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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감독 깜짝 변신한 손열음 "클래식을 동네 축제처럼"

[현장] ‘제15회 평창대관령음악제' 기자간담회

18.05.29 17:28최종업데이트18.05.29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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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회 평창대관령음악제'가 새롭게 도약한다. 예술감독으로 32세 피아니스트 손열음을 위촉해 '젊은 감각'으로 2막을 여는 것. 지난 2004년 '대관령음악제'란 이름으로 출발한 이 음악제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 유치를 목적으로 시작됐지만 수준 높은 프로그램을 꾸준히 선보인 덕에 클래식 분야의 세계적 페스티벌로 성장했다.

지난 2월 평창동계올림픽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됐고 '올림픽이 끝났으니 음악제도 없어지는 것 아니냐'는 많은 우려 속에서 자신 있게 "음악제는 계속 된다"는 답을 들고 돌아왔다. 오는 7월 23일부터 8월 5일까지 대관령 일대와 강원도 일원에서 개최되는 평창대관령음악제를 앞두고 29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일신홀에서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손열음 예술감독(피아니스트), 강원문화재단 김성환 이사장, 피아니스트 임주희가 참석해 프레젠테이션 및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32세 젊은 예술감독, 파격 인선

▲ 평창대관령음악제 손열음 예술감독 '제15회 평창대관령음악제'가 오는 7월 23일부터 8월 5일까지 대관령 일대와 강원도 일원에서 개최된다. ⓒ 평창대관령음악제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피아니스트 손열음이 평창대관령음악제의 3대 예술감독으로 위촉되자 '파격 인선'이란 평가가 쏟아졌다. 1대 예술감독 바이올리니스트 강효(73), 2대 예술감독 정명화(74)·정경화(70) 자매에 비하면 그는 40년가량 낮은 연령이다. 국내외로 30대 초반의 예술감독은 드물기도 하다.

손열음은 "책임감과 사명이 달린, 너무 큰 자리라는 생각에 마지막까지 고사하고 고민했다"며 "그런데 이제 음악제가 새 도약의 과정에서 여러 변화를 필요로하는 시점이고 제가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해야겠다는 생각에 임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날 직접 음악제를 설명하는 프레젠테이션을 한 손열음은 '다양성'을 화두로 꼽았다.

"기존 음악제는 실내악을 위주로 했다. 실내악이 클래식 음악에서 '코어'이고 저 또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평창대관령음악제만이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 생각하다 여러 장르를 즐길 수 있는 무대를 만들고자 했다. 클래식 안에서도 실내악 외에 리사이틀, 오케스트라 등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것들을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손열음)

손열음은 여러가지 새로운 시도를 펼쳤다. 기존에 거의 없었던 리사이틀 무대를 마련했고, 축제 기간 중 평균 2회였던 오케스트라 공연도 이번에 4회로 늘렸다. 또한 공연장이 아닌 관광명소에서 열리는 '찾아가는 음악회'를 기존 7~8회에서 11회로 대폭 늘려 오대산 월정사, 원주 뮤지엄산 등에서도 클래식을 만날 수 있게 한다. 강원도 원주 출신인 손열음은 "여행객뿐 아니라 '동네 축제'처럼 지역 주민들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축제가 되길 바란다"는 소망도 밝혔다. 이어 손열음은 클래식 전반에 관한 생각을 이야기했다.

"클래식 음악의 위대함은 '추상성'에 있다고 생각한다. 다른 예술 분야에 비해 음악은 특히 추상적인 것 같고 그래서 어떤 상상도 가능하다. 그게 클래식이라 생각한다. 또한 클래식 음악은 시공간을 뛰어넘는다. 먼 유럽에서 옛날에 만들어진 음악이 현재의 사람들에게 무언가를 상상하게 만들고 사유하게 하는 추상성의 힘은 대단하다." (손열음)

멈추어, 묻다

▲ 평창대관령음악제 29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일신홀에서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평창대관령음악제 손열음 예술감독(피아니스트), 강원문화재단 김성환 이사장, 피아니스트 임주희가 참석했다. ⓒ 평창대관령음악제


올해 음악제가 내세우는 주제는 '멈추어, 묻다(Curiosity)'다. 뭐든 단숨에 소비돼 버리는 이 시대에 잠시 멈추어 서서 불멸의 가치를 지닌 클래식 음악을 통해 삶에 대한 질문을 던져보고자 함이다. 손열음이 직접 지은 제목으로 '나는 천재가 아니다, 단지 궁금해할 뿐'이라는 앨버트 아인슈타인의 명언에서 출발했다고 한다.

올해 음악제에서 메인 공연은 모두 14개다. 그중 돋보이는 건 한국인 단원들의 대규모 참여다. 세계적 오케스트라에서 활약 중인 한국인 단원들이 참여해 오케스트라를 꾸민다. 또한 지난 14년간 축제에서 한 번도 연주된 적 없는 곡들을 초연하는 것도 달라진 점이다. 베토벤 '함머클라비어 소나타'의 교향악 버전, 멘델스존 8중주의 피아노와 현악4중주 버전 등이 한국에서 처음 선보일 예정이다.

평창동계올림픽을 위해 지난 2016년 1월 시작된 '평창겨울음악제'의 존속 여부에 대해서도 손열음이 답했다. 손열음은 "올림픽 후에 겨울음악제도 계속되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며 "클래식과 재즈의 만남을 시도해온 겨울음악제는 앞으로도 계속되며 더 많은 장르가 화합하는 자리로 만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강원문화재단 김성환 이사장은 남북문화예술 교류에 있어 위치적으로 좋은 입지에 있는 강원도의 추후 행보에 대해 "지금 남북화해로 가고 있는 분위기 속에서 앞으로 여러 기회가 주어질 거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실 지난번 남북합동 문화행사 때 손열음 감독이 금강산에 가서 공연하기로 됐는데 직전에 무산돼서 안타까웠다"며 "또 구체적인 기회가 주어지면 그때 알려드리겠다"고 말했다. 

이날 바흐의 '양들은 평화롭게 풀을 뜯고' 무대를 선보인 피아니스트 임주희는 "이렇게 감동과 배움이 공존하는 대단한 음악제에서 제가 독주회를 열 수 있다는 게 믿기지 않고 감사드린다"며 "작곡가의 의도에 가까이 가면서 청중과도 쉽게 교감할 수 있는 연주를 들려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 평창대관령음악제 프레젠테이션 하는 손열음 예술감독. ⓒ 평창대관령음악제


▲ 평창대관령음악제 피아니스트 손열음과 임주희. ⓒ 평창대관령음악제


▲ 평창대관령음악제 (왼쪽부터) 강원문화재단 김성환 이사장, 피아니스트 손열음, 피아니스트 임주희. ⓒ 평창대관령음악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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