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스타

'현아+이던 퇴출' 큐브의 '우왕좌왕', 이번이 처음 아니다

경영진조차 각기 다른 '엇박자' 해명 내놔 논란 더 키워

18.09.14 10:17최종업데이트18.09.14 10:23
원고료로 응원
 

3인조 프로젝트 그룹 트리플H로 활동한 이던, 현아 ⓒ 큐브엔터테인먼트


13일 오전 제법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졌다. 논란은 중견 연예기획사 큐브엔터테인먼트(이하 큐브)가 주요 언론사들에게 보도자료를 보내면서 시작됐다.

"안녕하세요. 큐브엔터테인먼트입니다. 큐브엔터테인먼트는 소속 아티스트 현아, 이던의 퇴출을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당사는 아티스트 매니지먼트를 하는데 있어 서로 간의 신뢰와 믿음을 최우선으로 일해 왔습니다. 수많은 논의와 고심 끝에 현아, 이던 두 아티스트와는 신뢰 회복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되어 두 아티스트의 퇴출을 결정 지었습니다. 지금까지 함께해준 두 아티스트와 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최근 '인기가수 현아+펜타곤 멤버 이던 열애설 보도→회사 측의 부인→현아의 모 언론 단독 인터뷰를 통한 열애 인정'으로 곤욕을 치른 큐브가 두 사람을 퇴출시킨다는 내용이었다. 이 사실은 당연히 속속 기사화되었고 연예면 주요 뉴스 및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에 등장할 만큼 큰 파장을 일으켰다.

그런데 오후 들어서 상황이 묘하게 흘러갔다. 회사를 이끄는 경영진은 각기 다른 내용을 언론에 전하면서 혼란을 가중시켰다.

"공식 발표했던 내용대로, 현아와 이던이 큐브에서 퇴출되는 것이 맞다. 퇴출 여부를 확정하지 않고 논의중이라는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 타 관계자로부터 나온 이야기다."(큐브 홍일화 부사장, <엑스포츠 뉴스> "현아♥이던 퇴출, 번복 없다"…큐브의 강경대응이 이해가는 이유)

"현아와 이던의 퇴출은 논의 중일뿐 확정된 사안은 아니다. 해당 아티스트의 의견도 중요하기 때문에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신중하게 결정되어야할 사안이다. 퇴출은 아직 결정된 내용이 아니다."(큐브 신대남 대표, <스포츠경향> [단독] 큐브 신대남 대표 "현아·이던 퇴출 아니다")

 
결국 큐브는 다음주에 열리는 회사 이사회를 통해 이 문제를 매듭 짓는 쪽으로 입장을 재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단순한 소동이라고만 보고 가볍게 넘기긴 어렵다. 현재 큐브는 코스닥 상장회사이기 때문이다. 이번 일에 대한 대응은 상장회사에서 벌어진 것이라고 믿기지 않을 만큼 허술했다. 더구나 이 일로 인해 경영진 불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큐브로서는 상당히 난처한 상황에 처한 것이다.

왜 '계약 해지' 아닌 '퇴출'로 처리하려 했을까 
 

▲ 트리플H, 따라해봐! 프로젝트 그룹 트리플H(후이, 현아, 이던)가 지난 7월 18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의 한 공연장에서 열린 두 번째 미니앨범 < REtro, Futurism > 쇼케이스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타이틀곡 'RETRO FUTURE'는 빠르게 변화하고 모두가 따라하는 현재의 유행보다는 예전의 것에서 새로운 멋을 찾아 새로운 청춘을 표현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 이정민


아이돌 그룹 멤버의 연애는 해당 그룹을 좋아하는 팬들 입장에선 큰 충격이다. 게다가 아직 확실하게 입지를 굳히지 못한 상황에서 나오는 열애 소식은 때론 상승세를 타던 팀 인기의 발목을 잡기도 한다.

펜타곤 역시 예외는 아니었던 모양이다. 지난 5월 역주행 인기를 얻었던 '빛나리'의 후광을 기대하며 내놓은 이번 신곡 '청개구리'의 초반 반응은 아직 뜨겁지 못한 편이다. 

그래서일까? 펜타곤 컴백 4일차인 13일,  큐브가 꺼낸 카드는 놀랍게도 두 사람의 '퇴출'이었다. 이날 회사는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계약 해지'라는 일반적인 표현 대신 '퇴출'이라는 제법 자극적일 수 있는 단어를 쓰면서 두 사람과의 관계를 정리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소속사와 연예인간의 갈등은 흔히 목격되는 일이다. 이 과정에서 사측의 귀책 사유로 계약이 파기되기도 하고 반대로 연예인의 잘못으로 계약이 해지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그런데 '퇴출'이라고 명시해 처리하는 경우는 특정 연예인이 범죄(사법처리) 등에 연루된 것이 아니라면 극히 드물다.

이번 열애 파문을 수습하는 과정에서 회사측이 겪었을 일들과 입장이 어느 정도 이해는 가지만, 왜 굳이 '퇴출'이라는 자극적인 단어를 사용해 두 사람을 처리하려 했는지에 대해선 여전히 의문이다.

특히 현아의 경우, 큐브의 '개국 공신'과도 다름 없는 존재 아니었던가? 현아는 창업주 홍승성 회장과 함께 JYP에서 옮겨와서 그룹(포미닛), 솔로, 듀엣 (트러블메이커) 등 전방위에 걸친 활약을 펼치는 등 회사의 기틀을 만든 주역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날의 보도자료 배포는 다분히 '감정 싸움'으로 비쳐질 수 있는 대목이다.

경영진의 전혀 다른 입장 표명... 누구 말이 맞는 거지?
 
그런데 앞서 밝혔듯 오후 들어 사태는 새로운 국면에 접어 든다. 큐브 측의 좌충우돌 행보가 논란의 발단이었다. 회사의 대표이사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오전 배포된 보도자료 내용을 부정하는 내용을 말하는 반면, 부사장은 또 다른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퇴출이 맞다"라고 언급하는 등 경영진조차 각기 다른 말을 하며 혼란을 가중시켰다.

13일 큐브의 주가는 전날 대비 9%가량 하락할 만큼 현아+이던의 퇴출 소식은 증권가에도 큰 충격을 안겨줬다. 그만큼 두 사람의 거취는 회사 밖에서도 중요한 문제라는 것이다.

그런데 사측이 배포한 보도자료 내용조차도 사장은 부정, 부사장은 인정하는 등 엇박자 행보를 보이는 건 정상적인 회사+경영진의 행동으로 비쳐질 리 만무하다. 파벌로 나뉘어 따로 움직이는 비정상적인 조직이 아니라면 이래선 곤란하다.

큐브의 좌충우돌 행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 트리플H, 건강한 섹시미 보여줄게! 프로젝트 그룹 트리플H(현아, 후이, 이던)가 18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의 한 공연장에서 열린 두 번째 미니앨범 < REtro, Futurism > 쇼케이스에서 타이틀곡 'RETRO FUTURE'를 열창하고 있다. 타이틀곡 'RETRO FUTURE'는 빠르게 변화하고 모두가 따라하는 현재의 유행보다는 예전의 것에서 새로운 멋을 찾아 새로운 청춘을 표현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 이정민

큐브의 이해 안 되는 운영 행태는 비단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2월 큐브는 홍승성 회장 명의로 "비스트 전 멤버 장현승이 다시 비스트로 복귀해 3인조로 재결성 될 것임을 알려드립니다"라며 공식 발표했다.

그런데 정작 당사자인 장현승은 자신의 SNS를 통해 "? 뭔소리지 이게, 태어나서 처음 듣는 이야긴데"라며 "그럴 생각도 전혀 없고... 나 진짜 가수가 인스타로 해명 이런거 하는 거 진짜 멋없다고 생각하는데 가만 있을 수가 없어서"라고 복귀를 부정했다.

결과적으로 3인조 비스트는 지금까지 탄생하지 못했고 지난해 7월 솔로 싱글을 내놓았던 장현승은 현재 군복무중이다.

한동안 부진을 겪던 큐브는 올해 들어 펜타곤과 (여자)아이들이 선전을 펼치면서 기존 비투비와 함께 재도약을 기대해 볼 수 있었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주요 멤버들의 열애설 파문과 이를 수습하는 과정 속 어설픈 대응이 도리어 상황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단순한 연예 기획사를 넘어 증시(코스닥) 상장 업체라면 주주 및 시장에 대해 일말의 책임감을 갖고 일을 처리해야 하지 않을까. 아티스트와의 관계도 문제지만, 떨어진 대중들의 신뢰를 어떻게 회복할 것인가.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케이팝쪼개듣기 현아 이던 트리플H 큐브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