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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들도 숙연하게 만든 김윤아의 세월호 추모곡

[세월호 4주기] 김윤아, 이승환, 타니, 인디뮤지션들이 세월호를 추모하는 방식

18.04.16 20:11최종업데이트18.04.16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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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6일은 우리에게 상처로 남았다. 물속으로 떠난 자들과 물에서 살아온 자들, 그리고 땅 위에 갑작스레 남겨진 자들. 그들의 아픔을 어떻게 해주지 못해 답답했던 모든 이들에게 그날은 영원히 아물지 않는 상처다.  

그래서 우리는 계속 노래한다.

"오오 부끄러운 봄/ 오오 기억하는 봄/ 오오 기울어진 봄/ 오오 변한 게 없는 봄/ 오오 질문하는 봄/ 오오 대답이 없는 봄/ 오오 부끄러운 봄/ 오오 기억하는 봄" - '다시, 봄' 가사 중

지난 2016년 세월호 추모 콘서트 <다시, 봄> 취재 때 들었던 노래다. 그날 놀랐던 건 이름이 잘 알려지지 않은 인디 뮤지션들이 참 많은 추모 노래를 만들고 부르고 있었단 사실이었다. 김목인, 권나무, 조동희, 사이 등 무려 68명의 뮤지션들은 그날 5시간 동안 공연을 이어갔다. (관련기사: 다시, 봄이, 왔다... 오오 부끄러운 봄)

세월호의 상처에서 비롯된 노래는 거의 공통점을 갖고 있었다. 남겨진 자들을 위로하는 게 아니라 떠난 이들을 계속 그리워하고 그들에게 미안해하고 있다는 것. 상처가 아물지 않은 사람들에게 위로는 아직 사치인 걸까. 위로를 나누기도 미안한 그 마음은 아마도 계속 될 것만 같다.

그래서 노래는 그날의 아이들을 계속 부르고 부르고 그리워한다. 오늘, 그날의 상처가 피워낸 노래 몇 곡을 들어보려 한다.

김윤아, '강'

▲ 김윤아JTBC <비긴어게인2>에서 세월호 추모노래 '강'을 부르고 있는 김윤아.ⓒ JTBC


얼마 전 JTBC <비긴어게인2>에서 김윤아가 '강'이란 곡을 불렀다. 포르투갈의 평화로운 한 항구에서 김윤아는 밤의 짙은 추위와 함께 이 곡을 노래했다. 그는 그곳의 외국인들에게 이렇게 설명했다.  

"한국에서는 몇 년 전에 많은 사람들이 그들의 가족을 잃었어요. 아주 비극적인 사고였죠.그때 우리들은 아무 것도 할 수가 없었어요. 제가 할 수 있는 유일한 건 그들을 위해 노래를 만드는 것뿐이었어요. 이번에 할 곡이 그 중 하나입니다. 제목은 '강'입니다."

'강'은 지난 2016년 12월 발매한 김윤아의 솔로 앨범 <타인의 고통>에 수록된 곡이다. 김윤아의 신비롭고 깊은 목소리로 듣는 이 노래는 그날 희생된 이들을 애타게 부르는 진혼곡과 다름없었다. 비록 청중은 한국어 가사를 알아듣지 못했지만 분명 함께 슬퍼하고 있었다. 김윤아의 마음이 그 시간 항구에 있는 사람들의 마음에 강처럼 흘러들었다.  

"너의 이름 노래가 되어서/ 가슴 안에 강처럼 흐르네/ 흐르는 그 강을 따라서 가면/ 너에게 닿을까/ 언젠가는 너에게 닿을까

그리움은 바람이 되어서/ 가슴 안을 한없이 떠도네/ 너의 이름을 부르며 강은 흐르네/ 다시 돌아오지 못할 곳으로/ 누가 너의 손을 잡아 줄까" - 김윤아, '강'

김윤아는 <타인의 고통>이라는 이 앨범 전체를 어쩌면 세월호의 아픔을 부여잡고 썼는지도 모른다. 또 다른 수록곡 '키리에'에서도 그날의 상처가 배어난다.

"쉴 새 없이 가슴을 내리치는 이 고통은/ 어째서 나를 죽일 수 없나/ 가슴 안에 가득 찬 너의 기억이, 흔적이/ 나를 태우네/ 나를 불태우네

울어도 울어도 네가 돌아올 수 없다면/ 이건 꿈이야/ 이건 꿈이야/ 꿈이야/ 불러도 불러도 너는 돌아올 수가 없네/ 나는 지옥에/ 나는 지옥에 있나 봐" - 김윤아, '키리에'

그리스어 '키리에'는 "Kyrie eleison"(키리에 엘레이손- 주님, 자비를 베푸소서)라는 의미의 기도 제목에서 따온 단어다. 가톨릭에서 '자비송'은 "불쌍한 저희를 위해 자비를 내려달라"고 하느님께 비는 기도다. (관련기사: 김윤아 신곡, 2년 전 깊은 상처 건드리다)

이승환, '10억 광년의 신호'

▲ 이승환, 빛으로 담은 간절한 마음 가수 이승환이 '10억 광년의 신호'를 부르고 있다.ⓒ 이정민


이승환의 정규 11집 <폴 투 플라이-후> 수록곡인 '10억 광년의 신호'는 마음의 거리를 광년에 비유해 멀어진 상대를 향한 간절한 그리움과 그 그리움이 상대에게 전달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은 곡이다.

"우리 이제 집으로 가자 / 그 추운 곳에 혼자 있지 마"

가사의 이 부분이 특히 세월호를 떠올리게 한다. 이승환은 이 앨범을 발표하며 마련한 기자간담회에서 "세월호에 대해 생각을 하고 쓴 곡은 아니다"라고 하면서도 "그런데 많은 분들이 세월호 추모곡이라고 생각하시니 해석은 청자의 몫 아닐까" 하고 열어둔 답변을 내놓았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이 곡을 세월호 추모곡이라 생각하고 있다. 아마 이승환이 매년 세월호 추모식에서 노래했기 때문에 그리 생각한 것일 테다. 누군가가 행동으로써 무언가를 보여줬다면, 직접적으로 말하지 않아도 그 사람이 '하고픈 말'을 노래에서 느낄 수 있는 것 아닐까.

타니, '불망(不忘)- Always Remember'

데뷔곡으로 세월호 추모 노래를 선택한 사람. 신예가수 타니는 '불망(不忘)- Always Remember'이란 곡을 남기고 지난 14일 불의의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세월호 4주기를 이틀 앞둔 날이었다.

이 노래는 타니가 지난 2016년 12월 발매한 곡이다. '시간이 지나도 잊히지 않는 그리움을 표현한 곡'이라고 한다.

"구름 뒤 숨겨뒀던/ 달빛을 머금고/ 바람에 흩날리듯/ 그리움 춤춘다

긴긴밤 물들던 꽃잎은/ 이 내 맘 알아줄까/ 아쉬움 머물던 발걸음/ 그대를 따르는데/ 세월에 세월을 더해도/ 잊지는 못할 사람/ 아픔에 아픔을 더해도/ 그댈 기다리죠" - 타니, '불망'

'불망'은 피아노에 가야금을 얹은 오리엔탈 팝이다. 일러스트레이터 NOVODUCE의 그림으로 만들어진 이 곡의 뮤직비디오는 그리움의 깊이를 아름답게 담아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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