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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대표팀 논란 일단락? 선동열의 퇴장이 씁쓸한 이유

[KBO리그] 야구대표팀 감독 자진사퇴한 선동열, 이번 사태가 남긴 것

18.11.14 19:27최종업데이트18.11.14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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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동열, 야구대표팀 감독 사임선동열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14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한국야구위원회에서 열린 긴급 기자회견에서 국가대표팀 감독직에서 자진사퇴 한다고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병역 혜택 논란이 불거지면서 그 중심에 섰던 인물 중 한 사람이 바로 야구대표팀 선동열 감독이었다. 여기저기서 선수 선발 문제에 대해 비난의 목소리가 나왔고, 그는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얻고도 환영의 인사를 받지 못했다. 오히려 지난달에 열린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하며 '국보급 투수' 출신 야구인으로서의 자존심을 구기는 일을 겪어야만 했다. 결국, 그는 지휘봉을 내려놓기로 마음을 먹었다.

선동열 감독은 14일 오후 서울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자청해 국가대표팀 감독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선 감독은 앞서 논란에 관해 야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고 국정감사에서도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이후에도 비난 여론이 끊이지 않자 이와 같은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야구계 입장에서는 내년에 개최될 프리미어 12를 앞두고 새로운 사령탑을 선임해야 하는 과제를 떠안게 됐다.

마지막 기자회견에서 밝힌 선동열 감독의 속마음

선동열 감독은 아시안게임 일정 종료 이후 귀국 현장을 언급하며 기자회견을 시작했다. 그는 "아시안게임 3회 연속 금메달이었음에도 변변한 환영식조차 없었다. 금메달 세리모니조차 할 수 없었다. 금메달을 목에 걸 수도 없었다"라면서 "국가대표 감독으로서 금메달의 명예와 분투한 선수들의 자존심을 지켜주지 못한 데에 대해 참으로 참담한 심정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때, 감독으로서 선수들을 보호하고 금메달의 명예를 되찾는 적절한 시점에 사퇴하기로 결심했다"고 덧붙였다.

또한 국정감사에서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선 감독에게 던진 질문을 언급하면서 "어느 국회의원이 아시안게임 금메달이 그렇게 어려웠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또한 사퇴 결심을 확고히 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당시 이 질문을 받은 것에 대해 국가대표팀 감독으로서 자존심에 상처를 받았음을 간접적으로 시사한 것이다.

뒤이어 선 감독은 "국가대표 감독직을 떠나며 꼭 말씀드리고 싶은 것이 있다"라면서 "감독의 책임은 무한책임이다. 그 책임을 회피해본 적이 없다. 다만, 선수 선발과 경기운영에 대한 감독의 권한은 독립적이되, 존중되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선수 선발 및 운영과 관련한 자신의 입장을 끝까지 고수하는 한편, 수 개월 동안 이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야구팬들의 의견에 또 한 번 반박한 셈이다.

KBO 정운찬 총재에 대해선 "불행하게도 KBO 총재께서도 국정감사에 출석해야만 했다. 전임 감독제에 대한 총재의 생각을 비로소 알게 됐다. 자진 사퇴가 총재의 소신에도 부합하리라 믿는다"고 밝히면서도 실망감을 숨기지 않았다. 정리하면, 국회의원들과 팬들의 질타뿐만 아니라 정운찬 총재가 국정감사에서 말한 내용도 선 감독이 자진 사퇴를 결정하게 만드는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

선 감독은 "수 차례 사퇴를 공표하고 싶었지만 야구인으로서 때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야구인의 대축제인 포스트시즌이 끝나길 기다렸고, 이제 때가 됐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늘 사퇴하는 것이 야구에 대한 절대적 존경심을 표현함은 물론 새 감독 선임을 통해 프리미어12나 도쿄올림픽 준비에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사퇴 시기에 대한 고민을 해왔음을 털어놓았다.

또한 선 감독은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 구성 과정에서 있었던 논란에 대해 다시 한 번 사과드리고자 한다"라고 밝혔다. 그는 "기자회견과 국정감사에서도 말한 것처럼 우리 시대 청년들의 아픔을 헤아리지 못하고 병역 특례에 대한 시대적 비판에 둔감했다. 목표에 매달려 시대 정서를 제대로 살피지 못했다. 다시 한 번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앞으로도 야구에 대한 열정은 변함이 없을 것이다"고 말하면서 기자회견을 마무리했다.
 

▲ 야구대표팀 감독 사퇴하는 선동열 감독선동열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14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한국야구위원회에서 열린 긴급 기자회견에서 국가대표팀 감독직 자진사퇴 의사를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감독 사임으로 논란 일단락 되더라도, 진짜 문제 해결 위해서는...

정운찬 총재는 국정감사에서 잘못을 선동열 감독에게 돌리는 듯한 발언을 했고, 야구를 제대로 알지 못하는 국회의원들은 야구팬들의 답답한 마음을 대변하기에 부족했다. 선동열 감독은 끝까지 선수 선발과 경기 운영에 대한 책임은 없다고 입장을 굳히면서 논란을 남긴 채 감독직을 내려놓았다. 선 감독의 사퇴로 대표팀 상황은 2017년 3월로 돌아왔다. 원점에서 시작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앞으로 2019 프리미어 12, 2020 도쿄올림픽, 2021 WBC 등 야구계에서 굵직한 대회가 차례로 열린다. 야구대표팀 세대 교체와 성적, 두 마리 토끼를 제대로 잡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프리미어 12까지 1년 정도의 시간이 남았지만, 이 시간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면 이전의 결과를 되풀이할 수밖에 없다. 하나라도 삐끗하면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는 자리가 대표팀 감독이지만, 그래도 여전히 전임 감독제는 필요하다는 의견이 대부분이다.

이번 논란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던 부분은 미필 선수들의 선발 문제였다. 해당 선수의 시즌 성적이 대표팀에 선발될 만한지에 관해 의문이 나오게 됐고, 이는 K리그2 아산 무궁화 프로축구단이나 KBO 퓨처스리그 경찰청 야구단 운영에도 어느 정도 영향을 끼쳤다. 2018년 11월 현재 아산 무궁화의 경우 해체 위기에 놓였고, 경찰청 야구단 역시 선수 선발을 하지 않는다면 향후 정상적인 팀 운영이 어려워지게 된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 선수들이 지난 8월 23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또한, 대표팀의 가장 큰 문제였던 세대교체는 2017년 APBC(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 한 번의 대회에서 시도한 것에 그치고 말았다. 2018년에는 오직 금메달이라는 목표 하나만으로 최상의 전력을 꾸리는 쪽에 가닥을 잡았고, 국가대표 경험이 많은 몇몇 선수들은 또다시 태극마크를 달았다. 2019년부터 예정된 국제대회를 감안하면 아시안게임 선수 선발 역시 APBC처럼 젊은 선수들로 엔트리를 꾸리는 방향을 택할 필요가 있다.

선동열 감독의 자진사퇴로 당장의 논란이 일단락될 순 있어도 문제 자체가 완전히 해결됐다고 보긴 어렵다. '독이 든 성배'이기는 하지만, 누군가는 선 감독의 자리에 앉아야 한다. 단순히 성적보다도 대표팀의 미래에 초점을 맞춰 적임자를 찾아야 한다. 2018년은 야구인들에게 기억하고 싶지 않은 해로 남겠지만, 한편으로는 잊어선 안 되는 해로 남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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