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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에서 만난 체호프... 가질 수 없는 것을 욕망하다

[미리보는 영화] <갈매기> 체호프 4대 희곡이 영화로 재탄생

18.12.06 19:11최종업데이트18.12.06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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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작가 안톤 체호프의 4대 희곡 중 하나인 '갈매기'를 원작으로 하는 동명의 영화 <갈매기>가 오는 13일 개봉한다. 장르는 '로맨스'라고 명시됐지만 인간의 허영과 질투, 욕망 등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감정을 명료하면서도 깊이 있게 건드린다. 영화 <갈매기>(감독: 마이클 메이어)의 언론시사회가 6일 오후 서울 용산CGV에서 열렸다.

영화로 만나는 체호프의 대표작
  

영화 <갈매기> 스틸 컷. ⓒ (주)뮤제엔터테인먼트

 
셰익스피어와 더불어 오래도록 사랑받는 극작가 체호프의 대표작 <갈매기>가 스크린으로 옮겨진다고 했을 때 반신반의했다. 전 세계에서 연극으로 수없이 올려지긴 했지만 영화로 만나는 건 처음이었다. 과연 영화로 만나는 <갈매기>는 책 혹은 무대를 통해 만나는 <갈매기>와 얼마나 다를까, 원작의 깊이를 얼마나 잘 옮겨낼 수 있을까.

결과는, 성공적인 재해석이라고 말하고 싶다. 시얼샤 로넌과 아네트 베닝 등 배우들의 열연이 더해지면서 희곡의 인물들이 숨결을 얻고 생생하게 살아 움직였다.    

배우를 꿈꾸는 소녀 '니나'(시얼샤 로넌)는 고결한 영혼의 소유자인 작가 지망생 '콘스탄틴'(빌리 하울)과 함께 연극 연습을 하며 사랑을 싹틔운다. 하지만 불쑥 나타난 유명한 작가 '보리스'(코리 스톨)에 니나는 마음이 흔들리고 이들의 사랑은 엇갈리기 시작한다. 하지만 보리스는 여배우로서 명성을 누리는 콘스탄틴의 어머니 '이리나'(아네트 베닝)의 연인이다. 대략 이런 줄거리를 지닌 <갈매기>는 엇갈린 주인공들의 마음을 통해 인생의 비극적인 국면을 섬세하게 그려낸다.

질투와 허영, 그리고 사랑  
 

영화 <갈매기> 스틸 컷. ⓒ (주)뮤제엔터테인먼트

 
"인간은 항상 두 가지를 열망한다. 가질 수 없는 것과 갖고 싶은 것"

안톤 체호프가 남긴 말 중 하나다. 작가의 이런 시각이 이 작품 전반에 깔려 있다. 그렇기 때문에 앞서 말했듯 이 영화는 단순한 로맨스 영화가 아니다. <갈매기>는 작가로서 콘스탄틴과 보리스가 느끼는 열망과 열등감, 질투심을 담아냈기에 사랑이란 테마 이외에도 눈여겨 볼 다양한 이야기를 제시하고 있다. '써야만 한다'는 강박에 시달리는 보리스와 그런 보리스의 명성을 흠모하는 배우 지망생 니나, 그리고 자신의 작품세계를 사람들로부터 인정받지 못하는 고통을 겪는 콘스탄틴의 심리를 따라가는 것은 매우 흥미롭다. 특히 주체할 수 없는 명예욕을 가진 니나의 허영은 이 모든 파국의 씨앗이기에 주목할 만하다.

주인공들의 사랑이 엇갈리는 비극도 사랑의 문제 이전에 작가로서, 배우로서 겪는 창작열과 질투심에서 비롯됐기에 이 작품은 러브스토리가 주는 깊이를 뛰어넘어 인간에 대한 탐구로 이어진다. 특히 작가로서 타인에게 인정과 사랑을 받고 싶은 콘스탄틴의 욕구와, 그 욕구와 비슷한 모습을 지닌 이룰 수 없는 사랑에 대한 욕구에 고통받는 콘스탄틴의 비극이 가슴을 울린다.

이 영화의 감독 마이클 메이어는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으로 제61회 토니상에서 최우수 연출상, 베스트 작품상 등을 포함해 8개 부문을 수상한 브로드웨이의 대표 연출가다. 감독은 원작의 위대한 특수성을 유지하면서 현대적으로 연출하는 데 집중했다고 한다.
 

영화 <갈매기> 스틸 컷. ⓒ (주)뮤제엔터테인먼트

 
한 줄 평 : 가질 수 없는 모든 것의 아름다움
평점 : ★★★★☆(4.5/5)

 
영화 <갈매기> 관련 정보
 제목: 갈매기
 원작: 안톤 체호프 4대 희곡 <갈매기>
장르: 로맨스
 감독: 마이클 메이어
 출연: 시얼샤 로넌, 아네트 베닝, 빌리 하울, 코리 스톨
 수입: ㈜미디어소프트필름
 배급: ㈜뮤제엔터테인먼트
 국내개봉: 2018년 12월 13일
 등급: 12세이상관람가
 러닝타임: 98분
갈매기 체호프 아네트베닝 시얼샤로넌 빌리하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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