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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부짖는 'SKY 캐슬' 강준상... 가슴 찌른 그의 한마디

[TV 리뷰] JTBC 금토드라마 < SKY 캐슬 >

19.01.21 14:21최종업데이트19.01.21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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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어코 '케이블 방송사 최고 시청률' 타이틀을 갖고 있는 <도깨비>를 넘어 시청률 22.3%를 기록하는 위업을 달성한 드라마 < SKY 캐슬 >이 연일 고공행진 하고 있다. 이제 완결까지 딱 2화만 남긴 현재 모든 사건이 막바지에 이르러 작품 속 등장인물들을 뒤흔들고 있다.

가장 주목받은 집은 억울하게 누명은 쓴 우주가 있는 이수임 집이 아닌, 우주가 억울한 누명을 썼다는 사실을 아는데다, 김주영의 범행을 밝힐 수 있는 증거까지 손에 쥐고 있는 강준상과 한서진의 집이다. 이 집에서 그려지는 사람들의 모습은 차마 눈 뜨고 보기 어려운 비극, 아니 어쩌면 현실에 가까웠다.

특히 잘 나가는 외과 의사로 척추센터장과 기조실장을 역임하고 있는 강준상이 무너지는 모습에는 사필귀정 그 이상의 의미가 담겼다. 아마 < SKY 캐슬 > 17회와 18회에서 한서진과 강예서 두 사람 다음으로 이후 행동이 기대된 인물은 강준상이 아니었을까?
 

드라마 < SKY 캐슬 >ⓒ JTBC

 
18회에서 그려진 강준상의 모습은 짠했다. 그동안 자신이 뭘 원하는지도 알지 못한 채 어머니 뜻대로 살아오던 상태에서 마주한 비참한 현실. 근 50이 되어서야 "강준상이 없잖아! 내가 누군지 모르겠다고! 허깨비가 된 것 같다고! 내가!"라고 외친다.

강준상이 자신의 어머니와 아내인 한서진 앞에서 털어놓은 고백은 사실상 오늘 우리 사회를 살아가는 청년 세대와 중년 세대의 심정을 대변하 것이었다. 오늘날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나의 의지'가 아니라 부모님의 욕심, 그리고 세상이 인정하는 '성공한 길'만 바라보며 살고 있다.

분명 모두가 가는 길이 안전할 수도 있다. 괜히 튀어나온 모난 돌이 되지 않고 남들이 하는 대로 따라가고, 남들만큼 위를 바라보며 항상심을 추구하는 자세가 어쩌면 쉽게 성공에 도착할 수 있는 길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거기에 '자신의 의지'를 얼마나 가졌는지 생각해본 적이 있을까?

모두가 가니까 일단 아무 생각 없이 대학에 가고, 대학에서 남들처럼 어울리며 놀다가 취업할 때가 되어서 '난 뭘 잘할 수 있지?' '내가 좋아하는 일은 뭐지?'라는 고민을 한다. 하지만 문제는 그 중요한 고민의 답을 찾기 위해 끝까지 매달리기보다, '쓸데없는 고민'으로 치부하며 도중에 포기해버린다는 점이다.

우리 사회는 전반적으로 내가 뭘 잘할 수 있는지, 내가 어떤 삶을 살고 싶어 하는지 고민할 겨를을 주지 않는다. 당장 졸업과 동시에 취업하지 못하면, 대다수 부모들은 실망감을 드러낸다. 간혹 "내가 널 어떻게 키웠는데! 왜 고작 그것밖에 안 돼?"라는 소리까지 듣는다. 

그런 탓에 오늘날 한국 사회에는 '4년제 대학을 나왔으니 대기업, 혹은 못 해도 적당한 중소기업은 들어가야지'라는 분위기가 형성되었다. 또 불안정한 비정규직 고용이 늘어나면서 '적당한 인생을 살기 위해서 가장 이상적인 답은 공무원이다'이라는 공감대가 만들어지고 있다. 

이런 게 '정상'일 리 없다. 하지만 이렇게 살지 않으면, 체면을 먼저 생각하는 한국 사회에서는 좀처럼 기를 펴고 살 수가 없다. 오늘날 기성세대는 자식들에게 거는 기대 수준을 높여 더 높은 곳을 바라보라고 강요한다. 그 탓에 벌어진 지옥 같은 입시 경쟁과 취업 경쟁은 사람을 망가뜨린다.
 

피라미드 꼭대기를 강조하는 차민혁ⓒ JTBC

  
흔히 한국 체육계를 엘리트 체육 사회라고 말한다. 오로지 결과 하나만 좋으면 된다는 방식은 폭력을 만연하게 만들었다. 더욱이 제 식구 감싸기가 심한 분야에서는 학연, 지연에 따라 공정하지 못한 경쟁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슬프게도 이 같은 문제가 절대 바로잡힐 수 없다는 사실을 우리 모두는 알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문제를 바로 잡고자 하는 이들이 곳곳에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18회에서 볼 수 있었던 강준상의 오열은 그렇게 근 50년을 살아온 중년 세대의 모습이다. 문제는 나이가 들어 뒤늦게 자기 정체성을 찾아 떠나는 사람들은 주변과 갈등을 빚을 수밖에 없다는 점, 그리고 자신이 하지 못한 일을 자식에게 강요하며 잘못을 반복한다는 점이다. 만약 강준상이 혜나 사건을 겪지 않았다면, 자신이 살아온 인생을 돌아보며 '강준상이라는 놈은 도대체 어떤 놈인가?'라는 고민을 해볼 수 있었을까? 

"저는 어머니 뜻대로 분칠하시는 바람에 제 얼굴이 어떻게 생겨 먹었는지도 모르고, 근 50 평생을 살아왔잖아요!"
"어머니랑 제가 인생을 잘못 살아 왔다고요! 언제까지 껍데기만 포장하며 사실 건데요!? 언제까지 남들 시선에 매달리며 사실 거냐고요?!"


이 말은 마치 송곳처럼 우리를 찌르는 말이다. 나는 이 드라마가 많은 이들에게 관심을 받는 이유는 잔혹한 입시 현실, 그리고 흥미진진한 미스터리만 아니라 위 대사처럼 기성 세대와 청년 세대 모두를 공감시킬 내용이 담겼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강준상은 이미 변하기로 결심을 굳혔고, 다시 한 번 커다란 선택의 기로에 선 한서진과 강예서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아마 25일 방영될 19회에서 그 선택과 선택에 따라 책임을 지는 그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노지현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 '노지의 소박한 이야기'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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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블로그를 운영중인 대학생입니다. 평소에 여러가지 정치문제에 관심이 많고 주위에서 일어나는 사소한 이야기들을 블로그에 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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