스를 넣어준 덕분에 엘링 홀란드의 추가골이 이어진 것이다.

황희찬은 그리고 2분 뒤에 직접 이 게임 결승골까지 넣었으니 결코 잊을 수 없는 챔피언스리그 데뷔전을 장식하게 된 것이다. 미드필더 유누조비치의 재치있는 발리 패스 방향을 읽고 달려들어간 황희찬이 상대 골키퍼 가에탄 쿠케를 앞에 두고 반 박자 빠른 오른발 토킥으로 팀의 세 번째 골을 성공시켰다.

동료 홀란드의 해트트릭까지 도운 황희찬

어웨이 팀 헹크가 이대로 주저앉을 수는 없었다. 황희찬의 세 번째 골이 터지고 4분 뒤 존 루쿠미의 오른발 슛이 프리킥 세트 피스 기회에서 홈 팀 골문 오른쪽으로 빨려들어간 것이다.

이 흐름이라면 아무리 3-1로 리드하고 있는 홈 팀이라도 후반전에 마음을 놓을 수는 없었다. 그래서 잘츠부르크는 전반전이 끝나기 전에 한 골이라도 더 달아나야 했다. 여기서도 황희찬이 빛났다. 45분, 헹크의 수비 조직력이 흐트러진 틈을 타 왼쪽 측면에서 공을 잡은 황희찬이 골문 바로 앞으로 달려들고 있는 동료 골잡이 엘링 홀란드를 위해 빈 골문이나 다름없는 완벽한 추가골 기회를 만들어줬다. 황희찬의 이 어시스트 덕분에 19살 어린 골잡이 엘링 홀란드는 잊을 수 없는 해트트릭 커리어를 만들게 된 것이다.

잘츠부르크는 전반전 추가 시간에도 날카로운 역습 전술을 펼쳐 도미니크 소보슬라이가 오른발 발리슛으로 5-1 점수판을 만들고 말았다. 왼쪽 측면에서 미나미노의 크로스가 매우 정확하게 날아든 덕분이었다.

황희찬은 후반전 시작하자마자 또 하나의 위력적인 중거리슛으로 헹크 선수들의 추격 의지를 눌러주는 중요한 역할까지 해냈다. 후반전 교체 선수 오쿠가와와 함께 왼쪽 측면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여 팀 승리의 힘찬 기운을 이어나간 것이다.

후반전에 먼저 어웨이 팀 헹크 골잡이 사마타의 만회골(52분)이 나왔지만 잘츠부르크는 66분에 미드필더 유누조비치와 깔끔한 2:1 패스를 주고받은 안드레아스 울머가 왼발로 쐐기골까지 터뜨리며 4골 차 완승을 확인했다.

한편 같은 시각 벌어진 나폴리와 리버풀의 게임은 홈 팀 나폴리가 예상을 뒤엎고 2-0으로 이기는 바람에 E조 순위표가 시즌 초반부터 요동치게 생겼다.

2019-2020 UEFA 챔피언스리그 E조 결과(18일 오전 4시, 스타디온 잘츠부르크)

★ 잘츠부르크 6-2 헹크 [득점 : 엘링 홀란드(2분,도움-미나미노), 엘링 홀란드(34분,도움-황희찬), 황희찬(36분,도움-유누조비치), 엘링 홀란드(45분,도움-황희찬), 도미니크 소보슬라이(45+2분,도움-미나미노), 안드레아스 울머(66분,도움-유누조비치) / 존 루쿠미(40분), 사마타(52분,도움-봉곤다)]

E조 현재 순위표
FC 잘츠부르크(오스트리아) 3점 1승 6득점 2실점 +4
나폴리(이탈리아) 3점 1승 2득점 0실점 +2
KRC 헹크(벨기에) 0점 1패 2득점 6실점 -4
리버풀 FC(잉글랜드) 0점 1패 0득점 2실점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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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이야기,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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