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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특종까지 덮어..." '조선일보' 여기서 탈탈 털렸다

[하성태의 사이드뷰] <저널리즘 토크쇼 J> 출연한 < PD수첩 > PD의 무서운 지적

19.03.19 09:47최종업데이트19.03.19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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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빙송된 KBS1 프로그램 <저널리즘 토크쇼 J> 중 한 장면 ⓒ KBS

 
"괜히 이분이랑 엮여서 우리까지 잘못되는 거 아닌가? 걱정스러운데 MBC 직원이 여기 KBS에 와도 괜찮습니까?"

KBS1 <저널리즘 토크쇼 J>의 패널 최욱이 물었다. 이날 출연자 중 한 명은 MBC < PD수첩> 서정문 PD였다. '호텔 사모님의 마지막 메시지' 편을 연출해 다수의 언론 인터뷰를 가졌던 바로 그 PD였다(관련 기사 : "방용훈 반응, 소름돋아"... 'PD수첩'의 반격 시작되나). 서 PD 역시 KBS의 출연에 대해 "저도 굉장히 놀랍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라고 털어놓기도 했다.

출연 이유는 간단했다. 에둘러 가지 말자. <조선일보>다. 그리고 프로그램의 충분한 화제성이다. '호텔 사모님의 마지막 메시지' 편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조선일보> 사장을 지낸 방일영씨의 차남인 방용훈 코리아나호텔 사장이고, 해당 방송은 시청률 6.2%를 기록하며 화제를 모았다.
 

17일 빙송된 KBS1 프로그램 <저널리즘 토크쇼 J> 중 한 장면 ⓒ KBS

 
< PD수첩 >은 방송 이튿날 하루 내내 방용훈이란 이름을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에 등극시켰고, 청와대 국민 청원 게시판에는 방용훈 사장 사건의 재수사를 요구하는 청원이 관심을 모았다. 여기에 언론 비평 프로그램인 <저널리즘 토크쇼 J>의 '단골손님'이 <조선일보>라는 사실도 한몫했을 것이다.

지난주 해당 방송은 <조선일보>와 <동아일보>의 친일 전력을 가감 없이 조명하면서 관심을 끌기도 했다. 앞서 '장자연 사건' 관련 보도까지 짚은 이날 <저널리즘 토크쇼 J>의 <조선일보> 비판은 심지어 고 이미란씨 특종을 KBS가 왜 낙종했는지에 대한 '고백'으로까지 이어졌다. KBS가 일종의 치부를 드러냈다고 봐도 무방해 보였다.

방용훈 사장은 왜 < PD수첩 > 인터뷰에 응했나

"방용훈 사장은 <조선일보> 사장을 지낸 방일영씨의 차남이자 현재 <조선일보> 사장 방상훈씨의 동생이죠. 그리고 <조선일보> 주식의 10.57%를 보유해서 4대 주주입니다. 참고로 방상훈 사장이 30%로 최대 주주고요. 경우에 따라서는 경영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구조가 발생할 수도 있는 거죠. 그래서 방용훈 사장이 장자연 사건에 연루됐다고 했을 때도 경찰 수사에서 <조선일보> 기자들이 그 수사를 방해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될 정도로 <조선일보>와 방용훈 사장을 떼어서는 생각해보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17일 빙송된 KBS1 프로그램 <저널리즘 토크쇼 J> 중 한 장면 ⓒ KBS

  
신지원 KBS 기자는 방용훈 사장의 이력을 우선 이렇게 정리했다. 방 사장의 권력을 가늠할 수 있는 프로필이라 할 수 있다. 방 사장이 이렇게 국민적 '관심'을 받는 것은 고 이미란씨 자살 사건뿐만이 아니다. 잘 알려진 대로, 방 사장은 '장자연 문건' 속 '조선일보 방사장'이 아니냐는 의혹으로 인해 지난해 12월 검찰 과거사위원회의 조사를 받기도 했다. 방 사장은 이와 관련해 새롭게 드러난 사실을 보도한 KBS에 법적 대응을 천명하기도 했다.

"방용훈 사장이 2008년 가을 몇몇 인사들과 참석한 모임에서 고 장자연씨가 동석하였다는 일부 언론 보도는 사실이 전혀 아니며 방용훈 사장은 진상조사단 조사에서 이러한 점을 분명히 밝혔습니다. 잘못된 보도에 대해서는 법적 대응을 할 방침임을 말씀드립니다." (방용훈 코리아나호텔 사장 측 소송 대리인)

<저널리즘 토크쇼 J>가 방송에서 밝힌 방 사장의 소송 제기 내용이다. 이렇게 < PD수첩 > 방송과 고 장자연 10주기를 전후해 방용훈이란 이름 석 자를 국민에게 널리 알린 방용훈 사장. 최욱은 "꼭 물어보고 싶었던 게 이렇게 굉장히 불편한 내용을 다룸에도 불구하고 당사자인 방용훈 사장이 왜 인터뷰에 응해줬을까"가 궁금했다고 털어놨다.
 

17일 빙송된 KBS1 프로그램 <저널리즘 토크쇼 J> 중 한 장면 ⓒ KBS

 
"생각보다 굉장히 길게 대화를 나눴거든요. 저는 금방 통화를 끝내실 줄 알았는데 약 1시간 가까이 통화가 이어졌고 전화를 한번 끊고서도 한 2번, 3번 더 전화가 됐고요. 그분이 지금 미국에서 병 치료차 병원에 계신 것 같은데 조금 무료한 상황이기도 하셨던 것 같고(웃음), 한편으로는. 그 다음에 이게 워낙 방용훈 사장이 직접 관련된 사건들이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서 본인이 직접 충분한 해명을 하고 싶었던 거 같아요."

"무료한 상황"이 아니었을까 하는 서 PD의 추측에 실소가 터져 나온다. 사실 본인에게 그리 득이 되지 않을 수 있는 인터뷰를 장시간 진행할 수 있는 여유야말로 방 사장의 진면목(?)을 반영한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주거침입 사건 CCTV에 얼음도끼를 들고 간 정황이 고스란히 찍혔음에도 불구하고 경찰 조사를 피할 수 있었던 그 '권력'의 맨 얼굴 말이다.

서 PD가 "조선일보 방용훈을 어떻게 이기겠어요"라던 고 이미란씨가 남긴 멘트의 의미를 강조한 것도 같은 이유였다. "협박도 뭐도 아니다"라고 말하면서 본인이 직접 "편집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내보내라"던 방 사장의 자신감을 전한 것도 같은 맥락일 테고. 그래서 서 PD가 재차 강조한 것도 바로 법 테두리 밖에서 움직일 수 있는 방 사장의 '권력'이었다.

"(주거침입 사건의 경우) 경찰과 검찰은 그 방용훈 사장에게 죄가 없다고 이야기를 하고요. 그다음에 큰아들 같은 경우에는 실제로 돌멩이로 문을 찍어서 문을 파손했기 때문에 그건 어떻게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검찰은 기소를 유예해요. 그러니까 기소를 유예한다는 거는 봐주는 거잖아요. 진짜 봐주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저렇게 명백한 물증이 있는 사건에서도 방용훈 사장과 그의 아들은 저렇게 쉽게 법 테두리 밖으로 떠날 수 있구나! 대체 이 우리나라 형사 사법기관들은 뭐 하고 있는 걸까? 저는 그게 제가 이 방송을 통해서 가장 하고 싶었던 말이에요."
 

17일 빙송된 KBS1 프로그램 <저널리즘 토크쇼 J> 중 한 장면 ⓒ KBS

 
KBS는 왜 방용훈 사건을 '낙종'했을까

이날 <저널리즘 토크쇼 J>에 따르면, KBS 역시 2016년 9월 2일 사망한 고 이미란씨의 시신 발견 현장을 카메라에 담았다. 취재도 했고, 촬영까지 마쳤다. 취재 기자들이 데스크에 보고까지 했지만, 결국 이 뉴스는 공영방송의 전파를 타지 못했다. 취재가 부실한 것도 아니었다. 당시 형사과장의 녹취에는 고 이미란씨가 코리아나호텔 사장의 부인이 맞다는 유가족의 확인결과도 포함돼 있었다고 한다.

"취재했던 기자에게 당시 상황을 한번 물어보니까,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한 명은 얘기했고, 한 명은 기억이 뚜렷이 나지는 않지만 당시에 그게 이미란씨의 차인지 또 이미란씨인지 확정할 수가 없었고 또 자살이기도 해서 그렇게 삭제된 걸로 알고 있다고 얘기를 했고. 데스크에서 그 보고는 삭제한 것으로 확인이 됐습니다."

13년 차 KBS 신지원 기자의 확인결과는 이랬다. 이어 신 기자는 팩트가 틀렸거나 오류가 아닌 경우임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데스크가 취재를 삭제한 것에 대해 "조금 이례적이라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진행자인 정세진 아나운서 역시 "그 CCTV 영상은 저희 KBS가 2017년에 단독 보도한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파장은 크지 않았다. 신 기자가 파악한 보도의 이면은 이랬다.

"(CCTV를 입수했던 기자는) 최초에 경찰 수사가 굉장히 미진했던 부분은 본인도 그때 당시에 취재하면서 느꼈고. 그 부분을 굉장히 다루고 싶었대요. 그리고 또 조선일보가 평소 경찰들을 관리하고 있다는 사실을 기자들이 그런 것들을 좀 서로 이야기를 많이 나누던 시기였기 때문에 그 보도를 조금 더 심층적으로 파고들고 싶었지만, 여러 가지 여건상 못하게 돼서 그 부분이 굉장히 아쉬웠다고 얘기를 하더라고요."

여러모로 석연치 않은 상황임은 분명하다. 그러면서 신 기자는 "KBS 보도 이후에도 다른 언론사들이 이를 인용 보도한 건들이 많았었는지를 한번 살펴봤다"며 "따라 쓴 보도 몇 건 외에는 많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패널인 정준희 중앙대 교수는 이런 견해를 밝혔다. 그의 설명은 부족한 증거 외에도 일종의 '동업자 의식'이 발동했으리란 평가였다.

"(무게가 있는 사안인데) 그런데 '왜 안 다뤘을까?'라고 유일하게 생각해볼 수 있는 건 같은 업계죠. 같은 업계에 연관돼 있는 집에 불행한 일이 일어났다. 그게 가족사에 의해서건 뭐건 불행한 일이 났고 하필 자살이다, 그런데 내용이 복잡한 것 같다. 그런데 이걸 가지고 뭔가 이게 더 얘기하는 건 예를 들면, 이 업계 안에서는 그렇게 '바람직한 일은 아닌 거 같다'라고 하는 무언의 어떤 공조? 이런 것들이 있었으리라고 저는 판단을 해요. 그 이상의 더 많은 것들을 알고 있는데 덮었다고 얘기까지 하기에는 뭐, 증거가 부족하니까."

"1등은 아니지 않나요?"

"저널리즘 비평을 표방한 (KBS) 프로엔, 어린아이에게 "이명박이 더 나빠, 박근혜가 더 나빠?"라고 물으며 시시덕거리던 팟캐스터가 고정으로 나와 현 정부를 비판하는 출연자를 골리고 망신 준다. 언론학자 지분으로 앉아 있는 사람의 선동적 발언은 도를 넘은 지 오래다. 기성 언론이 쌍욕과 희롱을 입에 달고 사는 팟캐스터들의 인기를 질투한다고 조롱하는가 하면, 유명 앵커의 교통사고 의혹을 보도한 언론들이 남의 불행을 기쁨으로 느끼는 악마 근성을 지녔다고 질타했다."

지난 16일 자 <조선일보> 김윤덕 문화부장의 '정준영과 현실 권력에 면죄부 준 지상파' 칼럼 중 일부다. 김성주 아나운서의 친누나로 유명한 김 부장은 '정준영 사건' 보도와 KBS < 1박 2일 > 출연을 비판하는 듯하면서 종국엔 <저널리즘 토크쇼 J>와 같이 '조선일보를 비판하는 세력'(?)을 몰아붙이고 있었다.

김 부장은 이어 "낄낄 저널리즘, 망신 주기 저널리즘의 전형인 이 프로들의 편향성과 몰상식을 지적하자 분노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기도 했다"며 "지난달 조선일보가 보도한 '공정성 잃은 지상파' 시리즈가 대중에 큰 반향을 일으킨 직후다"라고 주장했다. 이상하다. 그 시리즈는 큰 반향을 일으키기보다 '불공정한 보도'로 화제를 불러일으키지 않았던가.

김 부장은 또 "지상파와 좌파 성향 인터넷 매체들의 협공이 특히 흥미로웠다"며 "음모론의 진원인 일군의 좌파 온라인 매체들이 '조선일보, 무엇을 노렸나', '조선일보가 빅 픽처를 그리고 있다'란 제목의 황당 소설을 쏟아내자 공영방송 KBS가 이를 그대로 따라 했다"고 주장했다. 이 칼럼에 대해 <미디어오늘>은 17일 'KBS에 "염치 있냐" 비판한 조선일보'란 비평 기사에서 이렇게 대놓고 물었다.

"<뉴스타파>가 입수한 '박수환 문자'에 등장하는 언론인 179명 가운데 조선일보 소속은 35명이다. 이 중 8명이 박수환에게 금품 등 각종 편익을 제공받은 사실이 '박수환 문자'로 확인됐다. 돈과 기사를 거래한 것이다. 기본 중 기본인 '언론 윤리'를 상실한 언론이 타 언론의 '편향성'을 지적하는 데 동의할 이들이 얼마나 될까."

그리고 18일 오전, 민주언론시민연합과 민생경제연구소는 이 '박수환 문자'와 관련해 금품 수수와 기사 거래 의혹을 받고있는 <조선일보> 전·현직 간부들을 배임수재 및 업무방해 혐의 등으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각종 송사와 의혹, 논란에 휘말려 있는 <조선일보>가 또 한 번 법의 심판대에 서게 될 전망이다.
 

17일 빙송된 KBS1 프로그램 <저널리즘 토크쇼 J> 중 한 장면 ⓒ KBS

 
과연 정준영 사건은 열을 올리며 보도하면서 '장자연', '방용훈', '이미란' 사건은 침묵하는 '할 말은 하는 1등 신문'이 <저널리즘 토크쇼 J>를 비판할 수 있을까. 최근 방상훈 사장이 신년사에서 밝힌 대로 '조선일보를 비판하는 세력' 운운할 자격이 있는 걸까. 이날 서정문 PD의 입을 빌려, <조선일보>와 방용훈 사장의 권력을 비판한 <저널리즘 토크쇼 J>는 두 시청자의 의견을 전했다. <조선일보> 사주들과 직원들이 두고두고 되새겨야 할 '어록' 수준이 아닐 수 없었다.

"그들이 어떤 비호 세력이라고 얘기해야 하나요? 아니면 기득권층이라고 얘기해야 하나요? 그들이 숨기려 했던 것들도 이제는 좀 사회적으로 드러내서 앞으로는 좀 그런 일들이 없이 좋은 세상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조선일보>가 큰 힘을 발휘하는 거는 사실인 것 같아요. 그리고 또 많이들 눈치를 보겠죠. 1등 신문이라고 하는데. 아직도 1등이에요? 1등은 아니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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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영화 기자, 오늘은 프리랜서 글쟁이. 살다보니 시나리오 쓰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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