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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의 몸, 그 이상을 말하는 '아워바디'... 최희서는 왜?

[BIFF 현장] 한가람 감독과 최희서·안지혜 배우의 <아워바디> GV

18.10.11 15:36최종업데이트18.10.11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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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아워바디> 스틸컷영화 <아워바디> 스틸컷ⓒ 부산국제영화제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 상영작 영화 <아워바디>의 '관객과의 대화(GV)'가 한가람 감독과 최희서 배우, 안지혜 배우가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막바지를 향하고 있는 이번 영화제의 4회차 상영 중 마지막 상영이 끝난 뒤였다.

영화 <아워바디>는 8년이라는 긴 고시 생활에 지친 자영(최희서 역)에 대한 이야기다. 삶에 지친 자영이 생기로 가득 찬 현주(안지혜 역)를 만나 함께 달리기를 하고, 매력적인 그녀의 모습을 따라 주체적인 자신의 삶을 찾아간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여성의 몸에 대한 주체성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지만, 한 걸음 더 나아가 모든 이가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을 담았다. 스스로의 삶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만드는 작품이다.

작품 속 주연 배우들이 직접 참여한 가운데 진행된 영화 <아워바디>의 GV 내용을 간략히 전달한다.

- 이 영화를 연출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한가람 감독 "영화 <아워바디>는 내가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쯤 되었을 때, 어둡고 우울한 시기를 보냈을 때의 경험에서 시작했다. 그때 유일하게 할 수 있는 게 몸을 조금 움직여 보는 일이었고, 그래서 운동을 할 때에만 감정을 느낄 수 있고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시기였다. 작품의 타이틀도 <아워바디>이고, 몸을 소재로 하고 있기는 하지만 출발은 당시의 개인적이고 현실적인 고민에서 시작되었다."

- 그렇다면 왜 '나의 몸'이 아니라 '우리'라는 복수의 소유격을 썼는지 궁금하다.
한가람 감독 "제목은 시놉시스 때부터 한번도 바뀐 적이 없었다. 이 이야기를 처음 구상했을 때 여자의 이야기를 해야 겠다는 생각도 없었다. 이번 이야기의 주인공은 여자였으면 좋겠다 정도 생각했을 뿐. 아무래도 주인공이 여자가 되다 보니 주변의 중요한 인간관계에 있어 여자가 많았던 것일 뿐이다. 이 이야기는 남자나 여자 모두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바디라는 표현을 쓰게 된 건, 몸이라고 하는 것보다 바디라고 표현했을 때 지금 우리 사회에서 받아들여지는 조금 다른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 지점에 있어 많은 사람들이 함께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해서 내 몸이 아니라, 우리의 몸, 아워바디라고 제목을 정했다."
 

▲ 영화 <아워바디> 스틸컷영화 <아워바디> 스틸컷ⓒ 부산국제영화제


- 두 주연 배우는 각자가 맡은 인물이 서로에게 어떤 존재라고 생각하면서 연기했나?
최희서 배우 "시나리오를 처음 읽었을 때, 자영은 자신의 몸을 방치하기도 했고 인생을 방치했던 인물이었다. 8년 동안 고시 공부를 하면서 주변에 관심도 없고, 주변에서도 자영에게 관심을 갖지 않았던 인물. 그런데 처음으로 현주가 달리는 에너지 넘치는 모습을 보고 저렇게 되어보고 싶다. 너무 아름답다고 생각하며 순수한 에너지에 이끌려 동경을 하는 상대에게 이끌려 간다. 처음에 동경에서 시작해서 나중에는 어느 정도 친해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영에게 현주는 조금 더 알고 싶은 존재였던 것 같다. 현주가 갑작스럽게 죽고 난 다음에 조금 갈피를 잡기 시작했던 자영의 삶이 다시 방황을 하게 되는 이유 또한 여기에 있다고 생각했다. 자영에게 현주라는 인물은 새로운 삶을 있게 해준 동기가 되지만, 이 새로운 삶이 아직 제대로 시작하기도 전에 사라져 버리는 그런 복합적인 관계 말이다."

안지혜 배우 "현주는 본능에 충실한 타입이라고 생각했다. 촬영 전, 그리고 촬영 중에도 타협과 절충 그리고 조율이라는 단어를 많이 떠올렸다. 자영이 세상을 살아가는 방식이 타협과 절충이라면, 현주는 타인에게 피해가 가지 않는 선에서 자신의 행복을 찾아가는 인물이 아닐까. 그런 모습을 자영이 본다면 당연히 현주에게 매력을 느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반대로 현주는 자영에게 안타까운 마음을 느꼈을 것도 같다. 자영이 자신처럼 살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가지고."

- 작품 속 달리는 인물을 촬영하는데 기술적인 어려움이 있었다던가, 이런 방향으로 찍고 싶다는 바람 같은 것이 있었나요?
한가람 감독 "아무래도 달리는 장면이 중요한 영화이다 보니 많이 고민을 했는데 애초에 예산이 많지 않아서 기술적으로 가장 좋은 선택을 할 수는 없었다. 매번 카메라를 직접 들고 뛰는 등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려고 노력했고 최대한 할 수 있는 건 다 동원했다. 달리는 장면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건 달리는 자영의 얼굴이 보였으면 좋겠다는 것이었다. 달리는 모습 자체도 중요하지만 달리는 자영의 표정이 보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현주가 죽기 전과 죽은 후에 자영이 달리는 방향이 바뀌는데, 이 부분도 미세한 차이지만 달리는 모습을 통해 주고 싶었던 변화 중 하나였다."
 

▲ 영화 <아워바디> 스틸컷영화 <아워바디> 스틸컷ⓒ 부산국제영화제


- 달리기 이전과 이후가 상당히 정신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다른 상태인데 캐릭터의 심리가 아닌 그 외적으로는, 갈수록 더 잘 달리게 된다는 것 이외에도 분명히 더 생각을 한 부분이 있었을 것 같다.
최희서 배우 "배우들이 촬영하기 한 달 반 전부터 달리기를 시작했다. 그런데 제가 사실 성격이 오래 달리기를 못 견뎌 하는 성격이라 어려움이 많았다. (웃음) 극 중 자영이 유튜브를 보고 하듯이 처음에는 감독님이 달리는 방법이 담긴 영상을 보내주셨다. 기본적으로 신체 변화 같은 경우는 처음 모습에서부터 자영이가 거울을 보고 변화한 몸을 발견하는 곳까지 차례대로 촬영하면서 영화의 흐름과 같이 나아가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했다. 촬영 회차를 순서대로 못 찍은 이유도 있고 예산이 작다 보니 하루에 촬영하는 시간이 길어서 운동을 할 수 있는 시간이 없었던 이유도 있다. 그래서 결국에는 초반에 몸을 다 만든 다음에 거울 신을 먼저 찍고 그 다음에 순차적으로 찍었다."

- 현주의 성적 판타지를 실천하는 에피소드가 후반부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주변의 오해를 받을 위험이 있더라도 여성이 자신의 몸에 대해서 완벽한 주도권을 행사하기 위함을 보여주기 위해 극단적인 일화가 들어갔다는 건 이해가 되는데, 에피소드 자체가 너무 도구적이지는 않았나 하는 고민이 있었을 것 같다.(극의 후반부에서 자영이 직장 상사와 술을 마시다 관계를 가지는 장면이 등장한다. 나이가 많은 남자와 관계를 갖는 것이 성적 판타지라고 말했던 현주의 말을 대신 경험하는 에피소드다. - 기자 주) 
한가람 감독 "회사에서 직장 상사와 단둘이 술을 마시게 되는 상황이 좋은 것은 아니지만 가끔 일어나는 일이다. 이 장면에서 중요했던 것은 자영이 부장의 의도를 알고 있었다는 것이다. 부장과 남자친구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이상한 분위기가 형성 되었을 때 자영이 먼저 주도권을 갖고 관계를 맺는 장면. 그 장면은 자영이 예전의 모습과 완전히 다른 자영이 되었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지점이라기보다는 현주가 죽고 나서 찾아 온 혼란스러운 시기를 겪으면서 성장하는 단계라고 생각했다."

- 영화에서 자영에 비하면 현주는 자세히 설명되지 않는 편이다. 현주가 달리기를 하다가 죽기 전에 자영을 뒤로 돌아보면서 쳐다보는 장면에서 현주는 과연 어떤 마음이었을까?
한가람 감독 "현주가 죽겠다고 결심한 건 오랜 고민에서 기인한 것이라 생각했다. 소설가라는 오랜 꿈이 있었지만 그 꿈을 이루지 못했고, 그런 좌절감을 극복하기 위해서 운동뿐만이 아니라 술을 마신다든지 다양한 시도를 해보지만 마음이 채워지지가 않아서 삶을 그만 두려는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자영을 만난 것이다. 마지막 달리기 장면에서 현주가 자영에게 뒤에서 뛰어도 되겠냐고 묻는 장면 역시 동일한 맥락이다. 실제로 뒤에서 뛰지는 않지만, 현주 마음 속에도 누군가에게 기대고 싶고 의지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음을 표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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