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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되면 생각나는 이 노래... 알고 보니 초등학생 애창곡?

[이끼녀 리뷰] 아이유, ‘너의 의미’(Feat. 김창완)

19.09.17 16:49최종업데이트19.09.17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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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폰 끼고 사는 여자, 이끼녀 리뷰입니다. 바쁜 일상 속, 이어폰을 끼는 것만으로도 마음에 여백이 생깁니다. 이 글들이 당신에게 짧은 여행이 되길 바랍니다.[편집자말]

아이유 리메이크 앨범 <꽃갈피>ⓒ 로엔트리

 
음원사이트 멜론에서 아이유의 '너의 의미'를 검색해보니 아래에 다양한 댓글들이 달려있었다. 그 중 공통되면서도 재미있는 댓글이 눈이 띄었다. 

"우리조카는 지금 초등학교 1학년! 이 노래 매일 부릅니다. ㅋㅋㅋ 좋은 노래는 누가 들어도 좋아 언제 들어도 좋아."

"우리 딸이 이제 11살, 초등 4학년인데요. 이 노래를 너무 좋아해요. 그래서 잊고있던 노래를 (저도) 다시 찾아 듣고 있어요. 너무 좋아요. 딸 때문에 잠시 추억에 잠겨요."


초등학생들이 이 노래를 사랑해마지 않는다니! 동요와 좀 더 친한 초등학교 1학년은 오히려 이해가 됐지만, 아이돌 그룹의 노래와 더 친한 초등학교 4학년은 다소 의외였다. 물론 초등학생들에게도 인기가 많은 아이유가 불렀단 게 가장 큰 이유지만, '너의 의미'의 가사는 확실히 초등학생의 감성은 아닌 것 같은데 말이다. 

지난 2014년 5월에 발표한 아이유의 리메이크 앨범 <꽃갈피>의 수록곡인 이 노래는 원래 산울림의 곡이다. 산울림의 멤버 김창완이 작곡했으며, 1984년 7월 발매한 동명의 <너의 의미>란 산울림 정규 10집의 타이틀곡이다. 그래서 더 놀라운 것 같다. 꽤 많은 초등학생들의 '최애곡'이란 사실이 말이다. 들으면 온화한 시골 풍경이 떠오르는 이토록 서정적인 가사를 들으면서 아이들은 어떤 생각을 할까 궁금했다. 

"너의 그 한 마디 말도 그 웃음도/ 나에겐 커다란 의미/ 너의 그 작은 눈빛도/ 쓸쓸한 그 뒷모습도 나에겐 힘겨운/ 약속/ 너의 모든 것은 내게로 와/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가 되네

슬픔은 간이역의 코스모스로 피고/ 스쳐 불어온 넌 향긋한 바람/ 나 이제 뭉게구름 위에 성을 짓고/ 널 향해 창을 내리 바람 드는 창을"


요즘 K팝 노랫말에 익숙한 이라면 '너의 의미' 가사가 몹시 낯설게 느껴질 듯하다.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줄대는"으로 시작하는 그런 가곡풍의 노래에 나올 법한 시적이고 아름다운 가사가 '너의 의미' 첫 소절부터 끝 소절까지 이어진다.

특히 '너의 모든 것은 내게로 와/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가 되네'와 '슬픔은 간이역의 코스모스로 피고'란 구절이 개인적으로 무척 인상적이다. 나에게 의미가 있는 사람의 모든 행동, 말, 눈빛 하나까지 그것들이 모두 풀어야만 하는 애매모호한 기호처럼 느껴지는 건 사랑에 빠진 이들에게는 흔한 일일 것이다. 노래는 은유가 곳곳에 배치돼 있어 더욱 서정성을 높인다. 눈에 보이지 않는 슬픔이 간이역의 코스모스로 핀다는 저 대목은 아름다워서 오히려 더 슬프다. 코스모스는 더군다나 가을에 피지 않나. 그래서인지 나의 경우는 이 노래를 들으면 가사 그대로 맑은 가을 하늘과 간이역, 그리고 철로를 따라 여러 색으로 피어있는 코스모스가 매번 떠오른다.
 

▲ 산울림<너의 의미> 정규앨범 재킷 이미지ⓒ 지구레코드

 
아이유의 맑은 목소리에 김창완의 포근하고 편안한 목소리가 더해지니 가을 풍경이 귀로 번역되는 듯하다. 누군가를 좋아하여 그리워하고 보고 싶어 하는 마음, 그러면서도 좋아하기 때문에 작은 행동 하나에도 곧잘 슬프고 섭섭해지는 마음이, 푸르고 청량하면서도 왠지 모르게 쓸쓸함이 묻어나는 가을의 정서와 잘 맞아떨어진다. 

산울림이 없었다면 아이유는 이렇게나 본인에게 잘 어울리는 곡을 만나지 못했을 것이고, 마찬가지로 아이유가 없었다면 산울림의 노래가 초등학생들도 즐겨듣는 전세대의 인기곡으로 재조명되진 못했을 것이다. 두 선후배의 만남은 리스너들에게 특히나 큰 선물처럼 여겨진다.

'너의 의미'는 결국 '모든 것'임을 노랫말을 통해 알 수 있다.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바람'이다. "스쳐 불어온 넌 향긋한 바람/ 나 이제 뭉게구름 위에 성을 짓고/ 널 향해 창을 내리 바람 드는 창을"이라는 가사에서 직접 적으로 드러난다. 너는 어디에나 불고, 어디에나 갈 수 있고, 결국 모든 것이 되는 바람이고, 그런 너(바람)이 들 수 있는 창을 내가 내겠다는 가사가 무척 낭만적이다. 이 가을, 이 노래를 여러 번 들을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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