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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생을 기억하는 소년이라고?... 이 영화에 드는 의문점

[리뷰] 모두의 순수함을 되살려 줄 영화 <다시 태어나도 우리>

18.07.12 18:26최종업데이트18.07.12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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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다시 태어나도 우리> 포스터.ⓒ (주)엣나인필름


영화 <다시 태어나도 우리>에서 앙뚜는 티벳의 고승이 몸을 바꿔 다시 태어났다는 '린포체'다. 린포체는 살아있는 부처로 불리며 모두가 섬긴다. 그렇게 대단한 린포체는 어떤 사람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다른 또래와 별 다를 바 없다. 여느 아이들처럼 학교에 다니고, 방과 후에 공놀이도 하는 9살짜리 순수한 꼬마다. 이런 그를 평범하지 않게 하는 요인은 전생에 자신이 있던 사원과 제자를 기억한다는 점이다. 그로 인해 평범한 9살과는 다른 길을 걷고 있다.

영화 <다시 태어나도 우리>의 우르갼과 앙뚜.ⓒ (주)엣나인필름


그는 어릴 적부터 어머니와 떨어져 지낸다. 린포체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모든 어른은 그에게 존댓말을 하고, 고개를 숙인다. 아무리 지나도 전생에서 지내던 사원에서 찾아오지 않자 그를 사기꾼이라고 조롱하는 노인도 있다. 어린 나이에 감당하기엔 힘든 일이다. 스승이었던 우르갼과 관계도 역전되어 오묘해진다. 우르갼은 앙뚜를 모시면서 키운다. 그에게는 앙뚜가 스승이자 자식 또는 손자인 셈이다. 의식주 지원은 물론이고, 그가 교과서를 안 챙기면 손수 갖다 주고, 린포체 교육도 시킨다. 게다가 앙뚜의 눈높이에 맞춰 공놀이도 같이 해준다. 항상 존대와 존중을 잊지 않으면서 말이다.

이런 우르갼을 보며 의구심이 들었다. 그는 오로지 신앙심만으로 앙뚜를 보살핀다. 하지만 영화 <다시 태어나도 우리>는 앙뚜가 정말 전생을 기억하는 린포체인지, 신앙심은 한 인간이 가족도 아닌 다른 인간을 극진히 보살필 정도로 영향력이 센 지는 상관하지 않는다. 오직 둘의 관계에만 초점을 맞춘다. 여기서 관계란 위에 말한 애매한 관계가 아니다. 둘의 깊은 유대관계다. 정, 연민, 애틋함 등이 얽히고설킨 둘만의 감정은 눈빛에서 나오고 태도에서 드러난다.

종교를 초월한 앙뚜와 우르갼, 그리고 우리는?

영화 <다시 태어나도 우리>의 우르갼과 앙뚜.ⓒ (주)엣나인필름


그들 사이는 종교를 초월해 보인다. 그래서 우르갼은 사원에서 추방당한 앙뚜를 외면하지 않고 외딴 곳에서 끝까지 보살핀다. 결국 티벳의 사원으로 직접 찾아가는 여정에서도 불평하나 없이 평소처럼 그를 정성껏 보살피며 데려간다. 안타깝게도 중국의 통제로 티벳을 향한 대장정은 실패하지만, 그 근처 사원에서 그를 거둬 들이기로 결정됐을 때 바닥에 주저앉아 하염없이 우는 둘의 모습에서 서로를 향한 애틋한 마음이 여지없이 드러난다. 이 때, 앙뚜의 마지막 말은 "15년 뒤에는 제가 스승님을 모실게요"다. 그를 향한 앙뚜의 진심이다.

인간은 관계없이는 살 수 없다. 아무런 관계도 맺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듯이 보이는 사람도 결국은 어떤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대부분 사람과 사람사이는 돈을 위해서, 도움이 필요해서,외로움을 달래기 위하여 등 필요에 의해서다. 즉, 모종의 이익을 얻으려 인간관계를 지속하고 가꾼다. 순수했던 어린 시절부터 만난 친한 친구 사이도 나이가 들며 어느새 세상의 때에 물들기 십상이다. 이 점에서 영화 <다시 태어나도 우리>는 우리에게 교훈을 준다. 순수함을 바탕으로 한 앙뚜와 우르갼의 모습을 보며 자신의 관계를 한번쯤 점검해보자는.

영화 <다시 태어나도 우리>의 앙뚜와 우르갼.ⓒ (주)엣나인필름


그러나 이러한 관계의 개선은 개인의 힘으론 역부족이다. 혼자서 진실된 관계로 바꾸려고 해봐도 상대방은 여전히 필요에 따라 만남을 가진다면 헛수고이지 않은가. 내가 변하면 상대도 변할 것이라는 말은 솔직히 이상론에 가깝다. 만약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오랜 세월이 걸리리라 예상된다. 결국 이 문제는 사회, 문화라는 큰 덩어리가 주도해야 한다. 그런 면에서 영화 <다시 태어나도 우리>는 변화의 시발점이 되기에 충분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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