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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영화제, 인건비 지급 못 할 거면 기획도 말아야"

영진위 공정환경조성센터, 스태프 처우 문제 개선 방안 제안

19.09.16 16:32최종업데이트19.09.17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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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3월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제9간담회실에서 열린 '레드카펫 아래 노동 - 영화제 스태프 노동환경 진단 및 개선과제 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날 토론회는 이 의원과 같은당 김영주 의원, 청년유니온, 영화진흥위원회 등이 공동 주최했다.ⓒ 김시연

 
"젊은 인력들의 열정을 무상으로 쓰려는 사고를 바꿔야 한다. 인건비를 제대로 지급하지 못할 영화제라면 아예 기획부터 중지하는 것이 맞다."
 
지난해부터 표면화된 영화제 스태프 노동환경 문제에 대해 영화진흥위원회(위원장 오석근, 아래 영진위) 공정환경조성센터가 지난 11일 정책연구보고서를 통해 개선 방안을 제안했다. 최근 발간된 <영화제 스태프 처우개선을 위한 정책연구>는 영화제 스태프들에 대한 고민과 연구가 투영된 결과물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영진위는 이번 정책연구보고서를 통해 "임금 체계를 변화시킬 수 있는 호봉제를 통한 임금 기준안 마련과 표준 계약서 신설, 국제영화제 평가 기준을 개선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또 "20년 이상 지속된 영화제를 둘러싼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하는 시점에서 영화제 스태프 노동자들의 문제제기는 작은 진전의 발걸음이 되었다"라며 "이들의 용기가 변화의 초석이 되도록 이제 영화제 스태프 노동자들과 영화제 운영진, 그리고 영화진흥위원회와 지방자치단체 등의 주체들이 화답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문화운동시대 지났고 노동자로 대우해야 
 

부산영화제 개막식을 앞두고 청소에 열중하고 있는 영화제 스태프들과 자원봉사자들(자료사진)ⓒ 유성호


영화제 스태프들의 처우 문제는 지난해 10월 부산영화제 직후 청년유니온과 이용득 국회의원실이 노동실태를 함께 조사해 발표하면서 불거졌다. 이들은 ▲영화제 스태프들이 잦은 실업상태에 놓임에도 불구하고, 영화제 고용기간이 짧아 실업급여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점과 ▲시간 외 수당을 주지 않는 '공짜야근' 관행의 만연 등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관련기사: 20년 된 '공짜야근'... 톱스타 뒤에서 우는 사람들).
 
이 발표는 20년 이상 된 영화제 스태프들의 처우 문제 등을 드러냈다는 점에서 큰 반향을 불러왔다. 국내 주요 영화제들은 만성화된 문제를 사과하고 미지급 임금을 지급하는 등 재발방지 대책을 내놨다. 지난 3월과 5월에는 국회와 전주국제영화제에서 토론회가 열리기도 했다(관련기사: 못 받은 돈이 6억... '레드 카펫' 노동자들 어찌하나).

<영화제 스태프 처우개선을 위한 정책연구>는 이런 과정을 거쳐 내놓은 결과물로 영진위가 책임있는 주체의 하나로서 이 문제에 대해 깊게 고심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지난해부터 기능이 강화된 공정환경조성센터가 전면에 나서 원인을 분석하고 해법을 제시했다.
 
이번 정책연구보고서는 영화제 운영에 대한 패러다임 변화를 위해 영화제 스태프들과 운영진, 지방자치단체의 노력을 요구했으나 실질적으로 영진위의 역할이 가장 중요함을 강조하고 있다. 영진위의 잘못에 대한 반성과 함께 향후 영화제 노동 환경 문제에 대해 영진위의 역할의 확대가 필요함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영화제 스태프 처우개선을 위한 정책연구>는 영화제 스태프 처우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을 '외형적 성장을 꾀하면서도 내적 운영의 안정성을 담보하려는 노력은 부족했던 점'이라고 지적했다. 더불어 이는 국내 모든 영화제에 해당된다고 밝혔다.
 
영화제의 경제적 성과에 대한 연구는 간간이 찾아볼 수 있지만, 영화제 직무나 적정 인건비에 대한 분석은 전무하다시피 하다는 것은 영화계가 곱씹을만한 비판이다. 영화제의 평가기준이 관람객, 상영편수 등 정량평가에 치우치는 것이 하나의 이유고, 영화진흥위원회의 국제영화제 평가 기준에서 인건비 비율이 낮을수록 높은 점수를 주는 측면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도 주목할 부분이다.
 
"초창기 영화제는 문화운동의 측면이 존재했으나, 지금 영화제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한 명의 노동자로서 자신의 노동권을 인정받기를 원하고 있다"는 지적은 패러다임의 전환을 요구하는 부분이다. 2018년 부산국제영화제에 야근 수당 지급을 요구한 노동자에게 부산국제영화제 측이 '20년 만에 이런 요구한 사람은 네가 처음'이라고 이야기했다는 것은 이러한 간극을 분명히 드러내고 있다.
 
영진위, 영화제 스태프들에 대한 꾸준한 관심 약속
     
 

영진위가 발간한 '영화제 스태프 처우개선을 위한' 정책연구보고서ⓒ 영진위

 
정책연구보고서는 영화제 스태프들이 안정적이고 지속적으로 일할 수 있는 거버넌스 체계 구축 등이 필요함을 강조하고 있다. 이와 관련 영화제 스태프 관리법인 설립에 지역 문화재단을 활용하는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영화제 스태프들의 문제를 영화제만의 문제가 아니라 지자체의 노동정책 혹은 청년정책과 연계해 해법을 모색하고 이에 관한 여러 제안을 먼저 하는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한 영화계의 관심도 요구하고 있다. "영화제 스태프 처우 개선 문제를 개별 영화제나 영화산업만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체가 함께 고민할 수 있도록 영화계가 고민의 범주와 틀을 확장하고 이 논의를 선도적으로 제기할 수 있어야 한다"며 "그렇지 않고 작은 규모와 예산의 영화제로만 비난의 화살을 돌린다면 해결의 길은 더더욱 요원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영진위는 연구정책보고서에 따라 '영화제 스태프 노동환경 개선을 위한 영화제 노사정 공동협약(안)'을 제시하고, 주요 국제영화제 등 이해관계자들의 참여를 제안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영화진흥위원회 영화인 재교육사업인 'KAFA+'를 통해 영화제 스태프 노동자 직무능력 향상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은 물론 지자체 및 노사정협의체와 정책적 협력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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