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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프랜차이즈 스타에 대한 허상

[주장] 프랜차이즈 스타가 줄어들 수밖에 없는 이유

18.08.20 14:54최종업데이트18.08.20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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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선수들은 구단과 팬에 대한 의리가 없다. 우승만을 쫓아가는 것이 아쉽다." 최근 많은 NBA 팬들이 지적하는 것이다. 과거와 현재, 도대체 무엇이 달라졌을까?

1. 프랜차이즈 스타란?

프랜차이즈 스타는 주관적이지만, 한 구단에 소속되어 오랫동안 뛰어난 활약을 펼친 선수들을 지칭하는 말이다. 예를 들면, LA 레이커스의 코비 브라이언트, 샌안토니오 스퍼스의 팀 던컨, 댈러스 매버릭스의 덕 노비츠키 등이 대표적이다.

2. 프랜차이즈 스타는 어떻게 탄생하나?

과연 선수의 의지만으로 프랜차이즈 스타가 탄생할 수 있을까? 아니다. 대표적으로 최근 더마 드로잔의 사례가 있다. 드로잔은 9년간 토론토 랩터스를 위해 헌신했고, 지난 시즌 구단 역사상 시즌 최다승에 기여하며 동부 컨퍼런스 1위로 이끌었다. 그런 드로잔도 팽당했다. 심지어 트레이드 직전 서머리그에서 유지리 단장은 드로잔과 만나 트레이드는 없다고 말했다.

드웨인 웨이드의 사례도 있다. 마이애미 히트에서 13년 동안 몸담았고 3번이나 우승을 이끌었지만, 구단 측에선 2016년 재계약을 망설였다. 당시 웨이드는 연 2300만 달러 수준의 연봉을 받았지만, 구단은 연 1000만 달러가량으로 감봉해줄 것을 요구했다. 던컨과 노비츠키처럼 팀을 위해 희생해달라고 한 것이다. 웨이드는 이미 전성기 때도 르브론, 보쉬 등과 팀 구성을 위해 페이컷을 감수했던 적이 있었는데도 말이다. 본인의 희생으로 차후 구단의 대우를 원했던 웨이드는 고양이한테 생선을 맡긴 격이 됐다. 결국 웨이드는 마이애미를 떠나 시카고 불스와의 2년 4700만 달러에 계약을 맺었다. 구단 입장에서 프랜차이즈 스타는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존재다. 

팀 던컨, 코비 브라이언트도 단순히 팀에 대한 의리만으로 각 구단의 프랜차이즈 스타가 된 건 아니다. 서로의 이해관계가 잘 맞아떨어졌을 뿐이다. 실제로 던컨도 샌안토니오를 떠날 뻔했다. 2000년 FA 시장에서 그랜트 힐-팀 던컨 듀오 결성, 그리고 최고 대우라는 올랜도 매직의 제의에 반한 던컨은 실제로 올랜도와 계약 직전까지 갔었지만 무산됐다. 이후 샌안토니오에서 4번 더 우승을 차지했고 알다시피 본인 포지션 올타임 1위 선수로 손꼽히고 있다.

코비 브라이언트도 마찬가지다. 샤킬 오닐 이적 이후 3시즌 간 레이커스의 성적표는 초라했다. 1번의 플레이오프 진출 실패, 2번의 1라운드 탈락, 구단 운영에 불만을 가진 코비 브라이언트는 2007년 디트로이트, 시카고, 댈러스로 트레이드 될 뻔했다. 하지만 같은 해 레이커스는 멤피스의 파우 가솔을 트레이드로 영입했고, 3년간 2번의 우승, 1번의 준우승을 해냈다.

물론 인디애나의 왕, 레지 밀러는 이해관계와 전혀 동떨어진 프랜차이즈 스타다. 그는 오직 구단에 대한 충성심 하나로 인디애나에 머물렀다. 덕 노비츠키의 경우도 비슷하다. 하지만 이러한 케이스는 극히 드물다.

3. 프로 스포츠는 비즈니스의 세계다

과거의 선수들은 우승을 쫓아가진 않았다. 대신 그들은 돈을 쫓았다. 신발 장수 마이클 조던도 예외는 아니었다. 조던도 돈 때문에 시카고 불스를 떠날 뻔한 적이 있었다. 때는 바야흐로 1996년, 마이클 조던이 11년간 시카고 불스에서 4회 우승을 이끌 동안 받았던 돈은 2795만 달러에 불과했다. 물론 20년간 샐러리캡도 상승하고, 미국의 물가도 상승했지만 조던이 11년간 받은 연봉은 보스턴 셀틱스의 알 호포드가 2018-19 시즌에 받을 1시즌 연봉보다도 적은 금액이다. 이러한 노예 계약에 불만을 품은 조던은 구단을 떠나기로 마음먹었지만, 당시 불스의 단장이었던 제리 크라우스가 2년간 6300만 달러라는 파격 대우를 제시하며 조던은 잔류를 택했다. 당시 조던이 연간 받은 금액은 구단 샐러리캡의 85%에 해당하는 금액이었다.

조던의 동료였던 스카티 피펜도 마찬가지다. 데뷔 후 피펜은 10년간 시카고 불스에서 뛰었는데 이는 단순히 구단에 대한 충성심이 아닌, 7년간 2200만 달러 염가 노예 계약에 도장을 잘못 찍었기 때문이다. 피펜은 연간 약 300만 달러를 받았는데 이는 당시 불스의 식스맨이었던 토니 쿠코치의 연봉보다도 적은 금액이었다. 불만이 폭발한 스카티 피펜은 조던이 은퇴하고 결국 휴스턴 로켓츠로 떠났다.

어떤 팬들은 선수들이 돈에 미쳤다고 비난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프로 선수가 돈을 추구하는 것은 결코 비난받을 이유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4. 과거에 비해 프랜차이즈 스타가 줄어들 수밖에 없는 이유

과거의 선수들이 구단에 바라는 것은 적절한 수준의 연봉이었다. 선수들을 붙잡는 방법은 간단했다. 실력에 걸맞는 연봉을 지급하면 됐다. 샐러리캡이라는 제도가 있었기 때문에 스몰 마켓이라고 불리는 팀들도 전력을 유지할 수 있었다.

그러나 어마어마한 중계권 수입으로 인해 NBA 샐러리캡이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했다. 맥시멈 플레이어 기준으로 조던이 커리어 내내 받았던 연봉을 3년이면 받을 수 있게 됐다. 이미 억만장자인 현대 스타 플레이어들은 당연히 '돈'이라는 가치보다 '우승'이라는 가치를 더 중요하게 생각할 수밖에 없다. 특히 올타임에 이름 올릴 선수들은 더욱 그렇다. 이는 결코 '승부욕', '경쟁심'의 영역이 아니다.

현대 NBA 구단 입장에서 프랜차이즈 스타를 지키려면, 선수에게 돈 뿐만 아니라 승리까지 담보해야 한다. 승리를 담보하는 것은 꽤 어려운 일이다. 때문에 프랜차이저가 줄 수밖에 없는 이치다. 이는 분명 아쉬운 점이다.

하지만 프랜차이즈의 낭만을 위해 선수들을 비난해선 안된다. 비난해서 바뀔 상황도 아니다. 선수 본인의 선택이 잘못될 경우, 해당 팬들이 책임져주지 않는다. 선수의 노예 계약을 대체 어느 팬이 감당해준단 말인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팬들이 프랜차이저라는 것을 선수들에게 강요한다. 금전적인 손해, 커리어의 손해를 감수하고 팀을 위해 남는 것이 미덕이라고 생각한다.

농구선수는 왕국의 왕이 아니다. 국가에 충성하는 군인도 아니다. 그저 특수한 환경에서 일하는 비즈니스맨일뿐이다. 밀러, 노비츠키처럼 비즈니스맨임에도 불구하고 팬들에게 감동을 주는 것은 정말 대단한 행동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모든 선수들이 이들처럼 행동해야 한다는 의무는 없다. 고로 선수들에게 하는 감정적인 비난을 지양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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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로 KBL, NBA를 다루는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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