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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회부터 봐달라" <무도> 후속 <뜻밖의 Q>에 무슨 일이?

[현장] MBC 새 예능프로그램 <뜻밖의 Q> 제작발표회

18.05.03 17:29최종업데이트18.05.03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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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이 든 성배죠. 온몸에 독이 퍼지는 느낌입니다." (전현무)
"전 독이 든 줄도 모르고 마셨어요. 갑자기 아픈 것 같네요." (이수근) 

<무한도전>의 후속 프로그램. 김태호 PD와 유재석이 다시 손을 잡고 들어간다 해도 어려운 자리다. 하지만 <무한도전>은 떠났고, 누군가는 그 자리를 채워야 했다.

그 힘든 자리에 들어간, '독이 든 성배'를 든 이는 최행호·채현석 PD, MC 전현무와 이수근. 3일 서울 상암동 MBC 사옥에서는 이들이 참여한 MBC 새 예능 프로그램 <뜻밖의 Q>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제작진은 계속해서 '많은 응원과 격려', '쓰디쓴 비판'을 부탁했다. 갑작스럽게 <무한도전>의 종영이 결정됐고, 김태호 PD 후임으로 <무한도전>을 맡을 예정이던 최행호 PD는 새로운 프로그램으로 그 시간대를 채워야 했다. 충분한 기획 기간을 거쳐 파일럿이 만들어지고, 이후 반응을 통해 정규 편성되는 것이 최근 신규 예능 프로그램의 수순. 하지만 <뜻밖의 Q>는 중간 과정을 건너뛰고 '주말 프라임 시간대'로 불리는 토요일 오후 6시에 편성됐다. 

'독이 든 성배' 쥔 <뜻밖의 Q>, <무도> 그늘 벗어날 수 있을까? 

5월 3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사옥에서 열린 <뜻밖의 Q>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왼쪽부터) 최행호 PD, 이수근, 전현무, 채현석 PD. ⓒ MBC


최행호 PD는 "예능일 하는 작가와 PD들에게 주말 저녁 시간대는 야구로 치면 메이저리그고, 축구로 치면 챔피언스리그"라고 표현했다. 하지만 강력한 팬덤을 지녔던 <무한도전>의 후속 편성은 결코 달가운 요소가 아니다. <무한도전>의 컴백을 기다리는 시청자들은 <뜻밖의 Q>의 성공을 어쩌면 바라지 않을 수도 있다. 제작진과 MC들이 '독이 든 성배'라고 표현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제작진과 MC들은 모두 "<무한도전> 팬들을 만족시킬 수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수근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한 분씩 찾아뵙고 인사드리고 싶은 심정"이라고도 했는데, 농담이었지만 그만큼 간절하다는 이야기로 해석됐다.

"만약 저희가 1초에 한 번씩 웃기는 예능 프로그램이 된다 해도 <무한도전> 팬들을 만족시킬 순 없을 거예요. 다만 언제 돌아올지 모르는 <무한도전>을 기다리면서 함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은 될 수 있길 바랍니다." (전현무) 

<뜻밖의 Q>는 '퀴즈쇼'다. 출제위원은 시청자. 제작진이 운영 중인 오픈채팅방을 통해 접수된 시청자들의 기발하고 색다른 퀴즈를 연예인 출연자인 'Q플레이어'들이 푸는 포맷이다. 관찰 예능, 리얼 버라이어티 등, 요즘 대세 예능 장르와는 거리가 있다.

최행호 PD는 "시청자들이 주인이 되는 예능을 만들고 싶었다"고 했다. 기존에는 시청자들이 예능 프로그램 콘텐츠를 움짤 등으로 재가공하며 즐겼다면, <뜻밖의 Q>는 시청자들이 직접 만든 콘텐츠를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인 셈. 최 PD는 "제작진이 아무리 머리를 짜내도 시청자들의 앞서가는 아이디어를 따라갈 수가 없을 것 같더라. 이럴 바엔 차라리 시청자가 마음껏 놀 수 있는 곳을 만들자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제작진이 시청자와 소통을 위해 개설한 오픈 채팅방에는 현재 100명의 시청자가 모여있다고. 최 PD는 "제작진이 생각 못 한 색다른 시선의 아이디어가 많다"면서, "1회는 프로그램의 포맷을 시청자들에게 명확하게 각인시키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시청자와 제작진의 중간 격인 SNS 스타들에게 문제 출제를 부탁했다. 앞으로는 시청자들이 낸 문제로만 프로그램을 채우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모든 연령대 웃기겠다'는 제작진, 가능할까? 

5월 5일 방송을 앞둔 MBC <뜻밖의 Q> ⓒ MBC


첫 주제는 '음악'이다. 이에 맞춰 첫 'Q플레이어'도 노사연, 설운도, 강타, 은지원, 유세윤, 써니, 송민호, 서은광, 솔라, 다현, 세정 등 세대를 초월한 가수들로 구성됐다.

채현석 PD는 "다양한 연령층에서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했다. 하지만 세대별로 웃음 포인트도 다르고 음악에 대한 선호도도 다른데, 과연 가능할까 싶었다. 특히 최근에는 타깃 시청층을 좁고 명확하게 설정한 예능 프로그램들이 인기를 끌고 있는 만큼, '모두를 웃기겠다'는 큰 포부는 자칫 '아무도 웃지 않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전현무는 지적에 동의하며 "다양한 연령대 가수들이 모였는데, 심각할 정도로 다른 세대의 노래를 모르는 상황이 생기더라"고 말했다. 알듯 말듯 답답함을 느끼거나, 정답을 듣고 '아!' 하는 아쉬움이 터져야 퀴즈 프로그램의 재미가 사는데, "답을 알려줘도 무슨 음악인지 모르고, 리액션도 없더라. 맞춘 사람이 좋아하지도 틀린 사람이 아쉬워하지도 않았다"는 '웃픈' 첫 녹화 후기를 전하기도 했다.

이수근은 "첫 녹화 끝나고 감자탕집에서 회식을 했는데, 최행호 PD님이 술에 취해 '편집의 힘이 얼마나 대단한지 보여줄게' 하시더라. 저는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다들 너무 걱정하고 계셔서 저도 걱정해야 할 것 같다"며 웃었다. 이어 "얼마 전 2회 녹화를 했는데, 시청자분들이 2회부터 봐주셨으면 하는 마음도 조금 있다"고 덧붙여 모두 웃음을 터트렸다.

MC들의 '셀프 디스'에 다들 웃었지만, 첫 녹화에 대한 아쉬움은 제작진도 인정하는 부분이다.

최행호 PD는 "시간이 촉박한 가운데 새로운 장르에 도전하다 보니 디테일에서 미진한 부분도 있었다"고 했고, 채현석 PD는 "첫 녹화를 마치고 반성의 시간을 가졌다"면서, "미진한 부분들을 보강하고 있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전현무는 "(처음부터) 많은 호평을 기대하진 않지만, 차별화를 위해 제작진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지금 계속 비판을 부탁하며 자조적인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그만큼 힘들어한다. 독이 든 성배를 받고 밤잠도 못 자고 노력 중인 제작진에게 애정 어린 시선 부탁 한다"고 전했다.

최행호 PD "섭외 응해준 전현무·이수근, 고마워 눈물 난다" 

ⓒ MBC


최행호 PD는 "다들 아시겠지만 (프로그램이 만들어지기까지) 여러 우여곡절이 있었고, 그 과정에서 급박하게 진행되느라 섭외도 쉽지 않았다"고 했다.

최 PD와 <나 혼자 산다>를 통해 인연을 맺었던 전현무는 "스케줄이 안 돼서 1~2회만 도와주기로 했는데 어느새 MC가 됐다. 많이 당황스럽다"면서, "댓글을 보니 '전현무 스페셜 MC라더니 첫 녹화로 간 보고 들어왔나 보다' 이런 내용이 있더라. 정 반대다. 발 빼려다 잡혔다. 꼭 해명하고 싶었다"고 했다. 이수근 역시 "미팅인 줄 알고 나갔는데 '결정해주셔서 감사하다'고 하시더라. MC가 된 걸 그날 알았다"며 웃었다.

최행호 PD는 "저로서는 눈물 나게 고마운 분들이다. 고맙다는 마음 외에 다른 생각은 들지 않는다"면서 "섭외 사실이 알려진 뒤 두 분에게 쏟아지는 나쁜 댓글에 마음이 아팠다"고 했다.

두 PD의 연이은 고해성사에 전현무는 "오늘 안 좋은 일 있느냐"며 놀렸고, 이수근은 "처음부터 MC로 우리를 생각했겠나. 돌고 돌아온 거 안다"면서 "(섭외에 응해준 우리에게) 고마운 줄 알라"고 농담했다.

이수근은 "부담이 큰 자리이기는 하지만, 누군가에게 주말 예능프로그램 MC 자리는 큰 희망이지 않나"라면서 "사실 난 기회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제작진의 부담이 커서 안타까운 마음도 있는데, 분위기는 점점 좋아지고 있다. 웃음 주는 일만큼은 자신 있다.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첫 회 노잼' 인정한 제작진, 그다음은? 

ⓒ MBC


"시청자분들과 함께 만드는 프로그램인 만큼, 시청자분들의 힘으로 함께 성장하는 프로그램이고 싶어요. 시작은 미약했지만 그 끝은 창대하도록 만들겠습니다." (최행호 PD) 

최행호 PD는 첫 방송 기대 시청률을 묻는 질문에 "큰 격차나지 않는 3등이었으면 좋겠다"다면서 나름의 바람을 전했다.

사실 공개된 <뜻밖의 Q> 첫 회 하이라이트는, 이들의 말마따나 어수선했다. 하지만 제작진은 모르는 척 '재미있는 프로그램'으로 포장해 시청자들을 TV 앞으로 '일단' 끌어들이고 보는 방법 대신, 쿨하게 첫 회 '노잼'을 인정하고 '쓰디쓴 비판'을 부탁했다. '반성의 시간'을 가졌음을 고백하며, 비판에 대한 피드백도 약속했다.

첫 회 이후 <뜻밖의 Q>에 쏟아질 시청자들의 비판은 이미 예정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무한도전>도 초창기에는 산만함을 지적받으며 '시청률 꼴찌'를 자학해야 했고, <라디오스타>는 <무릎팍 도사>에 밀려 '5분 편성'의 굴욕을 견뎌야 했다. <뜻밖의 Q>가 시청자들의 비판을 약 삼아 도약할지, 아니면 소리 없이 사라진 수많은 예능 프로그램중 하나가 될지, 아직 아무것도 예측할 수 없다.

제작진은 이 난관을 잘 헤쳐나갈 수 있을까? 오는 5월 5일 오후 6시 25분, <뜻밖의 Q> 첫 방송이 기대되는 '뜻밖의'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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