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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 봉준호, 국내 첫 수상 "트로피 좋은 곳에 두겠다"

[현장] 제24회 춘사영화제... <기생충>, 감독상과 각본상 등 4관왕

19.07.19 09:48최종업데이트19.07.19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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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오후 서울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24회 춘사영화제 수상자들ⓒ 성하훈

 
항일운동에 참여했고 민족영화의 시초이기도 했던 춘사 나운규 선생을 기리는 제24회 춘사영화제에서 천만 돌파를 목전에 둔 <기생충>이 4관왕을 차지하며, 영화감독들부터도 인정받았다. 춘사영화제는 한국영화감독협회가 주최하며 감독들이 심사위원을 맡아 수상작을 선정한다.
 
영화 <기생충>은 18일 오후 서울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춘사영화제 시상식에서 그랑프리인 감독상과 각본상, 여우주연상과 여우조연상을 받으며,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에 이어 국내 영화상에서의 활약을 예고했다.
 
10개의 본상 중 <암수살인>은 신인감독상과 남우주연상을 수상해 2관왕이 됐고, <버닝>의 스티븐 연은 남우조연상을, <극한직업>의 공명은 신인남우상을 받았다. 심사위원들이 우열을 가리기 어려웠다고 밝힌 신인여우상은 <죄 많은 소녀> 전여빈 배우와 <리틀 포레스트> 진기주 배우가 공동 수상자로 선정됐다. 
 
매년 5월에 개최되던 춘사영화제는 올해는 내부 사정으로 늦춰졌다. 시상식 일정이 늦춰지면서 5월말에 개봉한 <기생충>이 후보작에 올랐고, 국내 영화상 중에서는 처음으로 <기생충> 봉준호 감독에게 수상의 영예를 안기게 됐다. 한국영화감독협회(이하 감독협회)가 주최하는 행사에 한국영화감독조합 대표를 맡았었던 봉준호 감독이 수상했다는 점도 의미가 있었다.
 
지난 2016년 양윤호 감독이 이사장에 당선되며 세대교체를 한 감독협회는 올해 영화제의 의미에 대해 '여타 영화제의 현시적 상업주의 성향을 극복하고 공정성, 사회성, 역사성을 확보함으로써 신구, 보혁, 좌우의 모든 이념을 초월해 영화인들의 활력과 화합의 계기를 만들어 한국영화이 미래비전을 제시하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라고 밝혔다.
 
이번 춘사영화제 수상작은 영화평론가들이 예심을 거쳐 추린 작품들을 심사위원장인 박종원 감독을 비롯해 김양득, 신승수, 김은주, 조은희 감독과 한국영화아카데미 원장을 지낸 유영식 감독 등 6명이 최종 논의해 선정했다.
 
 100년 한국영화 거장 감독들이 눈앞에
 

24회 춘사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한 <기생충> 봉준호 감독, 여우주연상 <기생충> 조여정 배우, 남우주연상 <암수살인> 주지훈 배우ⓒ 성하훈

  
봉준호 감독은 수상 소감을 통해 "큰 영광이다. 춘사영화제에서 감독상을 받는다는 것이 의미 있고 기쁘게 다가온다"면서 "<기생충>을 함께 한 스태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프랑스 칸에서 상을 받은 후 기자회견에서 '어느날 갑자기 나타나 상을 받은 것이 아니고 100년간 한국영화의 많은 거장감독들이 계셨다'고 이야기 했는데, 그 때 말했던 감독님들이 제 눈앞에 계신다"며 이두용 감독과 배창호 감독, 정진우 감독 등을 언급했다.
 
봉 감독은 "영화를 공부하면서 감동받고 흥분했던 감독님이 계신 데서 받은 상이라 너무 영광스럽다"며 "가장 햇빛이 잘 드는 좋은 곳에 트로피를 세우겠다"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기생충>으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조여정은 "내가 받을 자격이 있나, 그런 생각이 드는데, 큰 상을 주셔서 영광"이라며 "연기를 할수록 배우는 많은 분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걸 느끼는데, 훌륭한 영화인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감사인사를 전했다.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주지훈은 "<암수살인>으로 이렇게 영광스러운 상을 받게 되니 김태균 감독님을 처음 만난 날이 떠오른다"면서 "영광스런 상을 받게 돼 감사하고 앞으로 재밌는 작품으로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24회 춘사영화제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기생충> 이정은 배우, 신인여우상 공동 수상자인 전여빈, 진기주 배우ⓒ 성하훈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이정은 배우는 "좋은 기운이 저한에 모이는 것 같다. 어렸을 때부터 한국영화 보는 게 좋았고, 대학 때는 영화를 만들기도 했다"며 "큰 욕심없이 작품 만드는 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영원한 제 짝인 박명훈 배우에게 감사한다"며 함께 출연했던 배우들을 일일이 호명하고, 봉준호 감독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신인여우상을 받은 전여빈 배우는 "김의석 감독님이 부끄럽지 않은 영화 만들어주겠다고 약속했는데, 그 약속이 실현될 거라 굳게 믿고 있었다"면서 "너무 감사하다"고 기뻐했다. 전여빈 배우는 2017년 부산영화제를 시작으로 서울독립영화제에서 연기상을 받았고, 지난해 부산영화평론가협회장상과 올해 영화기자들이 주최하는 올해의 영화상 등을 잇달아 수상했다.
 
공동 수상한 진기주 배우도 "<리틀 포레스트>는 제가 상처받고 힘들고 두려움을 갖고 있을 때 나온 영화로, 다시 일어서서 힘을 내고 용기를 가질 수 있게 해줬던 영화"라고 고마움을 전했다. 이날 시상자로 무대에 오른 <리틀 포레스트> 임순례 감독은 수상자들에게 축하의 인사를 전하면서 "진기주 배우에게는 더 많이 축하한다"며 애정을 보여줬다.
 
신인감독상을 수상한 <암수살인> 김태균 감독은 "기라성 같은 선배 감독님들 앞에서 수상해 영광"이라며 "잘 버텨왔다는 칭찬과 격려의 상으로 생각하고 좋은 작품으로 찾아뵙겠다"고 다짐했다. 신인남우상을 받은 <극한직업> 공명 배우는 "연기 시작한 지 6~7년 만에 처음 상을 받는다"며 "앞으로 더 좋은 연기를 보여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한일 대립 격화 속 위안부 소재 다큐 특별상 수상 
 

24회 춘사영화제 포스터ⓒ 춘사영화제

 
이날 특히 눈길을 끈 건 '아시아 어워즈 다큐멘터리' 부문 수상작인 <애움길> 이승현 감독이었다. 경기도 광주 '나눔의 집' 위안부 할머니를 소재로 한 다큐멘터리인 <애움길>은 올해 휴스턴국제영화제에서 은상을 수상했다. 최근 한일 간의 대립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위안부 소재의 다큐멘터리에 영화에 특별상을 줬다는 점에서 주목됐다.
 
이승현 감독은 수상 소감을 통해 "할머니들의 상처를 그린 것이 아닌 치유에 대한 영화"라고 설명하고 "할머니들을 기억하기 위해 만들었다. 할머니들의 역사가 많은 분들의 기억에 남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이날 행사 중간에 펼쳐진 축하공연에서는 독립운동 당시의 태극기와 독립선언서 및 만세 운동을 담은 영상과 노래가 이어지기도 했다. 
 
한편 공로상을 수상한 정진우 감독은 수상 소감을 말하며 CJ로 대표되는 영화산업 대기업 수직계열화 문제를 비판하기도 했다.
 
24회 춘사영화상 수상자는 다음과 같다.
*감독상 / 봉준호 <기생충>
*신인감독상 / 김태균 <암수살인>
*여우주연상 / 조여정<기생충>
*남우주연상 / 주지훈<암수살인>
*여우조연상 / 이정은 <기생충>
*남우조연상 / 스티븐 연 <버닝>
*신인여우상 / 전여빈<죄 많은 소녀>, 진기주 <리틀 포레스트>
*신인남우상 / 공명 <극한직업>
*각본상 / 봉준호, 한진원 <기생충>
*기술상 / 피대성 (<창궐> 특수분장)
*공로상 / 정진우 감독
*특별 인기상 / 이성경 <걸캅스>, 엄태구 <안시성>
*특별 작품상 / <원죄> 문신구 감독
*아시아 어워즈 배우상 / 리이샤오(중국), 다투쓰리 란 유소프(말레이시아)
*아시아 어워즈 감독상 / 보린 (중국)
*아시아 어워즈 다큐멘터리 부문 / <애움길> 이승현 감독
*관객이 뽑은 최고 인기 영화상 / <극한직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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