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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자책점 0.93' 정우람, 세이브 적다고 부진한 건 아냐

[KBO리그] 24일 롯데전 2이닝 무실점 호투로 시즌 3승 수확, 한화 연장 11회 끝내기 승

19.04.25 15:31최종업데이트19.04.25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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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가 롯데를 상대로 짜릿한 연장 끝내기로 결국 승리를 거뒀다.

한화와 롯데가 맞붙은 2019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가 지난 24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렸다. 이날 한용덕 감독이 이끄는 한화 이글스는 롯데 자이언츠와의 홈경기에서 홈런 1방을 포함해 장단 9안타를 때리며 5-4로 승리했다. 롯데의 실책 3개에 힘입어 기분 좋은 연장 승리를 따낸 한화는 하위 4개 팀이 모두 패한 이 날 중상위권 팀들과 함께 승리를 챙기며 단독 6위(12승 14패)로 치고 올라갔다.
 

▲ 동점 적시타 아수아헤24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한화와 롯데의 경기. 롯데 아수아헤가 5회초 2사 1,3루에서 1타점 동점 적시타를 치고 있다.ⓒ 연합뉴스

 
교체 출전한 한화의 김회성이 연장 11회 끝내기 안타를 포함해 멀티히트를 기록했고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귀염둥이 정은원은 8회 동점 홈런(2호)을 터트렸다. 마운드에서는 선발 채드 벨이 5이닝3실점, 안영명이 2이닝1실점을 기록한 후 4명의 투수가 4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특히 연장 10회에 등판한 마무리 정우람은 2이닝 동안 40개의 공을 던지는 투혼을 발휘하며 한화 승리에 중요한 디딤돌이 되었다.

김성근 감독 부임 후 깨달은 '노예' 정우람의 정체성
 
부산 출신의 정우람은 경남상고(현 부경고) 시절부터 마운드에서 싸울 줄 아는 '즉시전력감' 투수로 프로 구단들의 높은 평가를 받았다. 덕분에 정우람은 고교 시절 전국대회에서 썩 돋보이는 성적을 올리지 못했음에도 2차 2라운드(전체 11순위)라는 제법 높은 순번으로 SK 와이번스에 지명됐다. 물론 절대 다수의 신인 선수들이 그렇듯 정우람 역시 입단 첫 해에는 대부분의 시간을 2군에서 보냈다.

정우람은 입단 2년째가 되던 2005년 59경기에 등판해 3승1패1세이브13홀드 평균자책점 1.69를 기록하며 불펜 투수로서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인정 받았다. 그리고 2006년에는 리그에서 가장 많은 82경기에 등판해 생애 처음으로 20홀드를 기록하며 정상급 셋업맨으로 떠올랐다. 그리고 2007년, 정우람은 자신의 야구 인생에 정체성을 찾아준 스승 김성근 감독을 만났다.
 
이어 그는 2008년 85경기에 등판해 9승2패5세이브25홀드 평균자책점2.09로 생애 첫 홀드왕을 차지하며 SK의 한국시리즈 2연패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그리고 2010년에는 전문 불펜 투수로 100이닝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당시 많은 사람들이 정우람의 잦은 등판에 대해 너무 혹사당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시선도 있었지만 그는 2011년에도 94.1이닝을 던지며 4승7세이브25홀드1.81로 두 번째 홀드왕을 차지했다.

프로 입단 후 8년 동안 '셋업맨을 가장한 노예'로 활약하던 정우람은 김성근 감독이 떠난 2012년 드디어 비룡 군단의 마무리 보직을 차지하며 30세이브를 올렸다. 하지만 이번엔 병역 문제가 정우람에게 찾아왔고 정우람은 사회복무요원으로 입대하며 2년간 자리를 비웠다. 그리고 정우람이 자리를 비운 사이 SK의 왕조는 '추억'이 됐다. 정우람은 전역 첫 시즌이었던 2015년 7승5패16세이브11홀드3.21로 활약한 후 첫 FA자격을 얻었다.

정우람이 택한 곳은 SK 시절의 스승 김성근 감독이 이끄는 한화였다. 한화에서 다시 '김성근의 노예'로 돌아간 정우람은 2016년 81이닝을 던지면서 8승5패16세이브1홀드3.33으로 좋은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워낙 접전 승부가 많던 한화 경기 특성상 정우람은 세이브 상황이 아닌 이른 승부처에 투입돼 멀티 이닝을 소화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 때문에 정우람은 4년 동안 84억 원이라는 많은 몸값을 받는 투수치고는 성적이 좋지 않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구위 떨어졌어도 여전히 공략하기 힘든 독수리 군단의 수호신

정우람이 베테랑 마무리 투수로서 본격적으로 이닝 관리(?)를 받기 시작한 것은 김성근 감독이 물러난 2017년부터였다. 정우람은 2017년 56경기에 등판해 6승4패26세이브2.75를 기록했다. 무엇보다 소화 이닝이 81이닝에서 59이닝으로 줄어 들면서 2012년 이후 5년 만에 '1이닝 마무리'로 활약했다. 그리고 작년 시즌을 앞두고 한화에 한용덕 감독이 부임하면서 정우람은 자신의 가치를 더욱 끌어 올렸다.

그는 작년 시즌 55경기에서 53이닝을 던지며 5승3패35세이브3.40으로 프로 데뷔 후 첫 세이브왕을 차지했다. 이로써 정우람은 조웅천(두산 베어스 2군 투수코치)과 정재훈(두산 불펜코치)에 이어 홀드왕과 세이브왕을 모두 경험한 역대 3번째 투수가 됐다. 최고의 마무리를 거느린 한화는 11년 만에 가을야구에 진출했다. 송은범, 이태양, 박상원 같은 투수들이 고르게 활약하며 정우람의 부담을 덜어준 덕분에 한화 불펜은 고르게 시너지를 낼 수 있었다.

정우람은 올 시즌에도 선발진이 끊임없이 바뀌는 한화 마운드에서 붙박이 마무리로 활약하고 있다. 하지만 벌써 시즌 10세이브를 기록한 마무리가 2명(조상우, 원종현)이나 탄생한 가운데 작년 세이브 1위 정우람은 단 1세이브에 그치고 있다. 특별히 구위가 떨어지거나 몸에 이상이 생긴 것은 아니었지만 좀처럼 세이브 상황이 만들어지지 않고 있다. 그렇다고 한용덕 감독이 시즌 초반부터 마무리 선수를 무리하게 당겨 쓰는 선택을 하진 않을 것이다.

지난 19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시즌 첫 실점을 기록한 후 정우람은 나흘 동안 등판 기회가 없었다. 그리고 그렇게 비축한 체력으로 지난 24일 롯데전의 40구 역투를 만들어낸 것이다. 연장 10회에 등판한 정우람은 2이닝 동안 안타 3개와 볼넷 한 개를 허용했지만 특유의 노련한 투구로 깔끔하게 위기를 넘겼다. 특히 연장 10회 무사 1, 2루에서 이대호를 병살로 유도했고 11회에도 1사1, 2루 위기를 무실점으로 막으며 시즌 3승을 챙겼다.
  

▲ 마운드에 오른 정우람10일 오후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한화와 SK의 경기. 8회초 2사 1루 이태양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정우람이 공을 던지고 있다. 2018.6.10ⓒ 연합뉴스

 
어느덧 한국 나이로 35세가 된 정우람은 이제 젊은 시절처럼 시속 145km를 넘나드는 빠른 공을 자유자재로 던지진 못한다. 하지만 스트라이크존 구석을 정확하게 찌르는 날카로운 제구력과 어떤 위기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노련한 경기 운영은 전혀 시들지 않았다. 3할이 넘는 피안타율에도 0점대 평균자책점(0.93)을 유지하고 있는 정우람의 활약이 계속 이어진다면 올 시즌이 끝난 후 찾아올 2번째 FA에서도 충분히 좋은 열매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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