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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영화제, '마켓' 놓고 부산영상위와 신경전?

[23회 BIFF] 영화제 "중복 기능 정비 필요"... 영상위 "지향하는 방향이 다르다"

18.10.11 16:46최종업데이트18.10.11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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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년 부산영화제 기간 중 열리는 아시아필름마켓과 링크 오브 시네 아시아 행사ⓒ 부산영화제,부산영상위

 
협력관계일까 아니면 불필요한 경쟁관계일까? 다시 합쳐서 하는 게 좋을까 아니면 지금처럼 분리가 나을까?

부산국제영화제(10월 3일~13일)가 종반으로 들어선 가운데 아시아필름마켓(AFM, 이하 마켓)과 부산영상위원회가 주관하는 '링크 오브 시네 아시아(Link of cine asia)'의 역할 조정이 필요하지 않겠냐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부산영화제 측은 중복되는 기능에 대해 정비가 필요하다는 인식인 반면, 부산영상위는 겉모습만 비슷할 뿐인데 나름 발전하고 있는 행사에 부산영화제측이 문제제기를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먼저 영화를 사고 파는 '아시아필름마켓'은 산업적인 기능을 수행하는 부산영화제의 핵심이다. 칸영화제가 마켓을 통해 수익을 얻듯, 부산영화제 역시 아시아필름마켓을 아시아 대표시장으로 키운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지난 6일~9일까지 진행된 올해 아시아필름마켓에는 지난해 대비 150여 명이 증가한, 54개국의 911개 업체 1737명이 찾아 제작, 투자, 수입, 수출, 판권 구매 등의 비즈니스를 수행했다. 마켓 측은 "이는 작년에 대비해 국가로는 20%, 업체 수로는 38%가 증가한 수치로 더욱 다양한 국가와 업종에서 아시아필름마켓에 대한 관심이 커졌음을 확인할 수 있다"며 특히 "올해 21회를 맞은 아시아프로젝트마켓은 작년의 수치를 경신한 743건의 미팅을 진행하며 아시아 최대 공동제작 마켓의 위치를 공고히 했다"고 밝혔다.

부산영상위가 주관하는 '링크 오브 시네 아시아'는 아시아 지역 간 교류 활성화, 촬영유치를 위한 지원 사업 등을 논의하는 포럼(Forum)과 장편극영화, 웹툰, 웹드라마, VR콘텐츠 등 아시아 각국의 다양한 트랜스미디어 장르의 프로젝트를 소개하는 프로젝트 피칭(Project Pitching)으로 구성된다. 또 국제공동제작 및 해외 로케이션 촬영에 관심 있는 기획·개발 단계의 프로젝트(49편)/투자·제작사(32곳)/영화·영상 관련 지원기관(21곳) 등 3자 간의 미팅을 주선하는 BIZ매칭(BIZ Matching)도 핵심이다.

마켓과 같은 기간에 열리며 올해는 캄보디아, 미얀마, 러시아 연해주(프리모리예)의 촬영지 정보를 소개했다. 프로젝트 피칭도 아시아 국가들의 많은 관심을 받았고, 국제공동제작이 갖는 경쟁력에 대해 심도 있는 토의도 진행됐다. BIZ 매칭에는 기획·개발 단계의 장편극영화, 웹툰, 웹드라마, VR콘텐츠 등 아시아 각국의 다양한 트랜스미디어 장르 프로젝트 49편과 투자·제작사 31개사, 영화·영상 관련 지원기관 21곳이 참가하여 총 509건의 미팅이 성사됐다. 이는 전년도 총 미팅 매칭 건수 485건보다 소폭 늘어난 수치다.

배지 유료화에 분리된 행사
 

지난 9일 끝난 아시아필름마켓 행사 내 아시아프로젝트마켓 시상식에서 함께 자리한 전양준 집행위원장과 수상자들ⓒ 부산영화제


각각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아시아필름마켓은 홍콩필름마트 등 해외 마켓이 강세를 유지하면서 상대적으로 성장 속도가 더딘 상태다. 아시아영화의 큰 손인 중국이 올해도 한한령을 완전히 풀지 않으면서 마켓에서 중국 영화계 인사들을 찾아보기 어려웠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대해 아시아필름마켓 관계자는 "중국 쪽의 참여한 저조한 것이 사실이나 그래도 지난해보다는 참여업체 수가 늘었다"고 말했다.

부산영화제 측은 아시아필름마켓에 예산지원이 더 필요하고, 영화뿐 아니라 드라마와 웹툰 등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를 거래할 수 있는 토털마켓을 구상하고 있다. 기획 중인 영화를 연결하는 아시아프로젝트(APM) 마켓은 상대적으로 안정돼 있고 경쟁력을 갖추고 있기에 이 부분도 강화하겠다는 생각이다.

부산영화제측은 '링크 오브 시네 아시아'의 '프로젝트 피칭'이 '아시아 필름마켓'과 겹치는 부분이 있다며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과거 부집행위원장을 맡았을 당시 오랜 시간 마켓을 전담했던 전양준 부산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지난 9월 기자회견과 개막 전 인터뷰 등을 통해 "부산영상위원회조차 비슷한 사업을 해 아시아필름마켓에 힘을 빼는 행동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프로젝트를 들고 온 사람들에게 최고 호텔을 제공해 주는 등 부산영화제에 방해되는 행동을 하고 있다는 것이 부산영화제측 주장이다. 

부산영화제 측이 불만을 나타내는 가장 큰 지점은 마켓은 유료로 진행되는데 반해 '링크 오브 시네 아시아'는 참가비가 따로 없다는 사실이다. 마켓은 수십만 원의 배지를 구입해야만 출입할 수 있으며 아시아프로젝트마켓을 비롯해 다양한 거래에 참여할 수 있다. 반면 '링크 오브 시네 아시아 행사'는 사전에 신청한 영화 관계자들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이 때문에 그나마 아시아필름마켓 내에서 주목받고 프로젝트마켓이 부산영상위원회 행사로 인해 방해받고 있다는 인식을 갖게 된 것이다. 전양준 집행위원장은 "그동안 수차례 시정을 요청했지만 시정이 되지 않더라"며 "조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시아필름마켓의 실무 관계자 역시 "두 행사의 성격이 다르나 중복되는 부분이 있는 것은 바뀔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6일~9일까지 진행된 부산영상위원회 주최 '링크 오브 시네 아시아' 비즈매칭 현장. 각 국에서 가져온 프로젝트를 놓고 협의하고 있는 아시아 영화인들ⓒ 부산영상위원회

 
이에 대해 부산영상위 측은 "터무니없다"는 입장이다. "내용을 들여다 보면 지향하는 방향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면서 "영화인들 입장에서 보면, 다양한 행사를 한 기간에 같은 부산에서 개최함에 따라 양쪽을 오가며 비즈니스 할 수 있는 오히려 좋은 기회로 보는 긍정적 면이 있다"고 강조했다.

부산영상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2015년까지 부산국제필름커미션·영화산업박람회(BIFCOM, 2001년부터 시작)와 아시안영상정책포럼(2008년부터 시작)을 개최했고 이중 BIFCOM은 2011년부터 아시아필름마켓이 벡스코로 행사장을 옮기면서 함께 공동개최하기로 하고 5년간 함께 했으나 유료배지로 인해 아시아영상위원회들의 불만 제기가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에 무료로 진행되던 행사가 유료로 바뀌면서 방문자들의 감소가 현저했다"며 "아시아영상위원회들의 경우 촬영유치도 중요하지만 다수가 자국의 관광청들과 함께 부스를 꾸리기에 일반관객들의 방문도 환영하는데, 영화인들 외에 일반인들의 방문이 없다는 점이 계속 문제로 지적됐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몇 년 전 아시아영상위원회네트워크(AFCNet) 정기총회 자유토론 자리에서 '인터넷을 통해 각 국의 로케이션 정보나 인센티브 등 촬영과 관련한 다수의 정보를 손쉽게 얻을 수 있고, 이제 더 이상 부스를 차려두고 하는 홍보방식은 낡은 방식'이라는 이야기가 나왔다"면서 "실질적인 비즈니스 미팅이 더 많이 이루어질 수 있는 방식으로 전환이 필요하다는데 의견이 모이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래서 2016년부터 기존 행사의 이름을 바꿔 시작했다는 것이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해외에서 오신 분들은 쾌적한 환경을 좋아한다"며 "전시장에서 하는 행사보다는 호텔에서 하는 링크 오브 시네 아시아를 더 선호하는 면도 있다"면서 "상대적으로 성과를 거두고 있다 보니, 불편하게 보는 시선도 생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부산지역의 한 영화계 인사는 "이 문제가 전부터 지속적으로 나왔기에 어느 정도의 조정은 필요해 보인다"며 "중북되는 기능에 대해서는 지역 내에서 재정리를 논의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부산영상위원회의 경우 운영위원장이 공석인 상태에서 올해 '링크 오브 시네 아시아' 행사를 치른 터라, 임명이 이뤄져야 논의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영화제를 앞두고 부산영상위원회 운영위원장으로 김휘 감독이 내정됐으나 지역 영화인들의 불만이 제기되면서 임명 정차가 영화제 이후로 미뤄진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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