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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스틴 해체-워너원 멤버 성공, 그 결정적 차이 만든 이것

[분석] 개별 멤버 인기에만 도취 곤란... '왕관의 무게' 이겨낼 기획 필수

19.05.29 11:58최종업데이트19.05.29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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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①] 지난 28일 방영된 SBS MTV의 음악순위 프로그램 <더쇼>에서 1위를 차지한 가수는 '워너원' 출신 김재환이었다. 지난주에만 무려 9만장 이상의 음반을 팔고 KBS < 불후의 명곡 >에선 쟁쟁한 선배들을 제치고 우승을 차지할 만큼 이젠 성공적인 솔로 가수로 활동중이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그는 아무도 관심 기울이지 않던, 소속사도 없었던 < 프로듀스 101 > 시즌2의 개인 연습생 신분이었다.

[사례②] 지난 24일 플레디스 엔터테인먼트는 < 프로듀스101 > 시즌1의 주역 아이오아이 멤버 2명이 포함된 자사 소속 걸그룹 프리스틴의 해체를 공식발표했다. 불과 2년 전 각종 가요상 신인 부문을 휩쓸면서 기대감을 높였던 유망주였지만 지난해 이후 새 음반 발표 및 완전체 활동은 별다른 설명 없이 사실상 중단되었다. 이렇다보니 팀 해체는 공식 발표만 늦어진 것일 뿐 이미 예정된 수순으로 비쳐졌다.


<프로듀스101>은 상위 입상자 및 소속 기획사에게 분명 장밋빛 미래를 약속해줄 것만 같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난 후의 모습은 극과 극의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성공적인 솔로 혹은 그룹 컴백을 착착 진행중인 시즌2 및 워너원 출신들과 달리 시즌1 걸그룹들의 현재는 초라하기만 하다.

'신인상' 프리스틴의 허망한 결말
 

지난 24일 공식 해체를 발표한 프리스틴 ⓒ 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

 
2017년 데뷔했던 프리스틴의 해체 발표는 여타 그룹과 달리 허망함까지 느껴질 지경이다. 그도 그럴 것이 멤버 두명은 아이오아이로 인지도를 높였고 나머지 멤버들도 지난 2016년 1년에 걸친 장기 콘서트를 통해 아이돌로는 보기 드물게 '공연형 그룹'으로 이미지를 쌓고 정식 데뷔 이전부터 착실히 팬덤을 쌓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단 두 장의 미니 음반 발표 이후 2018년 들어 이들은 수면 아래로 사라져버렸다.

이렇다보니 "일부 악성 팬덤이 그룹 활동의 발목을 잡았다", "기존 그룹 케어도 힘들다보니 회사가 일찍 포기한거냐" 등등 이런저런 말들이 여기저기서 쏟아지기 시작했다. 그 어느 것도 속시원한 답변이 되진 못하지만 분명한 것은 준비 과정 혹은 정식 데뷔 직후까지 내비쳤던 기획사의 열정이 어느 순간 사라져 버렸다는 점이다. 

지난해만 해도 프리스틴이 아무 움직임이 없던 상황에 플레디스는 CJ ENM과 관련된 타 걸그룹(아이즈원, 프로미스나인)의 프로듀싱에 관여하는 일반적이지 않은 행보를 이어갔기에 많은 이들의 의문을 자아낸 바 있다.  

2년만의 해체 결정은 회사로선 불가피한 선택이었겠지만 파장은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당장 아이돌 연습생을 준비하는 어린 학생들 입장에선 마치 피해야할 기획사처럼 인식되고 있는데다 기존 아이오아이 출신 멤버들이 있는 그룹들에겐 자칫 프리스틴처럼 어느 순간 사라질지 모른다는 위기감을 안겨줄 수 있기 때문이다.

연이은 아이오아이 재결합설의 속내
 

아이오아이 ⓒ 스톤뮤직엔터테인먼트

 
이보다 앞서 지난 2월과 4월, 두 차례에 걸쳐 아이오아이 재결합 추진 기사가 연이어 등장했다. 관련 업체 관계자들의 모임을 통해 구체적인 논의가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지만 확실한 결론을 내진 못한 걸로 알려졌다. 이러한 재결합 움직임을 바라보는 팬들의 시각은 크게 엇갈리는 편이다. 반가움을 드러내는 이들이 있는 반면, '그냥 추억으로 남겨야 한다'는 의사를 표시하는 이들도 있다.

이유야 어찌됐든 간에 재결합설이 자주 등장하는 건 아이오아이 활동 종료 이후 각 소속사로 돌아간 이후 활약이 기대치에 못 미친다는 것이 크게 작용한다.

물론 청하가 솔로가수로 확실한 자리매김을 했고 세정(구구단)이 연기 및 예능 등 개인 활동으로 주목을 받긴 했지만 그외 개별 그룹들은 아직까지 확실한 한방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가장 큰 기대를 모았던 <프로듀스 101> 1위 소미조차도 JYP를 떠나는 우여곡절 끝에 뒤늦게 솔로 음반을 준비할 만큼 사정은 녹록지 못했다.

이른바 '아이오아이 파생 그룹'으로 언급하는 다이아, 구구단, 프리스틴, 위키미키 등의 부진은 몇 가지 이유로 설명할 수 있다. 노래의 대중성 결여가 가장 큰 이유처럼 보이지만 이보다는 안이한 구상 및 대외 환경 변화가 더 크게 작용한다. 각 회사들은 아이오아이로 쌓은 인기가 그대로 따라올 것이라 기대했겠지만 실제 그렇지 못했다. 

몇몇 팀들은 발표하는 음반마다 자주 콘셉트를 바꿔 집중력을 떨어뜨렸다. 유명 멤버의 인기에만 크게 의존했을 뿐 정작 기획력이 따라주지 못하면서 개별 그룹의 활동은 공백기가 길어지는 등 지지부진해진다. 이밖에 회사의 주인(대주주)이 바뀌면서 발생한 내부 혼란이 영향을 끼치기도 했다.

중국인 멤버를 포함시켰거나 중국 시장을 겨냥해 팀을 준비했지만 2016년 사드 배치로 인해 본토 진출 자체가 사실상 중단되면서 혼란은 가중됐다. 궁여지책으로 중국인 멤버에 한해 개인 현지 활동을 이어가지만 이는 당초 회사들이 그렸던 미래는 분명 아니었다.

"왕관의 무게" 이겨낼 탄탄한 기획력 필요
 

지난 28일 음악방송< 더쇼 > 1위를 차지한 김재환. 대선배 임창정의 곡 외에 유명 작곡팀들의 작품을 노래하며 성공적인 솔로활동을 시작했다. (방송화면 캡쳐) ⓒ SBS MTV

 
혹자는 <프로듀스101> 시즌1 혹은 아이오아이에 대해 '테스트베드'(새로운 기술·제품·서비스의 성능 및 효과를 시험할 수 있는 환경 혹은 시스템, 설비)라는 표현을 하기도 한다. 첫 아이돌프로젝트 그룹 서바이벌이다보니 향후 결과물에 대해 누구도 예측을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때의 시행 착오는 결과적으로 이후 시즌2를 비롯해 <프로듀스48>, <프로듀스X101>의 제작 및 데뷔 그룹의 방향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프로듀스> 혹은 아이오아이, 워너원 등의 간판은 분명 각자의 활동에 플러스가 되는 요소다. 대신 팬들의 눈높이는 이로 인해 일반적인 신인보다 훨씬 높아지기 마련이다. 이렇다보니 개별 활동의 결과물이 이에 미치지 못한다면 팬들의 실망감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각자의 인기에만 도취되어 부실한 준비로 회사가 솔로 혹은 새 그룹을 내놓는다면 되려 큰 화를 부를 수 있다. 이는 현재 진행중인 아이즈원, 그리고 <프로듀스X101>에도 적용 가능한 충고이기도 하다.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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